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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식의 UX 콜라주] 어떻게 '창의적'으로 일할 것인가? #1파수닷컴 양동식 책임(전략사업본부 ED팀)

[아이티데일리]

 

바보 같지만 해야만 하는 질문

참 많은 곳에서 창의성(Creativity)을 얘기합니다. 창의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정글의 시대에 사람들은 창의적인 무언가를 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야근을 하고 고뇌하고 또 자괴감에 휩싸이기도 하죠. ‘난 왜 이렇게 창의적이지 않지?’

창의적인 개발, 창의적인 디자인,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의적인 교육…. 심지어 명확하게 의미는 모르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경제도 창조경제라는 패러다임이 좌지우지 하고 있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일을 하다가도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쉽게 풀기 힘든 의문을 품어봅니다. 다들 알고 있는 듯한,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듯 모를 듯한 ‘창의성’이란 대체 뭐란 말인가? 라는 질문 말이죠.

의미와 지칭하는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누구나 알고 있고 또 다들 아는 것처럼 큰 의문을 표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습니다.(왠지 내가 이걸 잘 모른다는 걸 들키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런 것들이 있네요.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새정치, 빅데이터, 시크릿, 디지로그, 이노베이션…, 기타 등등’(전 딱히 제 정치적 소견을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여기서 밝히고 싶군요. 전 그냥 평범한 시민입니다. 그저 의미를 명확하게 모른다는 예시를 든 것뿐이에요.)

 

애매모호함의 2가지 유형에 대해서

정치적 수사이든 혹은 마케팅을 위한 버즈워드든 특정한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이나 의미가 모호하다는 건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명확한 의미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것처럼 위장하는(소위 말하는 블러핑이겠죠?) 경우와 의미의 무한한 확장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경우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그저 뭐가 있어 보이는 효과 자체를 노리고 만든 키워드일 때가 많습니다. 간단한 예로 특정한 인구 집단을 ‘세대’라는 명목 하에 워딩을 하고 그 속성을 임의로 부여하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세대론 자체가 사회학적으로 아무 가치 없는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대부분의 세대론들은 마케터들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타깃 고객층을 ‘xxxx 세대’라는 식으로 지칭해서 ‘네가 이런 세대에 속해 있다면 이걸 구매하는 건 필수지!’와 같은 담론을 주입하는 식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았죠. 이런 빈 깡통 같은 개념이나 키워드들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다른 얘기지만 제가 위에 이해 안 가는 단어로 예를 든 단어들 중 몇 가지가 깡통으로 판명이 나게 될지 좀 흥미가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분명히 어떤 대상이나 개념을 의미하는 게 확실하지만 해석하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의미가 추가적으로 부여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 중에는 ‘인간’, ‘사랑’, ‘평등’, ‘자유’와 같이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철학적 탐구의 영역까지 도달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굉장히 풍성한 의미를 내포하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준다는 것은 분명히 그 개념이나 단어가 아주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지만 그 범위를 지정하지 않고 모든 해석의 가능성을 다 열어 놓는다면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게 됩니다. 의미가 너무 많은 것은 결국 없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창의성, 크리에이티브라는 워딩은 사용 맥락에 따라 전자일수도 있고 후자일수도 있습니다. 격무에 지친 공무원이 2/4분기 기획안을 작성하면서 ‘창의적인 행정’을 하겠다고 문서를 만들고 지금까지 해온 일들과 동일한 업무 목록을 Copy & paste 했다면 여기서의 ‘창의적’은 빈 깡통 같은 키워드일 가능성이 커 보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의욕에 불타는 모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제안서에 ‘창의적’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모델링과 같은 문구를 삽입했다면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상황 면피를 위한 텅 빈 수사법인지 파악하기 힘든 수많은 가치를 함축적으로 담아내어 외려 모호하게 느껴지는 키워드인지는 아마 ‘창의성’을 주장하는 본인들이 더 잘 알 겁니다.

 

공유와 소통, 협업을 위해 합의된 창의성의 정의(Definition)가 필요하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창의적’인 UX 디자인을 하자! 가 모 UX 디자인 팀의 목표라고 가정해봅시다. 구성원이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목표라면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이나 범위가 명확하고 그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을 정량적이든 정성적이든 계량화가 가능해야 되는데 대충 생각해봐도 전혀 맥락 없이 던져지는 창의적(Creative)라는 단어는 아마 구성원이 100이라면 100가지로 해석이나 시각이 나뉠 수가 있습니다.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창의적인 거고, 지금까지 해당 필드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걸 만드는 것도 창의적인 거고, 예술적 감동을 주는 것이 창의적인 것일 수 있고, CEO가 선호하는 작업물이 창의성의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팔리지 않으면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다! 라는 일갈을 제목으로 한 책도 출간되어 있습니다.(꼭 볼 필요는 없습니다.)

‘위의 모든 개념을 포괄하는 ‘진짜 멋진 걸(!) 하자!!’ 가 지상 목표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냥 ‘하면 된다’라는 무책임한 선언과 틀린바가 없습니다. 결국 무언가를 창의적으로 하자, 창의적인 인재가 되자는 담론은 자칫 잘못하면 그냥 잘하자, 열심히 하자와 같은 뻔한 수사의 영역이 되어 버릴 수 있다는 거죠.

물론 리더나 관리자 입장에서는 조직 구성원이 ‘창의성’에서 파생되는 모든 의미의 확장(내지는 요건)들을 만족하는 인재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창의성’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복잡하고 방대하다는 것을 알고 일을 하는 것과 그저 애매하고 혼란스럽지만 모른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로 일을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창의적인 인재가 되라고 하는 선언은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창의성이 내포하는 광범위한 범위 이상으로 이 청소년들의 성장 가능성 역시 열려 있기 때문이죠.(물론 더 친절히 창의성의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하면 더 좋겠지만…) 그리고 진리 탐구에 매진하는 철학도나 인문학자들에게 창의성의 근원에 대한 성찰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겠죠.

하지만 실제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당장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창의적으로 일해야 하는 게 당장 절박한 사람들은 이 창의성에 대해서 더 명확하고 공유 가능하며 측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색과 고민의 여유가 넉넉하게 주어지는 기업이 제가 아는 선에서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다음 시간에는 창의성을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3가지 유형의 정의를 소개하고 합의된 창의성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과 조직이 고민해야 할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해당 글은 파수닷컴에서 아이티데일리 게재용으로 제공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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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blog.fasoo.com/8021133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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