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두 박사 한국정보화진흥원


▲ 이재두 박사 한국정보화진흥원



EA(Enterprise Architecture)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업 가치 창출 활동에서 다양한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기술(IT)이 중시되면서 IT투자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기본 틀로 EA가 재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의 IT혁신을 위한 주된 관심사로서 다양한 산업에 걸쳐 EA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1위로 등극한 뒷단에는 EA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EA가 중요한 지 인식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EA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이번호부터 한국정보화진흥원(NIA)와 한국EA학회 회원 등 24명이 참여해 릴레이 형식으로 EA를 소개하는 칼럼을 새로 마련했다

EA, 왜 이렇게 어려운가

"더 이상 EA업무는 하고 싶지 않다."

요즘 정보화분야에서 제일 기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EA라고 한다. 왜 그럴까? 당연히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는 얘기이다. 그런데 한 발짝만 더 깊은 얘기를 나누면 누구든 그 이유를 쉬 눈치 챌 것이다. 정보화를 한 사람치고 요즘 시쳇말로 EA개념을 갖고 얘기를 풀어가지 않으면 뭔가 전문가답지 않은 인상으로 보이는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EA라는 얘기를 한 마디 꺼내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개념 설명은 고사하고 한글로 풀어쓴 '전사적 아키텍처'라는 말도 생뚱맞게 들린다. 너무 추상적이고 개념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현실감하고는 거리가 멀다.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그런 뜻을 둘러 대기 적절한 용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예전의 '유비쿼터스'란 용어가 난무했을 때는 그래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정보기기나 서비스를 대입하여 그나마 얘기를 풀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EA의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런 EA를 놓고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그 개념을 설명해야 한다.

즉 EA담당자들이 어려운 얘기를 어려운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필연적이 된 것이다.

조직에서 EA예산을 확보하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EA업무가 힘들고 어려운 업무로 각인되고 기피하고 싶은 업무로 전락한 것이다.

애초 EA의 전신인 ITA(Information Technology Architecture)는 IT영역에서 복잡한 기술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줄 목적으로 나온 개념이다.

EA를 사전적으로 보면 큰 계획에 대한 구조 혹은 '정보화설계도'정도로 볼 수 있다.

이렇게 EA가 어렵고 기피하고 싶은 업무로 된 이유 중 하나는 개념도입 초기에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다시 말해 EA개념과 활용현장의 연결을 많이 만들어 놓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좋은 기술개념을 도입할 때 우리 현장에 맞게 해석하고 실제 업무와 맞물려 개념정리를 해줬어야 했다. 마치 재단사에 의해 유명한 기성복을 입을 사람 체형과 취향에 맞게 가봉하여 옷을 줄여주는 전문적인 손길을 생략한 듯하다.

정보기술 도입 성공을 위해서 Davis et al.이 말한 것처럼 '인지된 유용성'과 '사용 용이성'을 보다 많이 고려했어야 했다. CEO, 관리자, 설계자, 개발자, 운영자, 사용자들과 같은 전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와 기대치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더 배려하고 해석했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랬으면 더 실사구시(實事求是)가 되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25살, 실제는 14살짜리 중학교 2학년생인 EA

사람에게 25세면 어떤 나이인가? 여자로 치면 꽃다운(?)나이이고, 남자로 치자면 거꾸로 매달아도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는 나이라고들 하지 않은가.

EA가 그런 25살의 한참 나이에 접어들었다. 쟈크만이 IBM 저널에 지난 1987년 아키텍처의 개념을 소개한지 꼭 25년이 흘렀으니 말이다.

1987년은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이라는 개념이 나오기 전의 통합적 관점의 전산화가 꽃을 피웠던 전성기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은 태생부터 아키텍처 개념이 연방정부나 국방부(DOD) 등 각 부처로부터 활용되어 기쁨을 주는 도구로 발전되어 왔다. 각 부처 업무특성에 맞게 가꿔지고 성장했던 덕이라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말 정보기술아키텍처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해서 관련기관의 연구보고서가 나오면서 표준적인 관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법제화의 준비도 시작됐다.

이렇게 하여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05년에 '정보시스템의 효율적인 도입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탄생됐다.

EA가 우리 나이로 치자면 1998년 무렵 소개가 됐으니 14살, 정식 법제화되어 제도권에 들어선 지 8년이 됐다. 중학교 2학년생이 된 것이다.

이 중학교 2학년짜리 EA에게 어떤 목표와 환경이 주어졌는가. 초기 목표에 대한 체계화 정립은 다소 미약하지 않았나 싶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6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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