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는 최근 내년 국내 서버 시장의 선두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을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달로 2006년 새 회계연도를 시작한 한국HP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x86서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HP는 우선 블레이드서버 1위, AMD 사업 강화, 듀얼코어 서버로의 시장전환 등 크게 세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추진해 나가되 서비스도 같이 강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한국HP는 지난 9일 인텔 듀얼코어 제온을 적용한 HP 프로라이언트 DL380과 DL580, ML570 서버를 출시하며 ISS(Industry Standard Server) 전략 발표회에서 HP의 주력부문 뿐 아니라 미흡했던 분야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1.5%로, 후지쯔와 IBM에 이어 3위를 차지한 HP는 이 시장의 1위 탈환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또한 HP는 국내에서 8웨이 서버 공급을 중단하고, 4웨이 듀얼코어 서버로 엔터프라이즈급 DB 서버 등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혀 듀얼코어 서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HP는 내년이면 시장 전체가 듀얼코어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 달부터는 웹서버, 기업용 DB서버 등 HP에서 가장 공급량이 많은 DL380와 DL580, ML570 기종을 모두 듀얼코어로 전환시켰다.

HP의 사업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비스 분야와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투자이다. 한국HP는 프로라이언트 서버가 전 세계적으로 최근 1천만대 판매를 돌파한 기념으로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상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의 행사를 펼치고 있다. HP 관계자는 1천만대 서버라는 숫자는 전 세계 1/3이 HP의 서버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 많은 고객들에게 끊임없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HP의 ISS 서버 고객지원 체계도 신속, 정확, 편의를 위한 방식으로 개선됐다. ISS제품의 장애 발생 시 리스폰스 센터(Response center) 지원, 현장 방문 지원, 에스컬레이션 지원 등의 3단계로 장애 복구 활동을 전개한다.

한국HP는 ‘HP 캐어 팩(Care Pack) 서비스’를 통해 전체 HP 프로라이언트 인텔 듀얼코어 기반 제품군을 지원한다. 이 서비스에는 서버의 현장 설치 및 시작 서비스를 통한 원격 시스템 빌드(off-site system builds), 소프트웨어 배포 및 관리 가능성 제공 등이 포함된다. HP 프로라이언트 서버 보증서비스도 3년간 익일방문 응답에서 3년간 당일 방문 응답 식으로 개선시켰다. 연중무휴 24시간 고장접수를 받아 4시간 이내 응답 및 6시간 이내 복구완료 시켜주는 케어팩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HP의 고객 응대 노력으로 HP 콜센터는 지난 15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가 선정한 2005년 대한민국 고객만족 경영대상에서 호평을 받은 기업들 중 하나로 뽑혔다. 한국 HP의 콜센터에는 단순 상담원이 아닌 전문 엔지니어들이 상담을 맡아 신속, 정확한 문제해결을 해주고 있다. '첫 통화로 문제 해결(First time Fix)'하는 비율이 PC 분야는 70%대, 프린터를 비롯한 주변기기는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는 지난 해 PC관련 서비스 고객센터를 전국 164개로 확대하는 동시에 상담 엔지니어 수도 50% 증가한 480명으로 늘렸다. 프린터 및 카메라를 포함한 주변기기 서비스 센터 역시 전국 100개에서 150개로 늘려 강화한 바 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HP의 서비스 센터는 숫자적으로는 국내 기업인 삼성이나 LG보다 적을 수는 있어도 서비스 품질과 속도는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 만족도를 위한 서비스 개선을 비롯한 작은 노력들이 오히려 고객들에게는 제품 기능과 성능보다도 더 어필할 수 있음을 한국HP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한국HP는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급업체이다. 이 회사는 최근 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서버 영업의 중추적인 역할과 책임을 맡은 바 있고, 이 회사 성장 발전의 밑거름 및 핵심 역할을 해 왔던 김병두 부사장이 퇴사했다. 그가 맡았던 역할과 책임은 아무나 쉽게 소화해 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병두 부사장이 맡았던 업무는 최준근 사장이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HP는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면서 매년 새로운 제품전략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번 사업전략 발표는 그 어느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즉 핵심 인력이 빠져 나간 이후의 공백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관리 업무만을 주로 맡아온 최준근 사장이 쉽게 소화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특히 한국HP의 최대의 경쟁사인 한국IBM은 국내 서버시장 공략을 위한 전열을 완전히 재정비, 시장공략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한국IBM은 마치 한국HP의 추월을 불허하겠다는 각오로 영업전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HP가 ‘국내 서버시장의 선두 계속 유지’라고 선언한 것처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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