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10% 차지하는 보안회사로 발전”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이런 상을 받아 부끄럽다. 앞으로 갈 길이 먼 국내 보안 시장에서 후배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얼마 전 ‘제 19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국가사회 정보화 유공자 포상’에서 국무총리 상을 수상한 이글루시큐리티의 이득춘 사장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글루시큐리티의 수상배경은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이글루시큐리티의 ESM(통합보안관리)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보안관리를 할 수 있게 되어 대외 경쟁력 배가와 함께 국가 IT산업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했기 때문.
하지만 이 사장은 그저 운이 따라줬다며 아직은 중장기 목표달성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겸손해 한다. 그가 말하는 중장기 목표는 전 세계 보안시장 점유율 10% 확보. 1,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을 때에는 드러내놓고 자랑하겠다고 미래를 엿보인다. 그는 “국내 보안 시장규모는 전 세계의 1~2% 밖에 안 되는 수준으로, 시장이 작은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해 매출확대를 꾀해야 한다”고 해외시장 공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국내외 IPO 추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 2000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글루 인터내셔널 본사를 설립했으며, 캐나다 소재 스토리지ASP사와 스파이더-1의 공동기술 개발 및 영업, 마케팅 협력을 체결했다. 2001년과 2002년에는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의 업체와 채널 및 수출 계약을 완료했다.
내년에는 IPO(기업공개)도 추진한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에도 기업공개를 할 계획이다. 매출 성장세와 지난 200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흑자 기조가 그 바탕이다. 2003년 6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4년 68억, 2005년 76억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는 13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글루시큐리티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2002년부터 강력하게 시행한 판매구조조정 덕분.
위기도 있었다. 지난 2001년 87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이 60억원대로 떨어지는 등 3년간 주춤거렸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이득춘 사장은 현재의 시장상황을 ‘기회이자 위기’라고 표현한다. 최근 고객의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제품력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 사장은 “고객들의 요구는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 등 시장을 전환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R&D 투자와 자기 분야에서의 차세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글루시큐리티가 R&D에 매출의 30%를 투자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새로운 ESM 제품을 출시한다. 이 사장은 “차세대 기술을 놓치지 않기 위해 ESM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AI(인공지능) ESM 등 시장을 선도하고 고객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그는 경쟁업체가 많다는 것에 대해선 넉넉한 입장이다. “경쟁 상대가 없으면 태만으로 이어지고 자기만족으로 발전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는 경쟁에서 낙오하게 된다”고 말한다. 기술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얘기다. BMT(벤치마킹테스트)를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레퍼런스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마케팅 및 가격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것이 아닌 실제 자사의 제품 능력을 보여주고, 검토할 수 있게 한다. 국가정보원이 부여하는 ‘국가용 정보보호시스템 보안성 검토’ 자격도 획득해 놓았다.

국내 ESM 시장 70% 차지, 100여개 레퍼런스 보유
이러한 성능을 바탕으로 이글루시큐리티는 국내 ESM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행정자치부, 대검찰청 등의 공공기관과 금융결제원, 증권선물거래소 등의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통신, 언론, 제조기업 등 약 100여 곳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자랑한다.
올해에는 기존 ESM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한편 보안관제서비스 ‘허스키 서비스 (HUSKY Servce)’ 영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허스키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타깃 시장은 SMB. 이는 관제서비스 활성화가 중소기업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즉, SMB 시장에서 관제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이는 곳 관제서비스의 전체 크기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사장은 “SMB 시장에서 보안관제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통신 ISP 업체들과 기술적 제휴를 하는 한편, 전략적으로 SMB에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득춘 사장은 직원들에게 절대로 일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한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벤처기업의 원동력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점에서 현재 이글루시큐리티는 조직력 등 물리적 부분에서 세팅이 완료된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 자율적 위기 대응 시스템은 완료됐다는 것이다. 이젠 한 단계 올라서야 할 때라고 한다. 그는 “예측하지 못한 위기가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며 “이를 잘 대처해 나가려면 회사의 역량이 커져야하고 탄력을 키워야한다”고 말한다. “2단계로 올라가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계산. 그가 역량과 탄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후배들이 일할 수 있는 기틀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이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보안 산업이 본격화한 것은 95년으로 10여년이 흐른 지금 아직도 낙후되어 있다”며 “숫자적으로는 적지 않지만 캐나다,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이 전 세계 보안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아쉬워한다.
세계 보안시장 가운데 10%는 차지해야만 세계시장을 이끄는 업체가 되고, 그 정도 되어야 만 후배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 이 사장의 이 같은 꿈은 이글루시큐리티와 함께 이뤄질 것이다.
유진상 기자 jinsang@rfidjournalkorea.com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대표이사
1963년 생으로 1987년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주)누리에 입사한 뒤 코리아네트와 삼보SI 등 거쳤다. 이후 한국정보공학과 사이버텍홀딩스에서 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999년부터 이글루시큐리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감사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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