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시장 개척하며 업계 선도…외연 확장과 내실 다지기, 두 마리 토끼 모두 잡는다

[아이티데일리] 지난 25년 간 국내 데이터 산업계를 선도해온 엔코아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주력해오던 데이터 컨설팅 비즈니스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이터 솔루션 비즈니스가 상승효과를 일으켜 매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으며, 그래프DB(GraphDB)와 데이터 가상화(Data Virtualization) 등 신규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아울러 최근 사옥을 서울시 마포구로 확대 이전하며 비즈니스 접근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꾸준히 지속해온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내실 또한 단단하게 다져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데이터 산업계의 대표주자인 엔코아를 방문해 그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해봤다.

최근 서울시 마포구로 확대 이전한 엔코아 신규 사옥 전경
최근 서울시 마포구로 확대 이전한 엔코아 신규 사옥 전경

데이터 산업계의 ‘아이돌’

엔코아는 1997년 설립된 데이터 비즈니스 전문기업이다. 다양한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해 비즈니스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특히 국내 데이터 시장의 산증인이자 데이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이화식 대표가 중심을 잡고 있어, 창업 직후부터 항상 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사실상 초창기 엔코아는 이화식 대표의 인지도가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1990년대 국내 시장은 아직 데이터 분야가 하나의 산업으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존의 아날로그 비즈니스 환경을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 IT 시스템 구축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MS)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분야는 IT 시스템의 일부로 취급됐을 뿐, 도입과 활용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화식 대표가 1996년 집필한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은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켰고,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설계에 관심을 가진 개발자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1990년대 후반, 이화식 대표와 엔코아는 데이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마치 현대의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렸다. 이화식 대표는 “당시 기업들은 몇천억 원을 투자해 IT 시스템을 구축했다가 원하는 성능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런 상황에서 데이터 전문가라는 사람이 방문해 글자 하나 고쳐서 백 배 이상 빨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니,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이화식 대표의 강연을 듣기 위해 전국에서 개발자들이 몰려들던 시기였다.

그러나 엔코아는 데이터베이스 관련 노하우로 정점의 인기를 누리던 시기에, 자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시장 형성과 확산을 지원했다. 이화식 대표는 “연극에 비유하면 시기적으로 이때가 엔코아의 제1막, 데이터베이스 시대였다. 하지만 그때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선도적인 데이터베이스 기술력과 인지도는 마약과 같은 것이었다. 당장은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이것만으로 영원히 살아갈 수는 없고, 산업 전반의 수준이 올라간다면 금방 한계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회사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해서 사라져갔던 것처럼, 엔코아도 데이터베이스의 시대에 집중해 당장 눈앞의 매출에만 집중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코아 제2막, 데이터 아키텍처 시대로

데이터베이스 컨설팅으로 확보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엔코아가 그 다음으로 집중한 것은 제1막인 데이터베이스 시대 다음에 찾아올 제2막, 데이터 아키텍처 시대였다. 이화식 대표는 산업계의 관심이 데이터베이스 설계와 아키텍처로 옮겨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것은 일종의 사후약방문이기 때문이다. 병에 걸린 뒤에 기가 막힌 약을 처방해주는 것은 당장의 어려움은 해결할 수 있겠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평소부터 건강관리에 집중해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근본적인 데이터 아키텍처의 설계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구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에 이화식 대표는 ‘데이터 아키텍처 솔루션’을 출간하면서 데이터 시장의 다음 목표가 데이터 아키텍처로 옮겨갈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 설계는 아직 명확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았다. IT 담당자가 주먹구구식으로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개발해서 운영까지 도맡아서 수행하던 시기였다.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설계 영역에 예산이 따로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엔코아 내부에서도 데이터베이스 설계와 아키텍처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많은 반대가 있었다. 당장 눈앞에 데이터베이스 컨설팅이라는 편한 길을 포기하고 굳이 어렵고 험한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에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 세계 IT 트렌드는 새롭게 변화하려는 엔코아의 손을 들어줬다.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 전문가를 통해 데이터베이스의 근본적인 설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전에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 역시 엔코아에게 유리한 흐름이 이어졌다. 금융, 제조, 의료, 공공, 유통 등 산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업종에서 대규모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화식 대표는 “가구를 바꾸거나 조명을 갈아끼우는 작은 인테리어는 직접 할 수 있겠지만, 아파트 재건축처럼 근간부터 다시 쌓아올리는 초대형 건축은 전문가가 아니면 손을 댈 수 없다. 당시 국내 IT 시장에서 이러한 재건축 붐이 일어나고 데이터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다소 무모하게 옮겨갔던 데이터 아키텍처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호작용하며 시너지 발휘하는 학‧인‧기

엔코아의 경영철학은 학(學)‧인(人)‧기(器)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비즈니스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국내 데이터 시장에서 항상 선도적인 입지를 누릴 수 있었던 근간이다.

학(學)은 단순히 기술개발과 연구를 통한 학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업에서 다수의 데이터 컨설팅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활용해 실전적으로 구축한 노하우들을 의미한다. 엔코아는 항상 업계 최신의 기술과 트렌드를 요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왔으므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적인 지침과 표준, 노하우, 가이드라인 등을 체계화해 후대의 개발자들이 학습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학문으로 정립하려는 시도다. 이화식 대표가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을 시작으로 꾸준히 데이터 관련 전문서를 집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엔코아의 세 가지 경영철학 학(學)‧인(人)‧기(器)
엔코아의 세 가지 경영철학 학(學)‧인(人)‧기(器)

인(人)은 엔코아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관련 핵심인력들과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우수한 인력양성 시스템들을 포함한다. 아무리 뛰어난 학문과 기술력이 있더라도 이것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없다면 쓸모가 없다. 이에 따라 엔코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데이터 및 IT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교육 브랜드 플레이데이터(playdata)를 새롭게 설립하고 차별화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독자적인 방법론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데이터 사관생도’는 참가자들을 엔코아의 정규직으로 채용한 후 이화식 대표가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데이터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높은 관심과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기(器)는 세 가지 경영철학 중 가장 최근에 완성된 것으로, 전문가들을 위한 엔코아의 독자적인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를 의미한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라도 전문적인 장비의 도움 없이는 생사를 오가는 중요한 수술의 성공률을 장담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업계 일선의 데이터 전문가들 역시 고도화된 기술과 기능들을 갖춘 솔루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에 엔코아는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솔루션을 목표로 자사의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를 성장시켜왔다.

특히 세 가지 경영철학 중 인과 기는 서로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업계 최신 기술과 트렌드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더라도 이들이 제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데이터 솔루션이 필요하다. 반면 뛰어난 데이터 솔루션을 만들더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고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엔코아의 데이터 솔루션은 ‘합체로봇’

이화식 대표는 자사의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의 콘셉트를 ‘합체로봇’으로 정의했다. 합체로봇의 각 부위들은 각자 떼어내도 독자적인 장난감이지만, 이들을 묶으면 더 크고 멋진 합체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에 대해 이화식 대표는 “대다수 데이터 솔루션 제품들은 브랜드만 하나로 통합돼 있을 뿐이지, 이를 뜯어보면 개별 제품들의 집합일 뿐 하나로 합체할 수 있는 연결구조는 갖추고 있지 않다. 반면 엔코아의 데이터웨어(DATAWARE)는 처음부터 하나로 합체했을 때의 모습을 상정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솔루션 간에 보다 유기적인 연결과 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 엔코아의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는 자사의 컨설팅 비즈니스 영역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분야다. 솔루션 자체의 성능이나 기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강력한 세일즈포인트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내부적으로도 솔루션 비즈니스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합체로봇을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별 제품만으로는 타사 제품과 비교해 독보적인 성능이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2010년대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시간이 갈수록 산업 전반에서 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고, 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 라이프사이클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기업들은 데이터 라이프사이클의 각 단계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체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요구하게 됐다. 이러한 요구에 엔코아가 보유하고 있는 합체로봇 콘셉트의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2010년 후반에 이르려서는 엔코아의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 라인업이 모두 갖춰지게 되면서 시너지가 한층 강화됐다. 즉 각각 떨어져 있을 때는 평범한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던 것들이, 지속적으로 제품 라인업이 보강되면서 더욱 강력한 하나의 로봇으로 합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엔코아의 2020년도 솔루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배 가량 성장했으며, 이후로도 매년 1.5배 이상의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솔루션 비즈니스는 그동안 엔코아가 주력하던 컨설팅 비즈니스에 비해 꾸준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크게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화식 대표는 “그동안 솔루션 비즈니스는 다른 비즈니스 분야에 필요하면서도 다소 애물단지 동생같은 취급을 받았는데, 제품 라인업이 충분히 갖춰지고 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비즈니스 분야와도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밀키트’ 원하는 CDS

엔코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2% 성장한 약 285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상승세를 더욱 높여 전년 대비 12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 목표 매출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해 120% 성장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는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본격적으로 제 역할을 하게 되면서 학‧인‧기라는 세 가지 비즈니스 영역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코아 측은 핵심 비즈니스 영역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다음 스텝으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제1막 데이터베이스 시대를 벗어나 제2막 데이터 아키텍처 시대로 빠르게 변화했던 것처럼, 앞으로 다가올 제3막 데이터 서비스 시대를 미리 준비하고 국내 시장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목표다.

엔코아는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아키텍처에 집중하던 단계를 넘어, 데이터 토털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엔코아는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아키텍처에 집중하던 단계를 넘어, 데이터 토털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최근 10년 사이에 빅데이터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방대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도입에 집중해왔다. 기존의 사일로(silo)화 된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웨어하우스만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대전제를 달성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장 아래에서 기업 안팎의 모든 원시 데이터(raw data)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레이크 형태의 플랫폼이 구축됐다.

하지만 많은 데이터 레이크들이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을 모아두었을 뿐인 데이터 야적장, 혹은 한 번 빠뜨린 데이터들을 다시 건져올리기 힘든 데이터 늪(swamp)이 되고 말았다.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들을 모아두다보니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고 당장 데이터 레이크에 쌓아올리기에도 급급한 데이터들을 들어오는 단계에서 정제하고 정리하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비용이 요구된다. 이는 데이터 레이크의 근본적인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

사실상 기업들이 구축한 데이터 레이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일부의 데이터 전문가 뿐이다. 이들은 늪에서도 원하는 데이터를 찾고 직접 정제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사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현업 전문가,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CDS, Citizen Data Scientist)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하다. CDS들은 데이터를 다루는 역량은 데이터 전문가보다 부족하지만, 현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엔코아가 준비하고 있는 데이터 서비스는 기존의 데이터 전문가들을 위한 컨설팅과 솔루션 비즈니스에 더해, CDS들을 위해 데이터를 제공(serving)해주는 영역까지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역량이 부족한 CDS들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원하는 데이터를 찾고, 몇 번의 조작만으로 분석을 수행해 숨어있는 인사이트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화식 대표는 이를 고급 레스토랑 요리와 밀키트(meal kit)에 비유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정식 코스요리들은 원재료부터 까다롭게 선별하고 최선의 재료 가공과 조리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것이며, 이는 여전히 뛰어난 역량을 갖춘 데이터 전문가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반면 밀키트는 끓이거나 볶는 등 간단한 조리만 거치면 CDS 같은 비전문가들도 평범 이상의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엔코아는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CDS들에게 밀키트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을 공급함으로써,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도메인 지식이라는 조미료와 레시피를 더해 놀라운 요리를 창조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스페셜리스트와 CDS 각각에게 최적화된 해법을 제시하겠다”
엔코아 이화식 대표


30년 전, 디지털 혁신이 처음 일어나던 시기에는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데이터베이스는 그저 전체 IT 시스템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시골 할머니까지 모두가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데이터 산업이 아직 불모지일 때부터 시작해 가장 황금기를 누리는 시대를 살고 있는 입장에서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데이터는 하나의 공산품과 같이 취급돼야 한다. 일례로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에서 가장 기초적인 부품부터 하나하나 전부 만들지는 않는다. 원자재를 수급하고 나사를 만들고 금형을 뜨는 하위공정은 다른 곳에서 수행하고, 마지막에는 조립만 할 뿐이다. 이런 제조산업에서 우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다른 공장의 재료가 된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이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이를 수집하고 정제하고 가공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가 생산한 데이터는 내가 분석할 수 있는 재료가 되고, 내 분석 결과는 또다른 사람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빅데이터라는 화두와 데이터 레이크라는 기술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데이터를 제조산업의 제품처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엔코아 이화식 대표
엔코아 이화식 대표

가까운 시일 내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완전히 분리될 것이다. 즉 정말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부의 스페셜리스트들과, 일상적인 문제들을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CDS를 말하는 것이다. 엔코아는 두 가지 방식에 대해 서로 다른 형태의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부의 스페셜리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그래프DB(GraphDB)다. 많은 사람들은 IBM 왓슨(Watson)이나 구글의 알파고(AlphaGO),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같은 것들이 모두 AI 기술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AI만 가지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하위 레벨에서 단편적인 지식들을 찾는 것은 AI가 하지만, 이것들을 의미론적으로 연결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가 하는 일이다. AI가 만들어내는 단편적인 가설이니 지식들을 묶어서 더욱 상위 레벨로 고도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식그래프 개념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대체 불가능한 역량을 갖추고자 하는 데이터 스페셜리스트들과 업계 최고의 데이터 기술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있어 그래프DB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한편 CDS들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와 데이터 가상화(Data Virtualization)다. 오늘날 많은 데이터 레이크들이 데이터 야적장이나 늪이 되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전사적으로 구축한 데이터 레이크가 있으면서도 활용하지 못하고, 일부는 팀 별로 자체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 비용을 낭비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으로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메타정보와,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논리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가상화 환경이 필요하다.

다른 기업들이 전사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물리적인 창고를 만드는 동안, 우리는 창고를 만든 뒤에 데이터를 잘 정리하고 논리적인 연결을 수행할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와 가상화를 준비해왔다. 메타정보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와 이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가상화, 이들을 통해 데이터 레이크에 빠져있는 데이터들을 건져올려서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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