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IT 시장은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최근 제조ㆍ금융ㆍ공공ㆍ서비스 등 총 146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IT 수요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ㆍ기관들의 IT 투자 규모는 지난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별로는 통신, 유통 등 서비스 분야와 제조업체, 증권, 보험 등의 투자가 두드러지고, 은행, 병원, 대학 등은 다소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제조 분야는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설문 응답자의 62%는 전년대비 IT 투자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답변한 반면 축소할 것이라는 회사는 8%에 그쳤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건설 등 기간산업 분야의 IT 투자가 두드러지고, 제약과 식음료 등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이 우세했다.

건설 분야는 설문 응답자 중 1개사만이 동결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7개사는 전년대비 적게는 10%에서 많으면 40% 정도 IT투자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석유화학 분야는 지난해보다 13% 예산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은 7개 가운데 5개사가 지난해보다 IT투자 예산을 늘릴 계획이며, 이 가운데 3개사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액할 것으로 집계됐다.
제약은 15개사 가운데 40%가 전년대비 IT 투자 예산을 늘리며, 축소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6.7%에 그쳤다. 식음료는 응답자의 50%가 투자를 늘리는 반면 축소하겠다는 회사는 1개사에 불과했다.
제조업계의 올해 최대 역점 사업 분야는 그룹웨어 및 지식관리로 전체 응답자의 40%가 이를 주요 투자 항목으로 꼽았다. 보안이 전체 응답자의 34%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으며, ERP(33%),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25%), DW(24%), 백업 및 재해복구(23%), CRM(23%), SCM(21%) 등의 순서를 보였다.

업종별로 투자 우선 분야는 자동차의 경우 ERP, SCM, PDM, 조선은 ERP, 석유화학은 ERP, SCM, 건설은 PMIS(Project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제약은 CRM, ERP, DW, 그리고 식음료는 DW 등으로 밝혀졌다.
금융 분야는 은행의 수요가 다소 위축되는 대신 증권과 보험은 예년에 비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은 전체 응답자의 60%가 축소 또는 동결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증권사는75%가 늘리며, 보험 역시 70%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올해 이슈로는 은행의 경우,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바젤 Ⅱ’, 증권은 차세대 시스템과 자본시장통합법, 그리고 보험은 차세대와 퇴직연금 등이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일부 은행들만이 추진했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올해는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국민은행이 지난해 보류시켰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본격 추진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역시 작년부터 거론되던 증권사 차세대 프로젝트가 대부분 올해로 연기돼 실제 착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권사들이 올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 자본시장 통합법은 현재 업종별로 구분된 금융법 체계를 기능별, 상품별 법규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험사는 최근 은행과 증권계에서 업종의 벽을 넘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어 이의 대응 방안으로 신속한 신상품 개발을 위한 IT 투자와 지원이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산업 분야의 올해 IT 투자 예산은 응답자의 95.5%가 늘리거나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4.5%만이 축소할 것이라고 답변, 올해 큰 폭의 투자를 예고했다. 주요 통신업체들의 올 한해 IT 투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상당부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축소한다는 업체는 없었고, 단지 20%만 동결할 방침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에 60%가 동결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유통사들은 7개사 가운데 1개사만이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전년대비 10%에서 40%까지 IT 투자 예산을 늘릴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서비스 분야의 올해 투자 역점 분야로는 보안이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으며, 그 뒤를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 DBMS/DW, CRM, 인터넷/인트라넷 등이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의 경우 와이브로, W-CDMA, DMB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지고, CRM · ERP 고도화, IT 투자효율 증대 등에 역점을 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지원시스템인 OSS 중 가장 핵심이라고 하는 빌링시스템의 리뉴얼 시점이 이르렀다는 점은 높은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올해 7월 개통을 앞두고 추진중인 NGM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예이다. 통신사업자들의 IT인프라 투자는 ‘IT 자원의 투자대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져 있다.
유통은 RFID 기반의 유비쿼터스 환경 조성에 힘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RFID를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 및 전자서명, e-쿠폰 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들이 도입되면서 보안에 대한 IT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전체 응답자의 44.3%가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에 이어 보안을 핵심 투자분야로 선정했다. 그 뒤를 이어 DBMS/DW(Data Warehousing), 인터넷/인트라넷, ERP, 그룹웨어 등의 순서를 보였다.

대학은 조사 대상의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점 분야는 고도의 캠퍼스 IT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과 보안, 인터넷/인트라넷 관련 e비즈니스 인프라 강화에 활발히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학의 주요 IT투자 항목으로는 보안,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 인터넷/인트라넷(e비즈니스 인프라), 백업 및 재해복구, 그룹웨어/KM 등이 꼽혔다.
병원들의 2006년 정보화 투자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IT투자 예산을 늘리겠다는 곳은 17.6%에 불과했으며, 응답 병원의 반 이상인 52.9%는 예산을 동결하고 29.4%의 병원은 축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증축 붐과 더불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종합의료정보시스템을 재구축해오면서 계속되어온 병원의 대규모 IT 사업 바람이 올해에는 소강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상세 내용은 본지 1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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