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고문, 2013 데이터베이스 그랜드 컨퍼런스서 빅데이터의 개념·흐름·전망 짚어내

[아이티데일리] “소크라테스는 알지 못했던 대화가 시작된다.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인류는 비로소 대화를 시작하게 됐다.”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주관으로 8일 코엑스 컨퍼런스센터 글랜드볼룸 홀에서 열린 2013 데이터베이스 그랜드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정보, 지식, 지혜 (DIKW) 모델의 새로운 판짜기’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빅데이터를 이같이 표현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 분석이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데이터들을 결합해 기존에는 생각지 못했던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는 우리의 짐작, 직관, 경험을 뛰어넘는 예측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지식을 탐구하겠다는 소크라테스의 대화 방법은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을 유도심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소크라테스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우리 모두가 활용해 온 대화 방식이다. 미리 결론을 내 놓고 탐구한다. 인류는 이제까지 제대로 된 대화를 해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인류는 비로소 대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이 고문은 “락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할만한 락 음악을 예측했다면 그것을 예측이라 할 수 있는가? 락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에게, 그가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장르의 음악이지만 그가 반드시 좋아하게 될 만한 음악을 예측해서 제안하는 것, 이런 마법 같은 대화 방법이 바로 빅데이터 분석이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한 맥락과 향후 전망을 기조연설의 제목인 ‘DIKW’ 모델로 제시했다.

이 고문은 “인간은 지혜(wisdom)를 가지고 있다. 어머니의 체내에 있었을 때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스스로 열 달을 채워 태어났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랬던 인간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문명이 형성됨에 따라) 지혜가 사라지고 지식(knowledge)이 남았다. 그러다 20세기 컴퓨터가 등장한 후에는 지식이 사라지고 정보(information)가 남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정보가 사라지고 데이터가 남은 시대, 빅데이터(data) 시대에 와 있다”고 풀어냈다.

또한 빅데이터의 본질에 대해 “소셜 네트워크의 등장에 따라 인간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생체 데이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빅데이터란 정보량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며 “어떤 연관 관계도 보이지 않던 데이터들이 결합되면 대상자 본인도 몰랐던 욕망이 드러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빅데이터 시대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흐름을 역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지혜가 지식, 정보, 데이터로 변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지혜, 지식, 정보를 상실했다. 지혜는 의식주(living)이 아닌 진정한 삶(life)을 가능케 한다. 이제 우리는 데이터에서 다시 지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며 “데이터를 활용해 잃어버린 지혜를 되찾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 시대는 이미 도래했지만, 지금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1년에 10만명 가량 부족하다. 이에 각국은 컴퓨터 사이언스가 아닌,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며 빅데이터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짚었다.

한편, 2013 데이터베이스 그랜드 컨퍼런스는 데이터 관리의 모범 사례와 추진 전략을 소개함으로써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2003년 시작된 국내 대표적인 데이터베이스 컨퍼런스로 올해 11년째를 맞이했다. 이 고문의 기조연설이 끝난 후에는 김영철 알티베이스 대표, 장인수 티베로 대표, 김종현 위세아이텍 대표, 김시연 엑셈 본부장 등 국내 데이터베이스 전문기업 인사들이 참석해 빅데이터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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