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넥스텔, 4G 구축위해 2년간 30억 달러를 투자 계획…삼성도 참여

기업들은 자사의 무선 컴퓨팅 단말기에 광대역 회선이 구현되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어떻게, 그리고 언제 가능할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제 스프린트 넥스텔이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4세대’ 무선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향후 2년간 30억 달러를 WiMax 기술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인텔과 모토로라 등 많은 기술 업체들의 후원을 받고 있는 모바일 WiMax를 미국에서 최초로 채택한 통신 사업자이다. WiMax는 이동전화나 Wi-Fi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을 제공한다. 스프린트가 이 새로운 기술을 구현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간다면 기업 및 소비자들은 비디오와 화상 통화,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같은 대역폭 집중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새로운 단말기를 빠르면 2008년부터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G 무선 광대역 기술로 WiMax 채택
스프린트 넥스텔은 향후 2년 내에 1억 명의 사람들이 자사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WiMax는 한 개의 기지국에서 3.2km의 커버리지를 제공하며, 3G 무선 네트워크의 전송 속도가 128Kbps~3 Mbps 정도인데 비해 최대 12Mbps의 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스프린트 넥스텔의 이번 투자 방침이 차세대 무선 광대역을 제공하는데 있어 WiMax가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디지털 이동전화 네트워크의 가입자 규모가 5,100만 명으로 미국의 3위 무선 사업자인 스프린트 넥스텔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시장 표준을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1위와 2위 사업자인 싱귤러와 버라이존 와이어리스의 경우 WiMax가 아닌 CDMA와 GSM 이동전화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일부 상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스프린트 넥스텔은 미국에서 WiMax용으로 승인된 주파수의 최대 보유 사업자이다. 기술을 위한 ‘바탕’은 확실하게 마련되어 있으며 이제 그 효과를 증명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프린트 넥스텔이 네트워크 구축 비용으로 내년에 10억 달러를 비롯해 2008년까지 추가로 15~20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는 점이다. 많은 IT 전문가들이 양방향 인터넷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이동 중에도 고객과 직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 도입에 주저 없이 나설 것이다. 애플 베케이션즈(Apple Vacations)의 IT 부사장인 조지 쉬즈마는 휴가를 떠나는 항공기 승객들에게 무선 단말기를 통해 돌고래와 스노클링을 하는 비디오 클립을 보여주는 등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시연해 즉석에서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승객들이 리조트에 도착하기 전에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부동산 중개 업체들과 협력해 모바일 단말기를 사용, 매물로 나온 주택을 화상으로 저장해놓고 WiMax와 유사한 링크를 사용해 회사 서버로 비디오를 전송하는 서비스를 테스트했다. 매물을 보러 온 잠재 고객들을 만날 경우, 해당 단말기를 통해 보유 자산 목록을 불러와 현장에서 매물을 보여준 다음 직접 방문 여부를 판단하게 했다. 스프린트 넥스텔의 CTO인 배리 웨스트는 “이밖에도 단기간에 등장하게 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의 건설 회사인 스칸스카(Skanska) USA 빌딩의 IT 직원들은 높은 커버리지와 데이터 속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를 열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감독관과 감리사를 포함해 1,000명 이상의 직원들에게 블랙베리(BlackBerry)를 지급해 이메일로 통합된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이 모바일 데이터에 입맛을 들이게 되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스칸스카의 IT 담당 이사인 앨런 에머릭은 “원격지 사용자들에게 애플리케이션과 정보를 끊임 없이 제공하라는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의 직원들은 회사의 백 엔드 시스템으로의 접속을 위해 이동전화나 Wi-Fi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지만 커버리지가 형편 없다.

인텔 칩, 사업 ‘연착륙’위한 열쇠
향후 등장하게 될 인텔 칩은 스프린트 넥스텔 네트워크의 ‘연착륙’ 여부를 가늠하게 될 모바일 단말기 구현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인텔은 모바일 컴퓨터에서 WiMax의 액세스를 용이하게 해줄 로즈데일(Rosedale) 2 칩셋을 올해 말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7월 발표했다. 인텔은 또한 코드명 Ofer-R인 고정형 및 모바일 WiMax와 Wi-Fi를 연결시켜주는 칩셋도 2008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인텔 모빌리티 그룹의 부사장인 스콧 리차드슨은 이러한 칩이 현재 제품들보다 훨씬 가볍고 소형인 울트라모바일 PC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의 최고전략책임자인 리차드 노튼버그는 배터리를 적게 소모하면서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개발하기 위해 인텔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토로라는 또한 기지국과 액세스 포인트 등 네트워크 인프라를 스프린트 넥스텔에 공급할 예정이며, 소프트뱅크 그룹과 연계해 이루어진 도쿄의 시범 서비스와 파키스탄의 전국 서비스 등 다른 모바일 WiMax 도입 사례를 채용할 방침이다.
이러한 유명 벤더들의 후원은 스프린트 넥스텔이 전국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있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의 CEO인 게리 포시는 자사가 모바일 WiMax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첫 번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프린트 넥스텔이 희망하는 1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WiMax 네트워크 사용자 층이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 층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인텔은 현재 이용 가능한 속도보다 4배 빠른 2~4Mbps의 속도로, 휴대용 비디오 플레이어에 10분짜리 동영상을 100초 만에 다운 받을 수 있는 소비자용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모토로라와 삼성은 WiMax와 스프린트 넥스텔의 CDMA EV-DO 이동전화 네트워크를 연동해 가입자가 이동 중에도 통화나 데이터 접속이 끊기지 않도록 해주는 멀티모드 단말기도 개발할 예정이다.
스프린트 넥스텔이 투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 벤더 파트너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WiMax 친화적인 단말기를 출시해야 한다. Wi-Fi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도 사용하기 편리한 Wi-Fi 노트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쟁사 버라이존·싱귤러의 계획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지난해 EV-DO 리비전 A를 테스트한 뒤, 현재 EV-DO 네트워크를 리비전 0에서 A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를 통해 VoIP나 비디오, 비디오 텔레포니 등의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업그레이드 완료 시점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싱귤러는 현재의 UMTS 3G 네트워크를 향상시킨 HSDPA를 도입하고 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기술은 미래장기진화(LTE; Long Term Evolution)로, WiMax와 유사한 서비스이다. 하지만 FCC의 주파수 할당 결과에 따라 이들 사업자의 결정이 바뀔 수 있어 유동적이다.
FCC는 지난 7월에 AWS(Advanced Wireless Services) 주파수를 위해 1,710 MHz~1,755MHz와 2,110MHz~2,155 MHz의 주파수 대역에 대한 경매를 시작했다. 주파수를 획득하게 되는 사업자들은 해당 주파수를 음성 서비스 향상에 사용할 수 있지만 FCC는 인터넷 검색이나 메시징 서비스, 비디오 등 새로운 고정형 및 이동형 무선 애플리케이션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또한 기존의 네트워크도 유지하면서 업그레이드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 8월에는 EV-DO 리비전 A의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4분기부터 시작해 2007년 3분기 완료 예정인 고속 휴대용 무선 기술로의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이 네트워크가 평균 다운로드 속도 450~800Kbps이며 업로드는 300~400Kbps를 제공해 IP 비디오나 고성능 PTT, 멀티서비스 비디오컨퍼런스, 실시간 게임, 비디오 스트리밍 등의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DSL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매우 드문 주파수 대역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업자들보다 경쟁력이 높다. WiMax 포럼은 2.5GHz와 3.5GHz 등 두 가지를 라이선스 대역으로 규정했다. 2.5GHz 대역은 스프린트 넥스텔과 신생 업체인 클리어와이어(Clearwire)가 보유하고 있으며, 3.5GHz 대역은 미국에서 이용할 수 없다. 스프린트 넥스텔과 클리어와이어는 WiMax용 2.5GHz 주파수를 사용해 대규모 구축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클리어와이어는 WiMax와 유사한 자체 기술을 사용해 무선 광대역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로, 미국의 29개 도시를 비롯해 벨기에와 덴마크, 아일랜드, 멕시코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5GHz 대역 경험 전무, 상호 운용성 관건
스프린트 넥스텔은 내년 말까지 미국 일부 지역에서 모바일 WiMax를 토대로 한 서비스를 출범할 계획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모바일 WiMax 장비는 WiMax 포럼으로부터 멀티벤더 상호 운용성에 대한 인증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인텔은 Wi-Fi/WiMax 칩셋 콤보를 제공해야 하는데다 모바일 단말기와 컴퓨터 제조 업체들에게 호환성을 요청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WiMax가 승인한 2.5GHz 대역은 아직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사용된 사례가 없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사업자와 장비 제공 업체들은 기지국이나 기타 장비에서 해당 주파수로 운용해본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구축하면서 문제점들을 해결해나갈 수밖에 없다.
스프린트 넥스텔이 약속한 대로 모바일 WiMax를 도입한다면 고속 데이터 회선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성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서비스를 병행함으로써 경쟁사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모토로라의 노튼버그는 “모바일 WiMax가 성공한다면 차세대 브로드밴드 서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상된 무선 광대역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이제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는 것은 틀림 없다.
Elena Malyk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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