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성 SAS코리아 솔루션 서비스 본부 부장


▲ 박인성 SAS코리아 솔루션 서비스 본부 부장



악의적인 댓글이 무서워서 못한다?


지난 10월 중순,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BAI Retail Delivery 컨퍼런스'에서 많은 참가자들의 눈길을 끈 흥미로운 세션이 하나 있었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인 CNBC의 선임 애널리스트 론 인사나(Ron Insana)와 RtoZ 미디어의 창립자인 랜디 저커버그(Randi Zuckerberg)와의 대담이다.

랜디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누나로, 여름까지만도 페이스북의 마케팅 책임자였다. 2008년 페이스북이 업계 최초로 ABC 방송사와 제휴해 대통령 후보 예비선거 토론회를 중계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타운홀 미팅(공직자나 선거 입후보자가 국민과 갖는 토론회)을 갖도록 이끌었다. 그런 그녀가 독립해 'RtoZ미디어'라는 회사를 차렸다. 세션 참가자들의 시선은 이 성공적인 소셜 미디어 마케터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됐다.

오늘날 대부분의 CEO와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경영자)들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즉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까?'라는. 랜디 저커버그는 이와 관련, 고객 서비스 분야야말로 소셜 미디어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첫 번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부정적이거나 악의적인 의견이 두려워 소셜 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리지 못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한 가지 명확히 알아둘 게 있다. 소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올리는 사람들은 CEO가 좋아서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단지, 당신의 브랜드를 좋아하고 답변을 원할 뿐이다. 답변만 해 줘도 대개는 부정적인 게시물 다음에 3~5개의 긍정적인 의견도 올린다. 따라서 그들은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거대한 기반으로 바뀔 수 있다.

매시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공략하라!

혁신적인 아이디어 대부분이 그렇듯 소셜 미디어는 천천히 시작되었고, 지금은 도약 단계이다. 아마도 소셜 미디어의 최초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블로깅'은 개인적인 표현의 출구를 찾는 몇몇 사람에서 시작되었다가 지금은 수백만의 커뮤니티와 전문 저널리스트로 성장했다. 심지어 기업도 움직였다. 미국의 종합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미국 1,000대 기업의 CMO 중 50%가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의 성장도 눈부시다. 2010년 트위터 사용자들은 하루 250억 개의 트윗을 게시했다. 2011년까지 이 수치는 하루 1,100억 개로 4배나 늘었다. 미국 성인 중 65%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는 1억 명(9월 기준), 페이스북은 7억 명(6월 기준)이 가입했다. SNS 사용자 수가 최소 8억 명이 넘는다는 결론이다.

한국은 대표적은 온라인미디어 사회로서, 전체인구의 78.8 %가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65.7%가 SNS를 사용 중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자는 현재 2000만명이 넘었으며, 1인당 데이터 트래픽이 월평균 271M로 세계 1위이다. 이제 소셜 미디어와 네트워크는 소셜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그 영역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 나갈 것인가?

랜디 저커버그는 "앞으로는 모바일 중심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명쾌하게 진단한다.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모바일 사용으로 나아가는 국가와 대륙도 있다. 모바일 시대에는 '위치 인식 정보'가 고객들의 요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기업과 은행의 부가가치는 어떤 이유로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매시간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수천만 명이 넘는다는 데서 창출된다.

실제로 기업들은 쿠폰을 사용하여 위치인식 정보를 판매활동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은행은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여행 중인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지점이나 해당 은행의 ATM 위치를 알려 줌으로써 타 은행의 ATM 이용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줄 수 있다. 여행 중인 국가의 환율을 실시간으로 알려 줄 수도 있다. 은행은 고객 거래 데이터와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탐색하여 각 연령대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교차판매하는 방법을 같은 지역 내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모바일 혁신에 주목하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11월 1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 이용 건수가 전 분기 대비 24.3%(636만 2,000건), 금액은 40.9%(4,210억원) 증가했다. 이용자가 이처럼 늘자 스마트폰 뱅킹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보안업계에서는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의 보안 수준은 안전하다고 진단한다. 보안 취약성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은행의 보안 정책 강화와 기술 진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거다.

한낮에 ATM에서 돈을 인출하다가 강도를 당한 여성을 목격하기도 했다는 랜디 주커버그 역시 모바일 보안에 매우 긍정적이다. 그녀는 모바일을 이용하면서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는 느끼지 못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당분간은 지점을 통해 주요 거래를 처리하겠지만, 모든 은행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들은 점점 더 압력을 가할 것이다. 은행은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콘텐츠를 통해 가치를 드러내라!

이제 기업에서 왜 소셜 미디어에 주목해야 하는지 명확해졌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를 다룰 때 한 가지 주의할 게 있다. '감시'가 아닌 '참여'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백만 개의 '좋아요' 추천을 받는 것이나 트위터의 '팔로어'를 얻는 것에 대해 말이 많지만, 정당한 '좋아요'나 팔로어를 얻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단순한 개수보다는 정당한 '좋아요'나 팔로어가 사업에 훨씬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얘기다.

양질의 '좋아요'와 팔로어를 얻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통해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 사람들은 금융과 관련된 콘텐츠를 원한다.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작은 가게를 시작하려는 이에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용히 말을 건네보라.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는 그들에게 당신은 전문가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는 옛날 '은행과 고객의 관계'와 같은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은행 직원이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때를 기억하는가? 그 직원은 당신의 부모님 역시, 이 지점의 단골고객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페이스북 페이지나 소셜 미디어 환경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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