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회사와의 격차 벌어져...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해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사실상 인수한 후 게임 시장이 넥슨과 비넥슨(CJ E&M넷마블, NHN, 네오위즈게임즈) 등 대기업 중심으로 양분되면서 중소 게임업체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중소게임업체들은 지속되는 매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게임사들은 신작 출시 시기를 미루거나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으로 유지하는 선에 그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게임업체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실적 부진과 최근 게임 시장에 마땅히 파고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은 외국 회사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게임트릭스 기준)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열혈강호2' '피파온라인3' '위닝일레븐온라인'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캐쉬카우 시장인 MMORPG와 스포츠게임은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수백억의 개발비가 들어간 이들 5종의 게임도 서로 치고받느라 정신없는 상황에서 웬만한 수준의 게임은 이름도 내밀기 어렵다. 중소 게임회사는 수백억의 돈을 쏟아 게임을 만들기에 위험부담이 크다.

모바일 시장 역시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이 시장을 수개월동안 석권하고 있다.

모두 모바일 소셜게임 회사들이 만든 게임이다.

최근 CJE&M이 '다함께차차차'가 7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급부상한게 유일한 성과다.

중소 게임회사 중에서 모바일 게임시장에 발을 담근 곳은 액토즈소프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하다.

온라인 게임 개발만 하거나 퍼블리싱을 하는 등 한 영역으로 특화된 회사가 대부분이다. 최근 와이디온라인이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에 손을 댔을 뿐이다.

중소 게임회사가 이렇다 할 방향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한국게임산업이 기형적으로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넥슨은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웠고 마케팅으로 영업실적을 강화했으며 엔씨소프트는 천재개발자 김택진, 송재경이 대작 MMORPG로 회사를 키워왔다.

넷마블이나 한게임은 모두 CJ와 NHN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뒤를 받쳤다. 네오위즈게임즈만이 유일하게 퍼블리싱 능력을 키우며 회사를 성장시켰으나 최근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이처럼 5개의 회사가 성장하는 시기에 중소게임회사는 기존의 인기게임을 서비스하거나 신작을 출시했으나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유저들의 외면을 받으며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이런 모습은 고착화되어 좀처럼 바뀌질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중소 게임회사들이 현재의 부진을 타개할 마땅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소 게임회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스타트업에 포함되지 않아 이렇다 할 지원도 받을 수 없다. 만약 중소회사라고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면 스타트업과 대형 게임회사와의 형평성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서비스하는 게임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전제 아래 게임 개발만 하는 회사와 퍼블리싱만 하는 회사가 M&A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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