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최근 국내 대기업 중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STX그룹(이하 STX)이다. 창업한지 불과 8년 만에 평범한 월급쟁이에서 재계서열 12위 그룹으로 일군 강덕수 회장은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침몰해 그룹이 공중 분해됐지만, 1989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책을 내면서 일약 최고의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됐던 김우중 회장 이후 탄생한 최고의 스타가 된 것이다. STX는 삼성이나 LG와 더불어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과연 무엇이 STX의 신화를 만들었고, 이 신화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기업문화 관점에서 접근을 하는 것이 이 글을 쓰는 목적이다.
STX는 강덕수 회장 개인과 쌍용중공업을 모체로 하기 때문에 이 두 요소가 초기의 기업문화의 핵심을 이뤘다. 강덕수 회장은 조직생활을 하면서 회계와 재무 관련 업무를 주로 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색채를 띠지만, 사업기획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 저돌적이고 능동적인 성향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은 외환위기로 해체된 그룹으로 외형적으로 평가할 만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어찌됐든 출범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STX의 기업문화 면면을 살펴보기 위해 본인이 개발한'SWEAT Model'에 적용해 Vision, Business, Performance, Organization, System 등 5-DNA 10-Element별로 분석해 본다.

STX의 Vision: Goal & Responsibility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던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강덕수 회장은 판로개척을 고민하다 2000년대 초반 글로벌 산업계의 유행어인 '수직계열화'에 소위 말하는 필(feel)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내 재벌의 업종 불문 문어발 확장 논란을 피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위험을 헤징(risk hedging)하는 논리를 찾은 것이다.

이런 이론적 배경 위에 세운 STX의 비전은 '시너지가 큰 연관산업 진출을 통해 조선, 해운 전문기업으로서 도약한다'이다. 또한 그는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꿈을 찾아 세계로 나가자'고 역설한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존 대기업이 정치권과의 결탁을 기반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끼어들 여지가 적은 국내시장을 포기하고 재빠르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STX가 급성장하면서도 국내 대기업과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국내 정치권에 약점을 잡히지 않은 이유로 볼 수 있다.

STX의 이런 비전과 목표는 조선기자재에서 선박엔진, 선박건조, 해상운송 등으로 이어지는 최적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강덕수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엔진, 조선, 상선, 해양 플랜트 등의 영역으로 M&A를 지속했다. 2000년대 초, 중반의 해운업 호황도 STX가 성공신화를 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는 외형적으로 달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STX가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미흡하다. 지역밀착형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두드러질만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2011년 4월 STX건설이 부도설에 휩싸여 유동성 위기를 겪자 강덕수 회장이 사재를 털어 51만주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다른 재벌과는 달리 책임경영의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미담이 없다. 신생그룹으로서 기존의 국내 대기업과는 달리 협력업체와의 상생모델도 제시하지만 아직 생색낼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다. 실제로 STX가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

STX의 Business: Product & Market

STX는 쌍용중공업, 대동조선, 범양상선, 아커야즈 등 부실기업을 인수한 후 STX조선,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유럽으로 개칭해 조선, 해양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과감한 시설투자와 신규시장 개척, 해외영업력 강화가 성장의 요인이다. 선박엔진 사업을 하면서 납품처인 조선소를 인수하고, 배를 만들고 보니 구매처인 해운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해운회사를 인수하고, 해운회사를 인수해 운영하다 보니 화물의 수요가 많은 발전소를 인수하는 식이다. 수직계열화의 논리에는 적합하지만, 계열사 하나에 위험(risk)이 생기면 연쇄적으로 위기(crisis)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3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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