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이하 TTA)가 밝힌 국산 소프트웨어가 품질 인증을 받은 비율은 46%이다. 즉 전체 252개 제품 가운데 116개가 인증을 받은 것이다. 이는 지난 해 171개 제품 가운데 55개가 인증을 받아 32%보다 무려 14% 이상 증가한 수치라이다.

국산 소프트웨어가 이처럼 기술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는 수치는 매년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 소프트웨어의 매출 및 시장 확대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본지 11월 1일자 뉴스메일 참조).
이는 국산 소프트웨어가 외산 제품에 비해 기술력이나 아이디어가 결코 뒤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의 가장 큰 결함은 바로 ‘마무리 부족’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제품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제품이 시장에서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따라서 제품에 대한 브랜드의 가치도 높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자체 시험센터 또는 품질인증팀을 별도 가동하여 제품에 대한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업체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이다.

가령 국내 소프트웨어사가 A라는 제품에 50여 가지의 기능을 탑재하여 시장에 출시했다고 할 때, 실제 50여 가지 기능을 다 갖추고 있더라도 다양한 사용자 환경에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산 소프트웨어가 시장에서 외면당하거나 싸구려 제품으로 취급당하는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시험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개방된 환경에서 자사 제품의 시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은 끊임없이 보완해야 한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결국 제품 이미지와 기업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미국이 현재의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자리 잡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우리는 이제 겨우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처럼 조급해하며 마구잡이식으로 제품을 내놓는데 급급해 하지 말고, 차분하게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 국산 소프트웨어도 국제 시장에서 명품으로 자리 잡을 날이 올 것이다.

참고로 TTA에서는 지난 5년간 대형 서버에서부터 PC까지 모든 경우의 환경을 갖추고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시험과 그에 따르는 인증(GS:Good Software)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100% 만족하는 제품이 나오기까지 평균 4~5회의 시험과정과 패치의 반복이 있지만 이러한 제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의 효과는 상당하다.
이미 포스데이타와 티맥스, 우암닷컴 등의 국내 유수의 제품들은 수시로 드나들며 제품을 테스트하고 완성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이들 제품은 국산 소프트웨어지만 완성도 제고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까지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소 벤처기업을 위해 수수료의 60%를 감면하고 있으며, GS인증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우선 구매제도와 그에 따르는 구매자 면책 제도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또한 GS인증을 받은 제품만을 위해 시중 보험사의 10분의 1 가격에 성능보험을 가입할 수 있어 혹시 모를 위험에 대한 금전 보상까지 가능하다.
여건이 어려운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 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는 것도 자사 제품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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