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섭 한국넷앱 이사

▲ 전국섭 한국넷앱 이사

[컴퓨터월드] 누구나 어린 시절 삼국지를 읽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삼국지의 백미는 단언컨대 적벽대전이다. 조조의 100만 대군이 남하를 계획하자, 당시 유비의 참모였던 제갈공명은 홀로 오나라로 건너가 손권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연합군은 군사적 측면에서 열세였으나 지혜와 힘을 모아 조조군을 물리친다.

오늘날 클라우드 시장에서 또 하나의 적벽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바로 아마존, 구글, MS 등 자사 솔루션(파일시스템, API,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스칼라(Hyper Scalar) 업체와 이에 대항하고자 탄생한 오픈소스 기반의 ‘오픈스택(Open Stack)’ 프로젝트 참여 업체 간 대결이다. 본격적인 클라우드 시장이 열릴 올해, 과연 어느 쪽이 시장을 제패하고, 오픈스택은 어느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될까?

오픈스택의 탄생

IT에 관심 없는 일반인들도 ‘클라우드’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017년 클라우드 인프라 및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 기업들의 지출규모는 총 2,351억 달러(한화 약 24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1년 782억 달러의 3배가 넘는 금액이며,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앱 시장의 전 세계 규모(한화 약 250조원)와 비슷한 수치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스마트폰처럼 3년 내 대중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클라우드 보급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시 발생하는 기술적인 복잡성을 제어하는 것이다. 한 예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빗/퍼블릭 환경 모두에서 일관성 있는 SLA(Service Level Agreement)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리소스 간에 데이터 관리 및 제어도 필요하며, 서로 다른 클라우드 공급자 간에 손쉽게 데이터를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도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구축 및 운영비용도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하이퍼스칼라 업체에서 제공하는 단일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오픈스택에 의한 것보다 약 3~4배 저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사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용은 적게 들면서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구축을 준비 중인 기업은 프라이빗, 하이브리드처럼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고 비용 측면에서 저렴한 퍼블릭 클라우드인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업의 자산인 데이터의 보호 측면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필요하고,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프라이빗/퍼블릭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필요하다.

▲ 오픈스택 프로젝트 참여 업체

오픈스택은 클라우드 시장의 절대 강자인 아마존에 대항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2010년 랙스페이스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시작된 오픈스택은 2012년 9월 출범한 오픈스택 재단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넷앱 등 전 세계 500개 기업, 1만 5천여 명의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T,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 및 정부 기관이 참여한다.

오픈소스로 기술혁신 이끌다

기업이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공개해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기술 혁신을 이끄는 오픈테크놀로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구글,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 업체는 오픈소셜(Open Social)로 불리는 기술 공개를 앞 다투어 진행했다. 당시 구글은 오픈소셜을 주도하며 SNS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플랫폼 위에서 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했다. 구글은 오픈소셜에 등록한 업체의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웹 환경에서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반대로 웹/SNS 업체들은 구글의 검색 기능을 통해 자신들의 운영 사이트를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오픈스택 이전에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클라우드스택(CloudStack)이 그것이다. 클라우드스택은 프라이빗/퍼블릭 또는 하이브리드 형식의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컴퓨터 자원을 모아서 관리하는 오픈소스 SW 플랫폼이다. 클라우드스택은 아파치 SW 재단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트릭스 등 50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 클라우드스택 VS 오픈스택

클라우드스택과 오픈스택의 경쟁은 초기 클라우드스택이 100개 이상의 실제 운영사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세했다. 그러나 오픈스택은 참여 기업이 클라우드스택에 비해 월등히 많아 잠재력이 크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둘 다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분야의 기술개발의 이끌고 있다는 측면에서 유사성이 있다.

스토리지와 오픈스택

많은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로 전환을 고려함에 따라, IT 조직은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리소스를 모두 포함하는 서비스 브로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리소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데이터와 컴퓨터의 거리가 성능의 영향을 미치고, 데이터를 컴퓨터 또는 클라우드에 가깝게 이동하면 클라우드 리소스 간에 데이터 형식이 호환되지 않아 비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비즈니스 측면 뿐 아니라 거버넌스(governance)의 변화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정확한 데이터 소비량을 예측하고 회사 곳곳에 분산돼 있는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이터 저장 및 관리는 클라우드의 성공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술적 요소가 된다. 이에 넷앱을 비롯한 많은 스토리지 벤더들이 오픈스택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넷앱은 2011년 초 오픈스택 커뮤니티의 후원 기업으로 합류했고, 2012년 9월 오픈스택 재단이 발족하자 골드 회원사로 정식 가입했다.

2012년 4월 발표된 오픈스택 에섹스(Essex) 릴리즈에서 넷앱은 오픈스택 컴퓨팅을 위해 정의 가능한 옵션 카달로그에 자동으로 스토리지 프로비저닝을 수행하는 넷앱 볼륨 드라이버를 기부했다. 또한 2012년 10월 발표된 오픈스택 폴섬(Folsom) 릴리즈에는 넷앱의 스토리지 OS인 클러스터드 데이터온탭이 사용됐다.

▲ 넷앱 클러스터드 데이터온탭의 오픈스택 제공 기술

이렇듯 넷앱은 클러스터드 데이터온탭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데이터 관리, iSCSI와 NFS 프로지버닝을 통한 효율성 제고 등의 관점에서 오픈스택 기술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오픈스택은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다. 오픈스택은 단순히 ‘프로젝트’의 범위를 넘어 ‘제품’을 생산해 내는데 방점이 찍힐 것이며, 오픈스택을 적용하려는 기업과 서비스 업체의 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오픈스택은 리눅스 이후 가장 성공한 엔터프라이즈 오픈소스 기술이 될 것이며, 스토리지와 데이터 관리 솔루션은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의 성공을 결정짓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