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텔네트웍스와 LG전자가 각각 50%+1주와 50%-1주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키로 한 LG-노텔' 합작법인 설립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노텔과 LG는 당초 MOU 마감시한인 다음달 말까지 합작사의 구체적인 부문들을 마무리한 뒤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노텔이 LG전자가 매각하는 부문의 자산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MOU 당시 예상과 크게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몇가지 부분은 조인트벤처 설립의 본 계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양사간 양해나 특단의 조치가 없는 경우 조인트벤처 설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텔네트웍스는 지난 1월 25일 LG전자와 유무선 통신장비 및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LG전자 인력 2000여명과 노텔네트웍스코리아 인력 60여명에 대한 고용 승계 작업을 거쳐 상반기 중 조인트 벤처 설립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두 회사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조율이 예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노텔이 LG전자의 자산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실제 평가작업을 하기 전, 즉 양사가 MOU를 체결하기 이전에 얘기됐던 것과 차이 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LG-노텔 합작법인 설립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LG전자가 주장하는 회사의 현황이 실제와 다른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LG전자가 양도하는 시스템 등에 있어서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비전, 수익구조와 같은 사업에서 실사 결과와 애초에 얘기됐던 부분이 크게 달라, 자산을 재평가하거나 계약조건을 재조정해야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LG측의 자산에 대해 재평가를 통해 나타난 결과를 반영한 합작조건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합작법인 설립 자체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텔코리아측은 "양사의 MOU 내용은 상반기 안으로 조인트벤처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계약(definited agreement)’을 내놓겠다는 것"이라면서 "조인트벤처의 인원, 조직, 사무실 위치, 설립날짜 등 구체적인 사안들이 이 시점까지 완전히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양사의 MOU는 MOU에 구속력이 없는 넌-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맺어졌다. 협의 과정과 실사 과정에서 계약조건은 추후 변경될수 있다는 얘기다.
LG측 관계자 또한 "초기 definited agreement 시점을 6월 말로 잡은 것은 매우 여유가 있게 잡은 일정이었는데 노텔측의 실사 벌어지면서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텔 관계자는 “빠듯한 일정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별다르게 볼 필요는 없다. 원래 이런 계약에서는 인수할 회사의 자산 평가 등 해야 될 일이 많기 때문이다”며, “인수합병 및 조인트벤처 설립에 따르는 당연한 과정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것은 괜한 억측”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LG전자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은 노텔 입장에서 볼 때도 아주 대형 프로젝트다. 따라서 아태지역 본부 입장에서도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때문에 아주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뿐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업 계획 수립과 같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이미 마무리된 상황에서 자산평가 작업에 여전히 매달려 있다는 것은 그만큼 평가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세밀하게 확인해야 될 필요성이 많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양사가 1월에 MOU를 맺고 6개월 안에 definited agreement를 체결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양사의 협의가 시작된 시점을 계산하면 조인트 벤터 설립과 관련된 업무를 1년 가까이 끌어온 셈이어서 이 같은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 김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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