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월드」가 이달 1일로 창간 25주년을 맞이했다. 4반세기를 유지해 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만한 역사를 가진 컴퓨터 전문지는 현재 남아있는 게 없을 뿐만 아니라 하루 밤만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쏟아지는 치열한 경쟁 산업 속에서 살아남기란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월드」는 국내 IT 산업이 태동할 시기인 지난 1985년 11월 1일 창간, 그 동안 IT산업과 성쇠고락을 함께해 왔다. 창간 당시 컴퓨터 전문지는「월간 컴퓨터」 ,「경영과 컴퓨터」등 3~4개 밖에 없었고, 80년대 말과 90년대 중반까지는 30여 종에 가까운 전문지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11월 현재 살아남아 있는 컴퓨터 전문지는 창간할 당시 수준에 불과하고,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전문지는「컴퓨터월드」가 유일하다. 컴퓨터월드가 아직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문지로서의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질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시장조사 및 분석, 수요예측조사, 산업과 시장의 현안 문제점을 집중 조명한 기획기사, 글로벌 IT 기술 및 제품트렌드에 대한 심층 분석, 그리고 미래 나아갈 방향 제시 등의 기사는'IT산업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독보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월드만의 자랑이었다. 컴퓨터월드는 이 같은 특장점을 앞세워 독자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빠르게 성장 발전했다. 지금도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독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만을 가공해 주기 위한 정신과 철학은 그대로 유지해 나오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은「컴퓨터월드」에게 새로운 도전과 변신을 요구했다. 새로운 도전의 벽을 제대로 넘지 못해 한때 폐간직전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단맛에 젖어 자만의 늪에 빠졌던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IT 기술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컴퓨터월드 같은 매체는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컴퓨터월드」는 매일매일 변신과 도전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게 있다. 바로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즉 기본에 충실한 전문지를 독자들은 언제나 원하고 있다. 25년 전에도 똑같았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히려 독자들은 전문지를 더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 미디어의 다양화와 융합화, 복잡화로 인해 속보성 위주의 뉴스는 어디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지만의 특성인 심층 분석이나 해설 같은 기사는 그렇게 쉽게 접할 수 없다. 특히 25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컴퓨터월드만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컴퓨터 전문지는 컴퓨터 전문가의 수준에 걸맞은 기술이나 특징, 그리고 배경 등을 알지 못하면 기사를 작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IT기술이나 제품, 시장에 대한 분석은 더욱 그렇다.

컴퓨터월드는 언제나 그래 왔듯이 물질적인 가치보다 정신적인 가치, 즉 기본에 충실하면서 독자들이 원하는 컴퓨터월드 만의 독특한 기사를 제공하는 데 더욱 매진할 것이다.

현재의 역량으로는 독자들이 원하는 만큼 모든 것을 만족시켜 줄 수는 없겠지만, 100% 만족할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 해 정진해 나갈 각오이다. 그것이「컴퓨터월드」의 존재가치이고, 앞으로 4반세기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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