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자제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 대응을 하겠다"

최근 BI업계의 국내 업체인 A와 B사는 글로벌 업체인 C로부터 영업을 자제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 대응을 하겠다는 내용증명이 포함된 경고형식의 공문을 받았다. 이 공문은 또 BI를 도입하려는 업체가 입찰 전, 각 사별 솔루션을 검토하는 기간에 보내졌다.

또한 A사도 동종업계인 B업체에게 경고성의 공문을 보낼 뜻을 밝혔다. A업체 역시 입찰 과정에서 B업체가 타 경쟁사들을 비방하며 영업을 전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고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는 금도를 심하게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발단은 윈-백 과정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의견차이에서 시작됐지만, 비열한 방법까지 동원해 마치 너 죽고 나 죽자는, 다시는 보지 않을 것 같은 막장 대립 양상은 좀 심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잦은 인수합병과 급변하는 SW업계에서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경쟁과열은 다반사로, 가격 후려치기나 경쟁사 비방은 케케묵은 과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최근 이제 막 개화기의 신생SW시장에서 조차 덤핑 및 비방영업이 문제가 되고 있어, SW산업에 대한 구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는 SW에 대한 '값'은 없고, SI형식으로 인건비만 지불되는 국내 라이선스 관행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다지만, 저가격∙저품질의 하향평준화는 시장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 현황을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2~3년전 수주했던 SW라이선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대다수"라며 "신생시장에서는 시장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데, 근시안적인 경쟁은 결국 자기 밥그릇을 깨는 것은 물론 업계 전체를 어렵게 만드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현 시장 상황을 개탄했다.

또한 업체들의 이러한 '진흙탕 싸움'이 못내 아쉬운 것은 단순히 시장점유율 경쟁을 지양, 고객에게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경쟁을 확약한 업체들의 굳은 약속이 헛말이 된 탓이다. 기업들은 '고객지향경영' '가치실현' 등의 지키지 못할 수식어만 남발하는 상황 속, 기술개발을 위한 '진정성'이 있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기업들은 사세확장에 열을 올리기 보다, 자체점검 및 종합적인 기술에 대한 품질향상 방안에 고심해야 할 때다. 경쟁자체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금도를 넘지 않은 정당성에 근거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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