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창립 이래 지난 10년 동안 국내 대표 IT기업으로 우뚝 성장한 안철수연구소가 최근 창립 10주년을 맞이하고 “100년 기업을 향해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달 이 회사의 창립자로 최고의 보안 전문기업으로 만든 주역인 안철수 사장이 CEO에서 물러나고 김철수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겸 CEO를 맡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김철수 신임 대표 체제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공격경영으로 ‘세계 10대 보안 전문회사’ 달성을 뒷받침하는 성장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시장 발굴과 신규 사업 육성, 책임 경영 확립, 글로벌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10년간 매출 63배 성장,
2004년 패키지 SW만으로 106억원 순익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척박한 국내환경 속에서도 순수 패키지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매출 315억원, 순이익 106억원 달성을 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토종기업으로서 다국적 기업의 공세에 맞서 자국 보안 시장을 지켜낸 드문 사례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과 보안산업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안철수연구소의 이번 창립 10주년은 남다른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시큐어소프트, 하우리 등 주변 대표 보안 업체들이 ‘휘청’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기본과 원칙, 기업윤리를 충실히 지키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존 경영관행을 극복,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보보안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1988년부터 쌓은 정보보안 노하우를 기반으로 1995년 3월 15일 서초동에서 첫 발을 내디딘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10년간 매출액을 63배로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순이익의 경우, 순수 패키지소프트웨어로는 사상 처음으로 106억원을 돌파했다.
당시 3명으로 출발한 조직은 300명 수준의 중견기업 규모로 커졌으며, 세계적 수준의 긴급대응체제와 기업 네트웍 환경의 문제를 심도 있게 해결해주는 기술 지원 노하우 등을 강점으로 국내 보안 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한 결과, 현재까지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점유율 65%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지난 10년간 총 누적 매출은 1,352억여 원에 달하며, 이는 안철수연구소의 대표 브랜드인 ‘V3프로 2004’ 패키지 제품의 현재 소비자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무려 223만4천여 개를 판매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만일 이 수량만큼의 V3 패키지를 세로로 쌓으면 약 536 킬로미터에 달하며, 이는 63빌딩 2,031개, 또는 에베레스트산 60개를 합한 높이와 같다. 1988년 안철수 사장이 백신을 처음 개발한 이후, 무료배포를 통해 PC 이용자의 대다수가 V3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상용 소프트웨어 제품으로서 대단히 놀라운 기록인 셈이다.
안철수연구소는 해외시장에서도 ‘집중과 전략’으로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민간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양국 정부에 보안 컨텐츠를 제공해 정책을 지원하는 등 민간 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결국 보안업계의 한‐중‐일 베세토(BESETO) 라인을 구축했다.
안철수 사장은 “10년 동안의 생존율이 채 1%도 안 된다는 벤처업계에서, 10년간 꾸준히, 그것도 63배나 성장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지식정보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100억 원 이상의 순익을 거두는 등 하나의 성장모델을 제시했다는 것과 정직하게 경영을 해도 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점, 또 공익과 이윤추구가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과 자율’ 기치로 제 2의 도약
안철수연구소는 2005년 창립 10년을 맞아 ‘성장과 자율’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 아래 ▲신시장 발굴과 신규 사업 육성 ▲책임 경영 확립 ▲글로벌 역량 강화 등을 2005년 경영 방침으로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액 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를 위해 본격적인 보안 솔루션 서비스 사업 체제로 기업의 위상을 재정립해나갈 예정이다. 중국과 일본 현지의 시큐리티대응센터, 고객만족센터 등을 확충하고, 국내 고객만족센터의 시스템 정비와 시큐리티대응센터 기능 강화 등 인프라 정비로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여 나간다는 목표다.
또 기존 제품의 품질향상과 업그레이드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기획하는 등 자체 연구개발에 힘쓰는 한편, 해외를 포함한 개발 아웃소싱도 과감히 시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강력하면서도 쓰기 쉬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러한 노력으로 2007년까지 매출을 1,000억 원대까지 올리고 2010년에는 2,500억 원을 달성, ‘글로벌 10대 보안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을 계획이다. 또 급변하는 전산 환경과 그에 따른 사용자의 요구를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충족함으로써 지식정보, 위험 관리가 중요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이끄는 기업 만들기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구성원 모두 핵심 가치를 진심으로 믿고 지속적으로 견지해나가는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어 ‘영속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김철수 신임 대표는 “올해는 ‘성장과 자율’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 아래 우선 조직력을 더욱 튼튼히 다지는 한편, 해외시장 대응을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우수한 인력 확충과 끊임없는 관리자, 전문가 교육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시장을 발판으로 다양한 전략적 제휴와 파트너십을 통한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18일 ‘국가 대표 10년, 글로벌 대표 10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갖고 지난 10년 동안의 발자취를 동영상으로 살펴보고 2010년 세계 10대 보안 회사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인터뷰/안철수 사장
“이사회 의장으로서 선진 지배구조 만드는데 매진”

지난달 CEO를 전격 사임한 안철수 사장은 지난달 18일 가진 창립 1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퇴임 의사를 밝히고, “앞으로 이사회 의장으로 주주와 직원, 고객 모두를 위한 선진 지배구조를 만들고 회사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데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사장은 “지난해부터 CEO와 COO의 성공적인 역할 분담 등을 비롯한 조직운영, 개발 및 업무 프로세스, 해외사업 전반이 틀이 갖추어졌다고 느꼈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퇴임 배경을 설명하며, “지난 10년간 ‘우리 회사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가’와 ‘내가 이 조직에 적합한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앞으로는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이 아니라 본연의 의미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고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의 이번 결단은 안철수연구소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과 국내 소프트웨어 사상 100억원의 순익을 발생시키는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등 정상의 위치에서 스스로 CEO 자리를 후임에게 넘겨주는 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같은 안철수 사장의 행보는 몇 년 전 벤처신화의 주역 정문술 미래산업 전 사장이 정상에서 각광을 받으며 물러난 당시를 상기시킨다.
또한 앞으로 안 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주주 직원 고객 모두를 위해 투명한 선진 지배구조로를 만들겠다는 시도는 벤처기업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이 날 “지난 10년간 경영을 하면서 세 가지를 이루고자 노력해 왔다. 첫째는, 지식정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고 왜곡된 시장 구조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워킹 모델(working model)로, 하나의 가능성 있는 길을 만든다는 것. 둘째는 현재 한국의 신뢰감과 투명성이 결여된 사회경제적 구조 하에서도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으로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공익과 이윤 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이 안철수연구소의 존재 의미”라고 술회했다.
이어 “앞으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임무에 충실하면서 노안이 오기 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2년 정도의 계획으로 대학원에 들어가 학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라며 공부에 대한 열정과 욕심을 밝혔다. 안 사장은 “공부를 마친 후 안연구소에서 필요로 한다면 복귀할 수도 있지만 가장 성격에 맞다고 생각하는 일인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사장이 직접 경영에 손 떼면서 나설 수 있는 겪게 될 수 있는 여러 우려에 대해 “언젠가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리스크 요인일 뿐이며, 한 사람에 좌우되지 않고 더 건강하고 건전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또한 “현재 보안 업계가 어려워서 안타깝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고성장을 이루고 있는 해외 시장에 비춰 봐도 앞으로의 보안 시장 환경은 좋을 것이다. 사회에 경찰이 있는 것처럼 사이버 세상에도 보안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 필요하며, 국가 내부적으로 반드시 보안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보안 산업에 “기업들은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위해서가 아니라 어려워도 타협하지 않도록 사명감과 보람을 끊임없이 의미 부여해야 결국 성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인터뷰/김철수 신임 사장
“세계 10대 보안 회사 비전 달성에 총력”

안철수 사장이 CEO를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으로 옮기면서 지난 2002년 초 안철수연구소에 합류해 COO로서 회사 운영과 국내외 사업을 총괄해온 김철수 부사장이 신임 CEO에 올랐다.
김철수 신임 사장은 “지난 10년간 안철수연구소가 쌓아 온 역사와 핵심가치를 계승해 세계 10대 보안 전문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비전 달성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임 김철수 CEO는 안철수 사장과 함께 ‘CEO‐COO 역할 분담’ 체제 하에서 ‘2010년 세계 10대 보안 전문회사’ 비전 달성을 위한 조직 시스템 정비, 연구개발(R&D) 프로세스 혁신, 해외법인 현지화 등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매출액 338억원(수주액 기준), 순익 106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 김 신임 사장은 올해 수주액 기준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성장의 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김 신임 사장은 “앞으로 성장과 자율이라는 두 키워드 아래 ▲전 조직원 모두가 자기 계발과 상호신뢰성 존중을 바정신적인 핵심 가치이자 행동 강령으로 삼아 고객을 만족시키고, ▲투명한 경영과 건강하고 정직한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처럼 정직하고 깨끗한 경영으로 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 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올해 성장의 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김철수 사장은 안철수연구소에 합류하기 전 한국IBM 이사, 브로드비전코리아 CEO를 거쳤다. 18년간 몸담았던 한국IBM에서는 삼성, 현대, LG 등 그룹사와 유통, 제조, 전기/전자 분야 기업 대상 영업을 주로 했으며, 브로드비전코리아의 대표이사 사장을 2000년 8월부터 2001년 11월 지사 철수 때까지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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