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SW공학센터 수석/공학박사


▲ 이세영 SW공학센터 수석/공학박사



최근 유망 중소기업 대열에 합류한 휘발유 주유기 제조업체인 A사 김 사장이 와이프와 미국 여행길에 나섰다. 공식적으로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글로벌 IT기업에 근무하는 아들 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이지만, 이참에 자사 제품의 미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그에 따른 전략도 세울 작정이었다. 최근 정부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을 통해 동남아 시장 개척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그 다음 타깃으로 미국 시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네가 살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지역이 넓고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자동차가 생필품인 만큼 주유기에 대한 수요도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서부 면허시험장에서 10분 만에 국제면허증을 발급 받고 글로벌 렌터카 업체의 국내 사이트를 통해 렌터카를 예약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에서 직접 렌터카를 몰고 아들집을 방문해 손주들을 놀래 줄 참이다. 맞벌이 부부인 아들네를 돕기 위해 몇 번 미국을 방문했던 와이프와 달리 업무로 바쁜 김 사장은 이번이 미국 초행길이었다.

어느덧 달콤한 휴가의 막바지, 아들네가 선물한 캘리포니아 3박4일 패키지 투어까지 다녀오느라 운전을 별로 해보지도 못하고 귀국이 가까이 되어서야 미국 주유소에 갈 일이 생겼다. 차량을 렌트할 때 렌터카 업체의 주유옵션인 FPO(Fuel Purchase Option)를 구입하지 않았으므로 휘발유를 가득채워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근 준비로 분주한 아들 내외를 뒤로 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서 SFO 근처의 한 주유소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휘발유 가격에 만족하며 옆 사람을 따라 셀프 주유를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삐그덕 거렸다.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넣으니 zip code를 묻는 게 아닌가? 아무리 국제화 시대라지만 미국 주유기가 한국의 우편번호를 알리가 없을 것 같아 미국 아들집 주소의 zip code를 넣었다. 오류가 나서 알고 있는 몇몇 zip code를 다시 넣어봤지만 결제는 되지 않고, operator한테 문의하라는 메시지만 반복되었다. 30년 넘게 주유 관련업에 종사하며 주유기라면 내 자식보다 속내를 잘 알고 있는 김 사장이었지만 미국의 주유기를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소프트웨어 글로벌화의 이해

이렇듯 같은 명칭에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일지라도 국가/언어별로 천차만별인 문화/관습/법률/규칙/표준의 다름으로 인해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 내수시장에 맞도록 개발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이러한 차이를 최소화하여 진출 목표 국가에서 자체 생산된 경쟁 제품 수준의 현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진출 목표 국가에서 인기가 높은 주요 경쟁 제품 3~5건에 대한 테어다운(teardown) 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소프트웨어 제품을 손쉽게 변형하여 여러 국가/언어권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I18n)라고 한다. 국제화는 제품의 현지화 능력(localizability)을 결정하며, 다음과 같이 소프트웨어 공학의 영역에서 다루어지는 기술적인 부분이다.

•글로벌시장의요구이해

•글로벌요구사항을지원할수있는아키텍처의개발

•글로벌출시를위해요구되는유연성의구현

•현지화버전에대한테스팅

실제 제품의 현지화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80%는 국제화 과정에서 기인한다고 할 만큼 글로벌 소프트웨어 개발시 올바른 국제화 이슈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1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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