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최근 CJ그룹이 모기업인 삼성그룹 못지 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이나 신세계와는 달리 시끄럽지 않게 사업을 하면서 내실을 착실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CJ그룹은 제일제당을 모체로 한 그룹이고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사망 후 1990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했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동생 이건희 회장과 경영권분쟁에서 밀린 이맹희 회장의 아들 이재현이 회장으로 있다. 분사 후 2002년 CJ그룹으로 개명했고, 2007년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CJ를 롯데, 한진, 금호, 한화, GS 등의 대기업에 비해 먼저 다루는 것은 삼성의 주력기업을 모체로 출발했지만, 삼성과는 전혀 다른 기업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CJ문화는 기본적으로 삼성문화, 즉 관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오히려 관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삼성보다 제일제당이 적자라고 볼 수 있다. 일사불란한 위계질서와 치밀한 관리를 바탕으로 강한 성취의식을 가진 것이 범삼성계열 관리문화의 특징이다. CJ는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식품제조에서 유통과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였고, 이전 관리문화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소위 말하는 '신문화운동'을 벌여 유레카, 사내기업가제도 등을 도입해 다양성과 창의, 도전을 관리보다 더 중시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 문화운동은 성공적으로 정착해 2000년대 이후 CJ가 국내 주요 그룹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CJ의 기업문화를'SWEAT Model'을 적용해 영역별로 분석해 보자.

CJ의 비전: Goal & Responsibility

CJ의 비전은'건강, 즐거움, 편리를 창조하는 제일 좋은 생활문화기업'이라는 콘셉트에 포함되어 있다. 소득 2만불 시대를 넘어 3만불을 넘보는 한국사회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풍조가 거세지면서 생활문화기업이라는 비전을 세운 것은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잇다. 그렇지만 CJ 비전의 문제점은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생활문화기업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비전이라는 것이 원래 막연하게 뜬 구름 잡는 식이지만 목표가 없는 비전은 일견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없다. 기업 구성원의 사회적 만족감과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책임영역이다.

CJ의 사회적 책임도 삼성과 마찬가지 수준이다.
그나마 삼성이 협력업체나 직원에 대한 책임의식이 미약해 나쁜 평가를 받는 것과는 달리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상태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특별히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지만 정부의 감시소홀과 대기업 우대정책에 편승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영위하던 식품, 요식업의 프랜차이즈사업에 적극적인 진출로 인해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구호나 요식행위가 아니라 사업적 방향과 경영자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지만, CJ의 경우 최고경영자는 커튼 뒤에 숨고, 직원들이 임기응변으로 대응한다는 이미지를 시장에 주고 있다.

CJ의 비지니스: Product & Market

CJ는 제일제당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총 27개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후 제약, 생활화학, 외식, 건설,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하였고, 1990년대 후반부터 종합생활문화그룹을 지향하고 있다. 식자재, 금융, 극장, 물류, 홈쇼핑 등으로 명확한 비전이나 정체성을 확보하지 않고 문어발식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대한통운의 인수로 기존의 물류회사인 GLS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2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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