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의 바이오경제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 포브스지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바이오산업 규모는 약 1조 달러(1396조 원)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시장은 향후 20년간 30조 달러(4경 1880조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식물 기반 햄버거 등 식품부터 백신, 재생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콘크리트, 의류, 광물 채굴에 이용되는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바이오제품이 속속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바이오테크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바이오테크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바이오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생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를 만드는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에 바이오 기술 혁신을 가져올 '바이오 벨트'를 건설해 바이오 경제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 이번 대통령령 발표로 이 같은 비전이 실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바이든 정부는 대통령령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바이오를 활용한 공중위생과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다. 연방 정부에 바이오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촉진하고, 국내 바이오 산업 생산을 강화함으로써 안정 고용을 창출하고, 안전성이 보장된 혁신적 바이오 기술을 미국 전역에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가을철 백신 부스터 접종이 시작된다. 그런 가운데 바이오 기술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코로나19 백신은 겨울철 감염과 증상 악화를 예방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나 고금리 등 미국 경제의 불안을 가라 앉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백신은 바이오 기술 및 산업의 대표적인 예다.

백신은 바이오 기술에 의해 생겨나는 상품의 단 한 예에 불과하다. 비영리 글로벌 정책 싱크탱크인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마이클 피셔는 “미국 바이오경제 시장은 9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고, GDP의 5% 이상을 차지한다. 건설업을 넘어 IT 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현재 화두인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의 경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다.

피셔는 지난 8월 연방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없으면 미국 바이오경제는 경쟁자들에게 선두 지위를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중국은 21세기 바이오 경제의 패자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5개년 계획에서 바이오경제의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2016년부터 2021년 7월까지 중국 상장 생물제제 혁신 기업의 시가총액은 중국 각지의 주식시장에서 총 127배로 뛰어 3800억 달러에 달했다. 그 중 47%를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경제의 성장은 의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몇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종래 의회의 움직임은 산발적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10년 전 미국 바이오경제 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내 바이오경제 성장에 관한 전략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에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이 주최하는 전미 바이오경제 서밋이 열렸다. 이번 움직임이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점은 의회의 법제정 덕분에 미국 바이오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부문간 원활한 협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미국의 바이오경제 성장계획 내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 팀이 향후 180일에 걸쳐 각계의 의견을 들어 전략을 구축하고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식물, 미생물, 기타 생물을 이용한 제조업은 미래의 유망 분야이며, 나아가 국내 제조업의 재활성화와 탄소 배출 감소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인식이 강하다. 친환경과 기후대책을 정책과제로 삼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놓칠 수 없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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