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모듈 가운데 인사관리(HR)는 외산보다 국산 제품이 더 인기다.
SAP나 오라클 사용자들도 화이트정보통신, 인크루트(옛 뉴소프트기술), 영림원소프랩 등의 인사관리시스템(HRMS)만큼은 국내 실정을 잘 이해하고 이를 담은 국산 솔루션이 더 적합하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ERP를 먼저 구축한 다음 HRMS를 별도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HRMS 전문업체인 화이트정보통신은 SAP ERP 고객 가운데 KTF, 아주그룹, 대우건설을 오라클 ERP 고객 가운데에서는 두산중공업, 만도 등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했다.
인크루트는 SAP 사용자인 롯데마트에 자사 비즈HRM을 공급했고, 현재 한국수자원공사와 HR 관련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정보전략계획(ISP)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도 SAP 사용자인 아이디스와 케피코에 자사 HRMS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RP는 외산, HR은 국산
KTF는 SAP ERP를 구축 완료한 상태에서 화이트정보통신의 HR 솔루션을 도입했다. KTF는 HR 정보의 통합을 위한 시스템으로 사용자별 맞춤시스템 제공, 직무-역량 중심의 HR 실현, 자기주도형 경력개발계획(CDP) 구축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2003년 12월에 HRMS를 별도로 도입했다.
오라클 ERP 사용자인 만도는 2003년 6월에 모든 HR업무를 웹 환경으로 구축해 직무-평가-보상-경력개발 등의 통합, 사원과 관리자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그리고 다른 시스템과의 효율적인 연동 운영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롯데마트, 케피코, 아이디스는 SAP ERP 사용자인데, 롯데마트는 인크루트의 HRMS를, 케피코와 아이디스는 영림원소프트랩의 HRMS를 선택했다.
외산 ERP의 HR 모듈은 대부분 연봉제를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라 국내 기업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오라클이 4~5년 전에 연봉제와 호봉제를 선택해 구축할 수 있는 HRMS를 내놓기는 했으나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연봉제와 호봉제가 혼재된 인사정책을 가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HRMS 도입을 미루기도 했다.
가령 생산직은 호봉제로, 영업직은 연봉제일 때 이 둘을 HRMS가 전부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산 HRMS들의 특징은 연봉제, 호봉제, 시급제 전부를 지원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선 HR를 제외한 ERP 솔루션을 도입한 후 HR를 따로 구축해 ERP와 연동하는 것이다.

ERP 먼저, HR은 나중에
LG필립스LCD와 롯데시네마는 각각 오라클 ERP와 자체개발한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한 후 오라클 HRMS와 영림원소프트랩 HRMS를 나중에 도입한 사례다. LG필립스LCD는 2001년 HR를 제외한 ERP를 구축했고, 올 3월에 업그레이드했으며, 2003년에 HR를 도입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HRMS를 구축하고 경영정보시스템에 연동시켰다. 중소기업인 케피코, 아이디스는 SAP ERP를 먼저 도입하고, 2003년 말과 2004년 중반에 각각 영림원소프트랩의 HR을 별도로 구축해 사용 중이다.
HR의 업그레이드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은 직무-역량 기반의 신인사전산시스템(e-HR)을 구축해 경력개발과 e러닝을 연계해 인건비 분야의 시뮬레이션 기능을 도입했다. KT&G는 e러닝과 다른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확보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e-HR에 경력개발 부분을 업그레이드해 그룹의 비전, 경영전략과 연계, 경력개발전략을 수립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밖에 국군 제 1363부대는 지난해 말까지 HRMS를 웹 환경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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