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마케팅 벗어나 성능으로 경쟁하는 글로벌SW기업으로 모습 갖춰야

[아이티데일리] 한글과컴퓨터가 오피스 프로그램 전문 기업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종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제품도 한컴오피스 외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오피스인 ‘씽크프리’, 이미지 편집 툴인 ‘이지포토’, 전자책솔루션, 그리고 클라우드 플랫폼까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컴의 행보는 글로벌 종합 소프트웨어 기업을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한컴은 지난 8일 광화문에서 ‘한컴 오피스 2014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컴이 내세운 문구는 ‘당당하라 대한민국’.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제품으로 ‘한컴오피스 2014’를 선보인다는 게 한컴 측의 설명이다.

기자간담회 장소에서는 경쟁사인 MS 오피스 제품과 견주어 한컴오피스 2014가 뛰어나다는 비교 영상을 노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한컴에서 내세운 것은 실력이 아닌 애국심에 기댄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구글이 점령하지 못한 나라’, ‘애플이 점령하지 못한 나라’, ‘MS가 점령하지 못한 나라’라며 구글, MS와 같은 외산 소프트웨어들의 침공 속에서도 자국어 소프트웨어를 지키고 성공시켜온 대한민국의 저력에 근간하여 ‘한컴오피스 2014’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콘셉트로 출시됐다며 애국심에 홍보하고 있다.

이는 과거 한컴이 부도났을 때 조합형 한글 입력 시스템을 유일하게 지원하는 한글을 살려야한다는 애국심에 기대 기사회생 했던 그때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그 당시 한글97을 개선한 ‘한글 815 특별판’을 무려 56만명이나 구매하기도 했다.

한컴이 원하는 게 과거 한글 815 특별판의 영광이라면 기막힌 마케팅 전략일지 모르지만 글로벌을 지향한다고 공언한 한컴의 전략으로는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한컴 이홍구 대표는 “한컴이 국민의 성원을 통해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자국어 오피스로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홍구 대표 말처럼 과거 국민들의 성원으로 한컴은 나름 튼튼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제 한컴이 해야 할 것은 다시 한 번 애국심에 호소할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한컴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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