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MS·오라클 등 대형 벤더 시장 공략 강화

BI 시장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일까? 최근 SAP,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IT 벤더들의 BI 시장 공략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기존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분석 능력을 보완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통합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BI 솔루션 라인업과 장기 로드맵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분석 능력이 떨어지고 BI 제품을 주력제품군에 덧붙여 번들로 제공해와 ‘시장 혼탁의 주범’이라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신제품으로 SAP는 SAP 애널리틱스를, 오라클은 오라클 BI 스위트를 발표했고, MS는 오는 9월 BI 부분이 크게 강화된 2007 오피스 시스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자사의 비전에 맞춰 장기적인 로드맵 제시와 함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BI 환경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코그노스나 비즈니스 오브젝트와 같은 BI 전문 업체들 역시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한 쉬운 제품군 확산에 힘쓰고 있어 엑셀을 필두로 한 가벼운 분석 도구 시장이 가장 먼저 경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SAP, 부실한 UI ‘멍에를 벗다’
SAP는 신제품에서 그동안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조악한 사용자 화면(UI) 부분에 역점을 두고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SAP는 비주얼 컴포저(Visaul Composer), 어도비의 플렉스 엔진 등을 활용해 화려한 UI와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설계 변경할 수 있는 제품을 발표했다. 좀더 세부적인 모델링과 퍼포먼스의 향상도 이뤄졌다.
SAP는 기존 분석 리포팅 도구인 SAP BW로는 EDW 구성에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넷위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BI 제품군 개발에 착수했다. 2004년부터 SAP 애널리시스 전담부서를 두고 전략적으로 강화해 왔다.
SAP코리아가 얼마전 선보인 비주얼 컴포저(Visaul Composer)는 UI 개선의 핵심 기술이다. UI 설계를 보다 친숙하고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크로미디어의 플렉스(FLEX) 엔진이 넷위버 플랫폼에서 구동되도록 통합돼 UI를 플래쉬(Flash)로 간편하게 표현하도록 모델링하고 활용할 수 있게 구현됐다. 또한 산업별, 솔루션별로 300개의 템플릿이 공급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UI와 함께 업무 역할에 따라 사용자가 자기 업무화면과 프로세스를 직접 설계 구현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이러한 컨셉은 단순히 UI의 개선을 넘어 ERP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프로세스 관리 및 분석이라는 영역으로 BI가 확장 가능함을 의미하고 있다. 즉 업무내용에 따라 사용자는 고객의 오더와 신용도를 매칭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것을 응용해 관리자는 데이터의 추적 및 의사결정에 SAP 분석 기능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와 서비스가 손쉽게 구현되는 것. 이를 SAP는 “프로세스와 분석이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스템적으로는 백엔드가 R3로 돌아가고 오더 요청시 SAP 시스템은 재고, 주문, 재무적인 영역으로 자동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이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오라클, 시벨 활용해 BI 스위트 출시
오라클은 인수합병의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리기 시작했다.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오면서도 인수합병한 시벨의 애널리틱스 서버를 이용해 오라클은 큰 폭의 분석 도구와 능력의 향상을 가져온 것. 그 결과물을 오라클은 ‘오라클 BI 스위트’로 구체화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6월 출시됐다. 오라클 BI 스위트는 시벨 비즈니스 애널리틱스가 오라클의 BI 미들웨어에 통합된 제품으로, 오라클의 DB,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과 통합돼 높은 확장성과 통합성을 최대의 장점으로 하고 있다. 오라클은 시벨 인수 이후 BI 영역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오고 있으며,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오라클의 퓨전 미들웨어 전략이 새로운 이정표를 맞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BI 전문 업체들과의 툴 경쟁도 가능하며, 이러한 분석 능력을 오라클의 DB 및 여타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해 포괄적인 BI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오라클의 BI에 접근은 한마디로 더 이상 리포팅 및 OLAP이 BI 시장의 주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즈니스 애널리시스가 핵심이며 이를 위해서는 단편적인 과거의 정보 중심이던 분석 환경을 BI 툴과 DB, 애플리케이션이 엔드 투 엔드 통합된 환경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라클 BI 스위트는 오라클의 DB, 미들웨어, 시벨의 분석 기술, 피플소프트의 대시보드 등이 총망라되어 있고, 툴과 DB, 애플리케이션이 통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통합 BI 환경 구현은 시벨, 피플소프트 등 오라클이 인수한 기업들의 고객을 완전히 오라클 고객으로 이끌 수 있고 SAP를 비롯한 타사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라클은 1년 내 금융, 공공,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등 3개 영역에서 산업별 특화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BI 시장 공략을 가속화 시켜나갈 방침이다.

2007 오피스 시스템, BI 시장에 직격탄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9월 제품 출시를 앞둔 ‘2007 오피스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BI 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다. 2007 오피스 시스템은 익스체인지 서버, SQL 서버, 비즈톡 서버의 기능들이 결합돼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BI, 콘텐츠 관리의 영역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신제품이다.
가장 저변이 넓은 분석 도구인 엑셀과 SQL 서버와의 통합성이 훨씬 강력해져 BI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한국MS는 베타 버전 다운로드와 무료 체험 행사 등을 통해 대대적인 붐 조성에 힘쓰고 있다.
2007 오피스 시스템에서 BI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콘텐츠 관리(ECM) 등과 함께 3대 핵심 확산 영역으로 위치해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제품은 오피스 쉐어포인트 서버 2007이다. 기존 익스체인지의 협업 기능과 콘텐츠 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BI 부분에서 오피스 쉐어포인트 서버 2007은 기존 SQL 서버의 애널리시스 서비와 엑셀을 비롯한 기존 오피스 제품군과 파워풀하게 연계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 데이터 카타로그를 통해 기간계와의 접속을 담당한다. ETL 기능을 내장하고 있는 것이다.
쉐어포인트 서버 2007은 BI, 협업, 콘텐츠 관리 영역을 두루 커버하고 있으나 BI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협업의 경우 익스체인지 서버의 기능이 일부 옮겨져 온 것으로 볼 수 있고, 콘텐츠 관리의 경우 웹 콘텐츠 관리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BI의 경우 가장 광범위한 분석 툴이라고 할 수 있는 엑셀과의 연계가 강화됐고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사용되고 있는 오피스를 프레젠테이션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 BI 대중화 추세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사용하기 쉬운 BI 환경 구현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는 가장 확실한 둘도 없는 ‘든든한 원군’이라 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월부터 2007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시스템 ‘구매 전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9월 제품 출시에 맞춰 일부 고객사에 현재 적용되고 있으며 채널 및 협력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BI 전문업체, ‘파장 크지 않다’
이러한 대형 IT 벤더들의 BI 강화에 대해 BI 전문 업체들은 일단 ‘기존 비즈니스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시장이 양극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근본적인 분석 능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급 분석용 툴 시장과 대중적인 툴 시장 둘로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ERP 벤더 및 MS가 겨냥하고 있는 사용자층은 고급 분석이 아닌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영역이라는 것. 즉 기존 엑셀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전개되겠지만 BI 전문벤더들이 위치하고 있는 고급 분석 시장으로의 진입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BI 전문 업체들이 시장의 양분화를 확신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ERP 업체들이 분석 능력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방안과 의사가 없다는 점에 있다.
오라클이나 MS 등이 M&A를 통해 전문 BI 업체를 흡수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분석 기능 심화에 매달릴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대형 IT 기업들은 분석 능력의 고도화가 아닌 통합 플랫폼의 통합성 강화와 주력 분야의 기능 개선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거대 기업들은 플랫폼의 한 요소인 분석 능력 향상에만 매달릴 수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는 것이 BI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분석 능력 강화에 매달릴 경우 이로 인한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기 때문에 고급 분석 기능은 파트너를 통한 해결이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결국 최근 진행되고 있는 SAP, 오라클, MS의 BI 강화 전략은 BI 전문 업체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기존에 엑셀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에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은 그들 3사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형성은 국내 BI 업체들에게는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다수의 BI 업체들이 고급화된 분석 능력보다는 국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UI와 쉬운 사용 등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욱 기자 wook@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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