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과 이사회 전면 교체 조건

금융감독위원회가 핸디소프트의 코스닥 상장폐지를 3개월 유예시켰다. 또한 핸디소프트의 매매거래정지는 3개월 동안 그대로 유지된다.
상장폐지 유예 조건은 3개월 이내에 무조건 매각하고, 이사회를 전면 교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핸디소프트는 이러한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상장폐지한다는 게 금융감독위원회의 결정이다. 이번 금융감독위원회의 유예 결정에는 그 동안 관련 업계와 내부 직원들의 노력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국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로 구성된 한국소프트웨어전문기업협회(회장 이영상)는 핸디소프트의 사주가 거액을 횡령한 혐의는 잘못됐지만, 그 회사의 기술력이나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업을 살려야만 한다는 인식으로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또한 핸디소프트 내부 직원들 역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탄원서를 일일이 펜으로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다.
사실 핸디소프트는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이자 BPM이라는 솔루션을 독자 개발, 국내 고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더 나아가 세계 시장에까지 진출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핸디소프트는 이에 따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상징적인 기업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어 이 회사가 상장폐지되고, 문을 닫게 된다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시 말해 3D로 업종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젊은 소프트웨어 개발인력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핸디소프트는 지난 1991년 창업해 그룹웨어와 업무프로세서관리(BPM) 등에서 20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SW기업으로 성장했다. 2009년 4월 오리엔탈리소스에 매각되며 창업주인 안영경 회장이 물러났다.

핸디소프트를 인수한 오리엔탈리소스는 이후 몽고에 구리 광산 개발 명목으로 약 32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290억 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지난 7월 5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핸디소프트는 그러나 올 상반기 약 150억 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전년대비 150% 이상 성장했고, 올 하반기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작년보다는 훨씬 높은 영업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는 핸디소프트의 이번 유예 결정과 관련, "제발, 악덕 기업 사냥꾼에게 매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핸디소프트는 기술력이 좋고, 고객군이 분명해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속성을 잘 아는 기관이나 기업이 인수해 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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