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 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아이티데일리] 빅데이터 관점에서 일상을 들여다보자. 특정분야의 사례를 들어 빅데이터의 기술이 어쩌니 하는 식의 서술은 일반인들에겐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좀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초등학생들도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하고 나이 드신 분들도 비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일반 대중을 프로슈머적인 견지로 정의 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이슈 자체를 특수한 사람들의 IT 전문분야 트랜드가 아닌 세상의 보편화된 이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빅데이터 초기에는 몇몇 글로벌 회사들이 빅데이터 처럼 보일 수 있는 꺼리를 찾아서 시범 프로젝트를 하고 그것들을 홍보하기 시작하였다. 내셔널 지오그래피 프로젝트팀과 함께 일류의 기원을 찾는 프로젝트를 하거나 미국의 특정한 지역 주민의 DNA정보를 가지고 지역별로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사례들이다. 사실 이마저도 빅데이터와 무슨 상관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그저 좀 색다른 접근처럼 생각될 수도 있고 회사의 홍보수단쯤으로 여겨질 수도 이기 때문이다.


모든 시민이 매일 매일 접하는 저녁 뉴스의 주제들을 가지고 빅데이터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 볼 수 있는지 살펴보자. 뉴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기타 특정한 이슈들을 조명한다. 대통령이 특정 장관을 해임하였다. 미국 버지니아주 동해 병기 쟁취, 소니 금융과  오락에 한눈 팔다 추락, 일본의 우경화 심각, 전세 값이 수십 개월째 계속 치솟고 있다. 젊은 이들의 결혼관이 변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흥행 추이가 과거와 달라졌다. 한국의 동계 올림픽 메달 실적 저조, 북한의 유화정책으로 대외정책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등등의 뉴스가 최근의 사례다. 그 중에 몇 가지를 빅데이터적인 관점에서 살펴 보자.


대통령이 특정 장관을 임명하고 해임할 때 무슨 기준으로 할까? 가히 빅데이터라 할 정도의 방대한 개인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여 조사한다. 신문에서야 인적관계가 이러쿵 저러쿵 하기 마련이다. 국민에게 일일이 물어 보지는 않지만 국회를 통해 검증 받고 사소한 부분까지 면밀히 검토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다. 장관이 잘못하면 대통령 및 국가의 얼굴에 먹칠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에서 시선을 끌기 위해서 단편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독자들의 상상력을 왜곡하는 것은 막을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문제도 있다. 절차상에 상당한 부분을 고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보다는 미래를 생각해서 정치적으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만일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에 해당되는 인물에 대한 면밀한 사전 조사가 없다면 정말로 큰일이지만 국가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신원 조회를 받아본 사람을 알겠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지경의 자료까지 모으는 과정을 빅데이터 세상의 국민들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아도 될 것이다.


일본의 우경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베 정권의 성향과 의도대로 우리나라의 뉴스나 신문사들이 동참해 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아베가 우경을 주도해 나가는 것은 의도대로 그런 것이라고 할 지라도 일본의 모든 국민들도 동참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일본이 우경화 되어 간다고 하려면 일본의 지도자와 국민이 전부 우경에 대하여 한 마음이라는 것일 것이다. 국민의 우경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러한 경우는 전국민들에게 설문을 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요즘 유행하는 연관성 분석을 포함한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하여 인터넷상에 떠도는 매체를 분석하는 빅데이터적 방법이 적용 가능하다. 이러한 분석을 수년에 걸쳐 진행한 결과가 우경에 대해 의미 있게 긍정적이라고 나온다면 이제는 일본의 우경화가 심각해 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수집 후에도 쉽사리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당히 정치적인 결과 이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의 만족도를 조사해서 한국보다 떨어진다면 일본이 그걸 발표할 리 만무하다. 자신 있다면 우리가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말이다.


전세 값이 청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연일 경제 톱뉴스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과거 30년을 돌아보면 이러한 현상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데이터로만 보자면 전세 값이 집값의 80%수준까지 올라주고는 본격적인 집값의 상승기에 들어 갔다. 정부는 전세값의 수준을 유지하고 주택 거래를 활성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국민들이 잘 움직여 주고 있지 않고 있다.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한 거의 모든 정책을 다 풀어 놓았으나 의도대로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뭔지 궁금하다. 이 또한 빅데이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만히 놔두면 과거의 역사를 그대로 되풀이하려니 하는 생각은 지나친 방심이다. 시기도 다르고 사람도 다르다.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국민들의 정서를 읽을 필요가 있다. 치솟는 전세금을 쫓아가며 수 없는 이사를 감수하고 있는 국민들, 집값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정서를 아우르는 빅데이터적인 분석을 통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정부는 모든 도든 규제를 다 풀기는 무섭고, 국민은 무작정 기다리는 국면으로 진행되는 사이에 집 가진 국민과 전세 사는 국민들의 의식이 굳어진다면 새로운 정책을 추가로 만들지라도 의도한 대로 될 지 의문이다. 너무 늦지 않게 거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한국 영화의 흥행이 기록적이다. 이제는 국산 영화 보호 장치인 스크린 쿼터제도가 별로 이야기 되지 않고 있으며, 지난 수 년 동안을 국산영화의 상영 비율이 40-50%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거꾸로 스크린 쿼터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국산 영화 발전에 자극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빅데이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스크린쿼터의 폐지는 좀 더 실험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왜냐하면 영화는 국내 상영의 성공만을 휘해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제작하고 대 흥행한 영화들이 해외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제작을 논의하는 시점에서부터 외국을 공략하도록 설계하고 외국에서 먼저 상영하여 성공하는 사례도 만들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영화가 국내에서도 흥행하는지의 실험도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 다른 다른 사례를 시도하고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면 공부에 투자한 것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상에서 보듯이 빅데이터의 흐름은 사고를 달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상당한 객관성과 통찰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공동 작업으로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숙제는 물론 미래의 과제들도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가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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