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클라우드·광주는 AI…최소 2~3년간 집중해야

[아이티데일리] 지방 도시들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제와 인구 등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광주광역시와 부산광역시가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판교에 있는 IT 기업들과 손잡고 각각 ‘AI’, ‘클라우드’ 도시를 표방하고 나섰다. 지자체가 직접 기업들에 손을 내민 것이다.

지자체들은 기업에게 지사 설립을 권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지자체에 디지털 혁신이라는 새로운 도시 발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허나 이는 부산과 광주 등 대도시 일부 사례일 뿐이고, 대부분의 지방 도시들은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산광역시는 국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베스핀글로벌과 협약을 맺고, ‘베스핀글로벌 테크센터(BTC)’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부산 지역 2,000명에 달하는 대학생에게 클라우드를 교육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도 부산광역시와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에 지사를 설립하고, 인력 양성과 교육, 채용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루커스 역시 부산에 지사를 설립하고, 울산, 경남 지방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광역시는 NHN을 필두로, 나무기술 등 판교에 위치한 AI 기업들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NHN과 협약을 체결하고, NHN사무소를 개소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이를 통해 NHN은 광주시에 AI 데이터센터와 IT 일자리 창출 및 인재 확보를 위한 ‘NHN R&D센터’ 설립했다. 우수 AI 기업 유치 및 기업지원 프로그램 공동 운영, SW개발 전문 인력 양성기관 ‘아카데미’ 설립, 시민과 함께 즐기는 AI페스티벌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 도시와 기업 협력이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NHN이다. NHN은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통합 1차 사업’에서 민간 클라우드를 선택한 16개 기관 중 9개 기관의 선택을 받았다. 재밌는 것은 이 중 보성군, 강진군, 영광군, 완도군, 신안군, 전라남도 등이다. 모두 광주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 지역이다. NHN이 광주광역시와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등 지역 거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주위 도시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HN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지역과 해당 지역의 기업을 지원하고 인력 양성도 돕는 모델을 추진했던 점이 1차 사업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이처럼 기업과 지방 도시간의 협력이 이뤄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협업이 단기적으로 끝나지나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단 지자체와 기업이 협력관계를 맺었으면 최소 2년은 계속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보여주기식 협업도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문어발식 확대만으로는 지자체나 기업에 득 될 게 없다.

가령 철강은 울산, 포항, 조선은 거제 등과 같이 지역별 IT 주력 기술을 채택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IT가 모든 산업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지방 도시들은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고 혁신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IT 기업들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손 놓고 있다간 뒤처질 뿐이다. 기업들과 지자체가 적극적인 협약을 통해 산업발전과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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