현대정보기술의 먹을 거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내부 조직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그동안 매출 4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IT 서비스 시장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을 잡고 있었으나, 현대그룹이 자동차와 엘리베이터, 중공업 등으로 분화되면서 '모 그룹 우산'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4월에 현대자동차 계열의 오토에버시스템즈가 설립된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계열이 현대UNI를 설립했다. 또 정몽준 회장의 현대중공업도 계열 SI 업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매출이 4년 연속 내리막길을 달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5.1% 감소한 3,5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정체성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조직도 와해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동부정보기술과 KT SI사업단이 공공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현대정보기술의 인력 100여명 정도가 빠져나간 상태"라고 전한다.
실제로 지난달 기자가 IT 서비스 업체의 매출을 파악하기 위해 현대정보기술과 접촉했으나, '집계가 안 된다'라는 대답과 함께 제대로 취재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신입 사원 한 사람만이 홍보실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국내 매출 4위의 SI업체라고 보기에는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최근에는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백원인 사장이 현대정보기술을 오토에버시스템즈나 다른 IT 서비스 업체에 매각하기 위한 수순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앞으로의 모습은 더 불안하다. 현대정보기술은 향후 현대UNI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현재 기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삼자계약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최근 한국전산원의 유지보수 사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 회사는 각각 별도의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실질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UNI 전략기획팀의 성기웅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 설립이래 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 정도면 출발이 좋다"고 말하고 "올해는 협의 중인 프로젝트와 유지보수 외에도 물류 및 유비쿼터스 사업 등으로 400억원 매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현대UNI는 지난해 140여명의 인력으로 SI사업본부와 SM사업본부로 조직을 구성하고, 올해 국내사업의 안정화를 거쳐 내년에는 해외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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