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주)MBAP 부사장


▲ 김준호 (주)MBAP 부사장



독립 연구소의 의미


산업시대의 연구개발은 과학기술자가 아닌 지배구조로부터 독립적인 구조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슈퍼컴퓨터를 개발한 크레이나 팔로알토 연구소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술자들이 주도하던 콘트롤 데이타에서 기술 책임자였던 Seymour Cray는 자신의 고향인 위스콘신의 Chippewa Falls에 독립연구소를 요구하였으며, 이 연구소에서 34명의 연구원들이 1964년 기존의 컴퓨터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CDC 6600을 개발하였다. 콘트롤 데이타의 분위기에 대하여 Flamm은 "엔지니어링에 대한 고려가 ERA의 기업 방향을 주도하였다. 상업시장을 형성한 기업들과 극명하게 대조되어, ERA는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거의 받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시장에 대하여 직접적인 접촉이 거의 없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마케팅에 비하여 기술적 선도성을 강조한 것이 엔지니어들이 ERA를 설립하고 발전시켜 컴퓨터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콘트롤 데이타의 전신인 ERA의 설립배경부터 나타나고 있다. 2차 대전 중에 일본과 독일의 전자-기계 암호의 해독을 위한 기계를 개발하기 위한 팀을 미국 해군에서 구성하였다. 종전과 함께 해군의 예산이 감소하면서, 해군 내에서 직접 이 팀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되자 해군은 하청기업의 별도 사업부로 ERA(Engineering Research Associates)를 설립하였다. ERA는 해군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되어, 기업 설립 이후에도 해군의 연구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므로 일반 기업과 같이 환경분석이나 전략설정과 같은 업무가 거의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1964년 기존의 컴퓨터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CDC 6600을 개발하였으나, 당시 슈퍼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한정되어 있어서, CDC 6600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CDC의 매출이나 매출이익률이 크게 호전되지는 않았다.

Seymour Cray는 지속적으로 슈퍼컴퓨터의 개발을 주장하다가 CDC에서 더 이상 슈퍼컴퓨터의 개발이 어렵게 되자, 1972년 CDC를 떠나서 슈퍼컴퓨터의 개발을 위한 Cray Research를 설립하였다.

기업환경과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슈퍼컴퓨터만을 개발하던 Cray Research는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경영악화로 존립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레이저 프린터, 이더넷,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개념,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유비쿼터스 컴퓨팅, VLSI 기술 등을 개발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팔로알토연구소가 설립당시에 동부의 기업 본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점이 위치 설정의 이유 중의 하나였다. 팔로알토연구소는 이 결과 수많은 발명에는 성공하였으나, 이 연구들이 기업성과에는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12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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