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 사이트에 캐릭터 판매 글, 한달에 1500~1600개 올라와

"메이플스토리 00 아이디 팝니다. 엄마 계정이라서 안 걸립니다. 문자 주세요."

한 중고 직거래 사이트에 나와 있는 글이다. 이런 글은 한달에 1500~1600개가 올라오고 있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시행된 '셧다운 제도'가 시행된 지 16개월이 지났지만 전혀 효용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성인 이용자가 청소년에게 아이디를 파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청소년 온라인 게임은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로 3~5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를 '본캐', 2~5개 아이디는 '서브' (제2의 캐릭터)라고 부른다.

문제는 셧다운제 이후 성인 이용자가 '서브'를 청소년에게 파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 레벨을 달성한 이용자가 더이상 게임을 즐겨하지 않아 캐릭터를 파는 경우는 많았다. 높은 레벨 캐릭터를 이용하고 싶지만 게임을 할 시간이 없는 이용자들과 최고 레벨을 달성해 게임을 그만 두고 싶은 이용자들간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진 것.

그러나 이처럼 청소년을 노리고 전문적으로 아이디를 파는 경우는 없었다.

캐릭터 거래 방법도 간단하다.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 중고 매물 사이트, 게임 커뮤니티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판매자가 "0000 게임 아이디 팝니다"라고 말하면 끝이다. 이를 발견한 이용자는 문화상품권 번호를 찍어서 보내주거나 계좌이체, 직거래 등의 방법으로 거래한다.

이재홍 서강대학교 교수는 "풍선효과의 현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규제가 강해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성인들의 도덕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런 현상은 셧다운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만약 구매한 게임 아이디로 부적절한 방법으로 레벨을 올리는(오토) 것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주민등록번호 가입자와 아이디를 구매한 이용자 중에 처벌을 누가 받느냐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런 문제를 접해보지 않았지만 B 이용자가 A 이용자 아이디를 구매한 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게임 사이트에는 A 이름으로 주민등록번호가 가입됐기 때문에 가입한 정보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실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논란의 소지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도 역행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불법적인 개인정보 열람, 유출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매한 아이디를 다른 이용자에게 되파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이재홍 교수는 "셧다운제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조속히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실무자들이 이런 상황을 모른다는게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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