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및 AWS 활용, 쿠버네티스로 빠르게 기능 배포

[아이티데일리]

클라우드는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다양한 산업군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프라 변동이 큰 기업들에게 클라우드는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해 독특한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가 이색 SaaS의 기능과 비즈니스 방향, 에피소드, 청사진 등에 대해 들어본다.

주식회사는 1년에 한 번 혹은 그 이상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주 명부를 작성해 보관해야 한다. 주주가 추가되거나 투자를 받게 될 경우에 명부를 최신화해야 하며, 이에 따른 법인 등기도 진행해야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주주 관리 작업을 법무사를 통해 진행하거나 담당부서나 담당자를 두고 해결한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중요하지만 자주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주주 관리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 있다. 바로 코드박스(대표 서광열)다. 2017년 설립된 코드박스는 클라우드와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주주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기업이다. 주주 관리, 명부작성, 법인 등기 등 일련의 작업을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로 서비스하고 있다.

사실 코드박스는 회사 설립 초창기에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했다. 블록체인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투자 기업은 ‘두나무’와 ‘빗썸’. 암호화폐 대표 거래소 2곳이 투자자로 참여할 만큼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만으로는 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기 어려워 자체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는데 그 서비스가 바로 주주 관리 서비스인 ‘주주리걸’이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주주리걸’은 주주 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춘 SaaS다. 주식회사 운영 과정에서 정관이나 임원 변경, 유상증자, 본사 이전 등 각종 등기가 필요한 사안부터 주주총회나 이사회 진행에 필요한 문서도 자동으로 만들 수 있고, 셀프 등기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톡옵션을 직원에게 부여할 경우 정관을 고치고 법원에 등기를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스톡옵션 행사 등기, 세금 신고 등 모든 서류 작업을 ‘주주리걸’로 해결할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스톡옵션을 관리할 수도 있다.

‘주주리걸’ 홈페이지 
‘주주리걸’ 홈페이지 

구체적으로 ‘주주리걸’은 ▲셀프 등기 ▲등기 대행 ▲주주 관리 ▲정기 주주총회 ▲법인 설립 등 5가지 기능이 있다. 안건의 경우 정관 변경과 임원 변경, 자본금 변경, 본사 이전, 스톡옵션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서광열 대표에 따르면 ‘주주리걸’을 개발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했다. ‘주주리걸’에 적용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과 아마존웹서비스(AWS)다. GCP로 컨테이너 관리 솔루션인 ‘쿠버네티스’와 웹서버,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활용하고 있다. AWS의 서비스로는 ‘EC2 인스턴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GCP DB에 저장된 데이터를 분산 저장할 수 있는 블록체인 노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AWS의 수많은 리전에 서비스를 분산시켜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했다.

서광열 대표는 ‘주주리걸’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게 적합한 SaaS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주식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주식 양수·도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수시로 주주명부를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이러한 정보를 워드나, 액셀에 보관하고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별도의 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주주리걸’을 활용할 경우 주주 관리 전반을 자동화할 수 있고, 항상 최신화된 명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드박스는 주주 명부만을 관리할 수 있는 ‘주주’라는 이름의 SaaS를 처음에 선보였다. 하지만 ‘주주’를 출시한 이후, 고객사로부터 등기에 대한 기능업그레이드 요구가 많았고 이에 등기도 진행할 수 있는 ‘주주리걸’을 새롭게 개발했다. 2가지 서비스가 함께 존재하다보니 고객들이 분산될 수 있어 ‘주주’를 ‘주주리걸’에 통합시켰다.

‘주주리걸’은 서비스를 출시한 지 1년 만에 1,700개가 넘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이 활용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서 대표는 ‘주주리걸’을 통해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사람이 383명에 달하며, 주주총회‧이사회는 3,494건, 주식 변동 이력은 1,201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0월 서비스를 유료화한 이후에는 이달 기준 누적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매주 투자받은 기업들을 공개하는 사이트에 게재되는 기업의 25%가 ‘주주리걸’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투자 유치 후 관리 업무를 대행하는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서광열 대표는 ‘주주리걸’에 쌓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향후 비상장회사를 위한 주식거래 마켓 플레이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관련, 서 대표는 “보통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상장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지 않을 경우 20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그 사이에 주식의 일부라도 거래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클라우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기업들과 협력을 맺고 유동성 이벤트로 적게는 몇 주부터 많게는 몇 백주를 팔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상장 전 중소기업을 위한 예탁결제원 되겠다”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Q. 주주관리 서비스 출시하게 된 계기는.
A.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처음 블록체인 기반으로 투자를 받았지만, 비즈니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새로운 서비스 출시가 필요했다. 다른 기업들과 비슷한 서비스로는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기업 운영에 필요한 SW로 고객 관련 SW인 CRM, 기업 내 자원 관리 SW인 ERP 등은 많은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주주관리에 대한 SW는 없었다.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주주관리 업무는 매달 진행해야 하는 일이 아니고 1년에 1~2번만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년에 한 두 번 발생하는 일 때문에 전담인원들 둘 수도 없고, 일의 중요성 때문에 소홀히 할 수도 없어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전혀 다른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인터넷을 찾아보며 액셀 혹은 워드 파일에 명부를 작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직접 출시하게 됐다.

Q. 서비스를 개발을 위해 전문 지식이 필요했을텐데.
A. 사실 주주관리 서비스는 프롭테크, 리걸테크, 핀테크 등 모든 분야와 관계되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필요했다. 우리도 처음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는 법인 운영이나 주주총회, 이사회 등과 관련된 전문가는 없었다. 법률적인 부분은 법무법인 변호사에게, 재무적인 부분은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러나 서비스 개발에 자문을 구하는 정도였지, 전문가들을 직접 개발에 참여시키지는 않았다. 서비스 사용자가 비전문가라는 점을 염두해 두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개발에 참여할 경우,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함에 있어 용어와 같은 부분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전문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들이 오랜 시간 공부했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Q. 클라우드를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지.
A.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는 클라우드가 이미 보편화돼 있었다. 또 이전 회사에서도 오랫동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었고, 직원들 역시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익숙한 상황이었다.

Q. 클라우드 기술력을 확보하기 어려웠을텐데.
A. 직원들과 모두 클라우드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실제 우리는 직접 GCP와 AWS를 모두 구축했다. AWS코리아에서 종종 컨설턴트가 와서 조금씩 도움을 주기도 했다. AWS 컨설턴트가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클라우드 기술력에 대해서만큼은 자부하고 있다.

Q. 상장 기업은 주주리걸을 사용할 수 없는지.
A. 서비스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최신화하기가 힘들다. 중소기업이 상장하면, 명의개설대리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기업의 명의개설대리인은 예탁결제원이다. 한 마디로 예탁결제원에서 주주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때 예탁결제원이 원본을 관리하게 되고, ‘주주리걸’은 사본을 저장하는 용도가 된다. 상장되고 나면 주식 거래량도 늘게 되는데, 예탁결제원과의 실시간 연동이 힘들어 정확하게 싱크가 맞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이나 상장하지 않은 중소기업에게 적합한 서비스다.

Q. 비즈니스 청사진에 대해 설명해달라.
A. 현재 미국에서는 몇몇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데, 국내 최초로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주주리걸’ 서비스를 공급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찾을 예정이다. 이후 기업과 협약을 맺고 판매하는 기업과 구매하는 구매자를 매칭시키는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많은 스타트업들이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상장하기까지 늦으면 20년 넘게 걸리기도 한다. 비상장회사에서 스톡옵션은 현금화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비상장회사의 스톡옵션은 아무리 많아도 그림의 떡일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점에 착안, 비상장 주식 거래가 필요할 경우 우리가 개발한 마켓플레이스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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