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업체들 아사 직전, 구조적 문제로 악순환 이어져

SI업계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삼성, LG, SK 등 이른바 '빅3'의 경우 실적 호조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이 밖에 다른 업체들은 줄어든 매출로 인해 우울한 2010년을 맞이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SI업계의 경쟁력은 계열사다. 계열사가 많은 업체의 경우 자사의 브랜드를 선택해 이를 뒷받침 하고 있어 체력이 튼튼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 및 금융 부문의 '수주'를 독식하다 시피 하고 있는 것.

대형 SI업체들은 이렇게 수주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를 대거 채용해 기술력으로 무장했고 그 결과 굵직한 금융, 공공 부문의 SI사업 수주전에서 중견 업체들은 100전 99패로 끝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실질적으로 내부 계열사에서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 업체들의 경우 수주할 수 있는 분야는 공공과 금융이 유일한데 이마저 대형사들이 움켜쥐고 있어 빈사상태 직전에 있다고 한다.

때문에 중견업체에서 키워진 우수한 인력들도 대기업으로 흡수되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견 SI업체인 A사는 부서의 과반수 이상이 한꺼번에 대형사로 이직해 한때 패닉상태에 빠졌었다고 한다.

SI업계의 경우 프로젝트의 수주에 있어 인력의 고급화가 8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재=매출' 이라는 기호가 성립된다.

무엇보다 중견업체들은 대형 업체들의 비즈니스 로비도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위한 비즈니스 활동으로 중견기업의 RFP는 실질적으로 명목상 존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즉 처음부터 수주가 될 업체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중견업체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대형 SI업체들은 사회적, 도덕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들이 지난해 SI사업을 사실상 접은 국내 모업체의 경영자에게 돌을 던진 것 이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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