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도 시행 앞두고 발행수수료 인하 등 출혈경쟁 조짐

내년부터는 종이세금계산서 시대가 가고 전자세금계산서 시대가 온다.

내년 1월1일부터 법인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교부하고 교부일 다음달 10일까지 국세청에 전송하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연간 2000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인터넷 이용률 증가 등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종이세금계산서 사용에 따른 기업들의 발송료 등 납세협력비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난해 12월 부가가치세법 개정에 따라 시행되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사업자가 세금계산서를 인터넷, 전화, VAN단말기 등 전자적 방법으로 발행해 국세청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내년에 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되며 향후 개인사업자 등에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될 계획이다.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해 전자세금계산서가 발행되고 있지만 전체 발행건수의 10%에 불과하다.

제도 시행 후 탈세 줄어들 것으로 예상
전자세금계산서 제도 도입으로 세금계산서 우편송달, 보관 등이 필요 없고 인터넷 등을 통해 수수상황을 조회․신고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허위세금계산서 적발이 가능해 매입내역 조작을 통한 탈세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세금계산서는 발행시스템 임대사업자 등을 통해 발행할 수 있다. 세금계산서 발행시스템 임대사업자들이 사업목적으로 인터넷 등에 구축한 시스템(ASP)이나 법인 사업자 자체적으로 구축한 ERP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ASP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시스템을 임대사업자의 시스템에 접속해 발행하고 이를 국세청에 전송하는 방법으로 건당 일정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공급된다.

ERP시스템의 경우 법인업체 자체 내에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시스템을 구축해 국세청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ERP시스템을 갖춘 법인사업체는 자사의 매출세금계산서뿐 아니라 거래처가 ERP시스템을 통해 발행해준 세금계산서도 국세청에 전송해야 한다.

최근 제도시행을 앞두고 ASP시스템 제공이나 ERP시스템 구축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시스템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후 국세청에 세금계산서 발급정보를 전송하기 위해 연계사업자의 실제 사업 및 시스템 설치 여부 등을 사전에 신청해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시스템 사업자로 등록된 업체 수는 약 120개다.

이 가운데 ASP시스템 제공 업체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RP는 자체시스템을 갖추는 형태이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사업체에서 도입하고 있지만 ASP는 중소기업 등 대다수의 법인사업체에서 활용할 것으로 전망돼 발행건수 등의 시장규모가 넓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IT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은 ASP를 중심으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ERP 분야에서는 비즈에스피의 '인터빌'이 눈에 띈다. 비즈에스피의 솔루션 개발 기술력과 노하우로 구축된 인터빌은 자체 ERP시스템으로 거래내역이나 고객사 등 기업의 중요정보를 외부로 노출시킬 위험이 적어 안정성을 제공한다. 또 기업의 내부 시스템과의 연동이 용이하고 기업 자체 회계업무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 구축으로 사용이 편리하다.

ASP 분야에서는 다양한 업체가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은 전자세금계산서 ASP 솔루션인 '스마트빌'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마트빌은 오라클, SAP, 레가시 등의 ERP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과 전자세금계산서 원본파일 자동저장 등이 가능하며 300개의 주요 대기업과 65만 사용고객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넷매니아는 '센드빌' ASP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비상시를 대비한 3중 백업 및 복구 체제를 갖춘 센드빌은 250개 대기업과 60만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다.

세무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 업체도 있다. 한길TIS는 한국세무사회원들이 주주로 참여해 지난 9월 설립한 회사다. 한길TIS는 '베스트빌' ASP솔루션으로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스트빌은 담당 세무사에 의한 대리 수신 기능 및 세무컨설팅을 위한 웹하드 공간 제공 등이 특징이다.

한길TIS는 지난 9월 SKC&C와 업무협약을 맺고 SKC&C가 한길TIS의 전자 세금계산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고 향후 세무서비스 관련 산업에서의 공동마케팅과 제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 참여 등 경쟁심화
전자세금계산서 시장 확대를 앞두고 대기업의 잇따른 참여도 눈에 띈다.

삼성SDS는 이달 중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갈 전자세금계산서 유통허브 서비스를 제도 시행에 맞춰 사업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삼성SDS의 유통허브 서비스는 전자세금계산서 발생 서비스 이용고객이 전자세금계산서를 여러 기업과 유통할때 상대기업이 가입한 ASP 업체에 일일이 가입해야만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원스톱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유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전자세금계산서의 직접유통이 가능해 ASP 사업자간 활발한 교역을 촉진시킬 수 있다. 유통허브 서비스는 고객이 이중 삼중의 ASP서비스 가입을 함에 따른 요금 부담을 개선해 30% 이상 경비 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란닷컴(www.paran.com)을 운영하는 KT계열의 정보통신사 KTH는 지난 10월 '파란 프리택스(tax.paran.com)'를 오픈했다.

파란 프리택스는 전자세금계산서, 견적서, 거래명세표 등의 매출, 매입 발송, 관리는 물론 간편장부 자동기장 및 회계연동 기능이 제공된다.

파란 프리택스는 매월 50건까지 무료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 제공되며 무제한발송의 경우 월 2만원의 월정액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스마일EDI' 솔루션으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스마일EDI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은 물론 전자계약부터 전자발주까지 자동으로 거래명세서 작성해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ERP연동 및 간편장부기능, 거래내역조회 등의 부가기능과 서비스 안정성을 바탕으로 제조, 서비스, 출판, 유통, 식음료, 건설 등의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의 대기업 참여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자 이용료 가격 하락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현재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수수료는 발송 건당 200~500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된 최근에는 건당 100원대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우도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월 요금 1만대에 발송건수 무제한 등의 정액요금제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업체들의 과당경쟁 심화로 전반적인 전자세금계산서 시장 규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시행을 앞두고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개인사업자에게까지 제도가 확대된다면 가격, 편의성, 호환성 등에 따라 서비스 공급업체들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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