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기술 트렌드 좇아야…해외 수출 및 연관 생태계 확장 가능

[아이티데일리] 최근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 방향을 두고 대통력직인수위원회 ‘디지털플랫폼 정부 TF’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방향을 두고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분석 등 기업들의 다양한 서비스를 토대로 공공데이터 혁신을 추진하려는 반면 행정안전부는 전자정부 24와 같은 기존 시스템을 확대하는 방향의 ‘전자정부 4.0’을 지향하고 있다.

두 부처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들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디지털플랫폼 정부 TF’의 행보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업계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은 있다. 바로 개방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SNS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는 초기 ‘파도타기’, ‘일촌’ 등의 단어를 유행시키며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개인이 직접 미니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람들이 방문하는 폐쇄형 형식이었다. 이러한 폐쇄성 때문에 결국 싸이월드는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개방된 플랫폼 즉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들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최근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싸이월드 실패의 원인 중 하나가 폐쇄형 구조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개방형으로 변화하는 IT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디지털플랫폼 정부 역시 개방형이라는 IT 트렌드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 현재 IT 산업은 오픈소스, 클라우드,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같은 개방형 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데이터가 공유되는 세상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도 우선은 이와 같아 보인다. 공공데이터를 통합, 활용, 공유하고 전면 개방하며 AI, 빅데이터 분석 등을 접목해 정책 결정을 과학화하고, 데이터와 서비스의 민간 공유를 위한 개방형 표준을 마련한다는 게 목표다.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개방성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연계된 생태계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메타(구 페이스북)에서는 플랫폼 내 다양한 생태계가 열리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생겨났고, 이는 곧 광고 생태계와 연계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 정부 역시 개방성에 초점을 맞추고 혁신을 추구한다면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연계된 생태계들이 생기고 확대될 것이다.

전 세계로 확대되는 개방성이라는 특징은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추구하는 로드맵 중 마지막 단계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해외 수출과도 연관된다. 현재 미국에서 출시된 메타와 인스타그램 등은 전 세계인이 널리 사용하고 있다. 개방된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해외 수출하기 위해선 개방성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다.

‘디플정TF’는 5월 중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몇년 뒤 싸이월드와 같이 추억 저장소로 남을 것인지, 메타와 같이 전 세계로 진출해 성공사례를 남길 것인지는 ‘디지털플랫폼 정부TF’의 결정에 상당 부분 좌우될 것이다. ‘디지털플랫폼 정부TF’에게 묻는다. 싸이월드가 되겠는가, 아니면 메타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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