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BEA시스템즈가 최근 M&A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부각되고 있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쟁사의 인수기업 대상 리스트에 단골로 올라 주로 피인수설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던 BEA가 최근에는 인수 업체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BEA는 올 들어 총 5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수 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향후 BEA가 주력할 분야가 어디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1월 통신 분야 인프라스트럭처 전문업체인 인커밋 인수를 시작으로, 7월에는 포털 통합 업체인 컴포즈소프트웨어를, 9월에는 이클립스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툴 업체인 M7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어 10월에는 RFID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커넥트라와 기업포털(EP) 전문업체인 플럼트리소프트웨어도 인수했다.

BEA는 다소 요란스럽다고 할 만큼 대내외에 공표를 하면서 기업사냥을 한 오라클과는 달리 조용히 인수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 주로 자사 비전에 초점을 맞춰 향후 주력 제품군 보완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즉 BEA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강화해오고 있는 분야인 기업포털(EP)과 통신 분야, 그리고 최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RFID 관련 업체라는 점이 이러한 면을 잘 보여준다.
또한 지난 10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플럼트리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는 지명도가 아주 높은 업체들이 아니라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만큼 BEA의 인수합병은 M&A 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는 오라클과는 상당한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라클은 인수합병, 즉 경쟁사의 기존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반면 BEA는 신규 시장 개척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BEA는 그 동안 자사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웹 로직과 턱시도로 대표되는 WAS와 TP모니터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에 다 달았다는 판단 하에 신규영역 발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BEA가 인수합병을 통해 개척에 나서는 시장은 우선 EP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기반 아키텍처(SOA) 시장과 RFID 분야라 할 수 있다. 물론 개발 툴 분야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BEA는 WAS와 TP 모니터 시장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해가면서 SOA를 빠르게 수용해 여타 미들웨어 경쟁업체들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기존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스트럭처 벤더에서 서비스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벤더로의 격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을 통한 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BEA의 상황이 그렇게 순탄한 건 만은 아니다.
여전히 BEA는 오라클의 인수대상 1순위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기업 미래는 불확실성에 싸여있다. 차분하게 새로운 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싶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시장은 BEA가 그와 동시에 비즈니스 외형을 키워 인수설을 불식시키기를 바라고 있다.
한 마디로 BEA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BEA는 ‘신 시장 개척’과 ‘외형 불리기’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인수합병이라는 외길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 길이 탈출구가 될지, 결국 또 다른 인수합병의 당사자가 되는 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욱 기자>

BEA시스템즈 2005년 M&A 현황

①인커밋(Incomit) - 텔레커뮤니케이션 분야 인프라스트럭처 SW 전문업체(스웨덴)로 2005년 1월 5일 인수 / 텔코 고객들이 단순 음성 서비스 형태에서 벗어나 e-메일, 캘린더링(calendaring), 게임 등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짐.
②컴포즈소프트웨어(Compoze Software) - 포털 통합 전문 업체(미국)로 2005년 7월 19일 인수 / 포털 애플리케이션 내 개인정보관리, 인스턴트 메시징, 그룹웨어의 통합을 통해 개인간 협업과 자료의 공유, IT비용의 최소화와 사용자 생산성 극대화를 기대
③M7 - 오픈소스 자바개발 툴인 ‘이클립스’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툴 업체로 2005년 9월 30일 인수 / M7의 이클립스 툴 프레임워크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BEA 개발자용 툴을 통합할 계획. 이를 통해 개발자 생산성을 최대화시키는 BEA의 ‘블렌디드(Blended) 전략’의 가속화를 기대.
④커넥테라(ConnecTerra) - RFID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업체로 2005년 10월 13일 인수 / RFID 정보들을 ‘유동적 자산’화해 BEA 인프라스트럭처 제품군의 활용 범위를 확대를 기대.
⑤플럼트리소프트웨어(Plumtree Software) - 기업포털(EP) 분야 선두 업체로 2005년 10월 20일 인수 / SOA의 일부분으로서 포털 기술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이고 광범위한 솔루션 제공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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