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의 IT 아웃소싱이 크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2금융권에서 그룹사를 통한 아웃소싱은 있었지만 외부 전문 업체를 통한 아웃소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보험사와 증권사를 중심으로 전문 업체를 통한 IT 아웃소싱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얼마 전 관련 업체에 IT 아웃소싱 RFP(제안요청서)를 보냈고, 동원, 한국투자증권이 합병한 이후 새로 출범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데이터센터 아웃소싱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2금융권의 아웃소싱 증대는 1금융권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 역시 지속적인 IT 투자 부담 증대로 점차 IT 아웃소싱에 대한 고려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프로세스는 많이 다르지만 2금융권 아웃소싱 증가는 은행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2금융권 아웃소싱 도입 속도와 방향은 국내 IT 아웃소싱 활성화 시기와 그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의 성격을 띠고 있다.
2금융권에서의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은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고려라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IT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막대한 IT 투자비용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부담을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웃소싱을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는 아웃소싱을 통한 효과를 본 실질적인 구축 사례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 전문가는 “지난해 신영증권을 비롯해 최근 알리안츠 생명이 IT 아웃소싱을 시행하는 등 도입하는 사례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점이 의사결정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아웃소싱이 아직은 초기단계에 있지만 1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이 나 규모가 작은 2금융권에서의 IT 아웃소싱은 쉽게 도입할 수 있어 그만큼 확산 가능성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교보생명은 알리안츠 생명의 IT아웃소싱 모델과 같은 인프라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다. 서비스 수준관리(SLA)를 도입한 교보생명은 이미 지난해 말 아웃소싱 도입을 검토 중에 있고, 관련 업체에 RFI(정보제공요청서)까지도 보냈다.
당초 올해 초에 RFP를 내보내 의사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좀 더 치밀하고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안에 아웃소싱 여부를 최종 결정, 내년 3월에는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것으로 보여 진다.
한국증권은 데이터센터만을 아웃소싱할 예정이다. 운영인력은 아웃소싱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DC와 같은 센터를 만들기에는 회선비용이나 장비 투자가 너무 많이 든다는 점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인프라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증권의 아웃소싱 사업자 선정도 빠르면 이번 달에 완료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몇몇 증권사들이 현재 IT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어 2금융권에서의 아웃소싱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의 경우 업무 특성상 무장애 시스템 운영이 매우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100명 안팎의 인력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경향이 많아 인력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내부적으로 아웃소싱 도입 검토를 적극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사 아웃소싱 도입은 10월 이후 매우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이면 신영증권이 IT 아웃소싱을 도입한지 1년이 되는 시기라 ROI가 어느 정도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의 사례가 수치화돼 나타나는 하반기에는 아웃소싱 논의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이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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