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석yskim@itdaily.kr



정부·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들이 국산 소프트웨어 솔루션사용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정말 오랜 만에 듣는 신선하면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공공기관 정보화담당자들은 최근「국산 IT 솔루션의 중흥과 공공의 역할」이란 주제로 세미나까지 직접 개최, 정부 공공기관들이 국산 솔루션 사용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솔루션 기업들이 설 땅을 잃어버리게 되고,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를 IT 강국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IT 강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여러 가지 조건과 환경,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이겠지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많기 때문에 IT 강국이라고 한다면 조금은 이해가 간다. 인터넷을 통한 각종 소식이 너무 빨리 전달되고, 또한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있는 국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IT 기술이나 제품을 활용해 대외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의미에서라면 IT강국이 분명 아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노트북, 데스크톱 등)에서부터 기업용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그 속을 들여다보면 IT 강국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제품은 거의 없다고 할 만큼 초라하다.

컴퓨터를 구성하고 있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80% 이상이 외국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용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제품은 국산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솔루션 기업들은 독자 기술 개발이나 제품 개발보다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 즉 외국산을 공급해야만 하는 유통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흔히 사용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즉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만한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선택해야만 한다는 요구조건에 맞춰 줘야만 하는 비즈니스 논리 때문이다.

외산과의 경쟁에 밀리고, 국내 고객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정부는 원천 기술보다 융합이나 복합 기술 및 제품을 앞세워 국산 솔루션 기업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무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산 솔루션 기업들이 성장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1%의 예산을 늘려 IT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보면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국가경쟁력 확보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 각 국, 제 3세계 국가들까지도 소프트웨어 및 IT 산업에 매년 투자를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도 매년 IT 분야에 투자를 해 왔고, 이명박 정부 역시'소프트웨어 융합'이라는 새로운 정책 아젠다를 만들어 세계 5강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은 아니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꾸준히 투자를 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들이 외면하고, 정부가 산업과는 다른 방향으로 몰아간다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부·공공기관 정보화담당자들이 국산 솔루션, 즉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돼 국산 솔루션에 대한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나서 뒤 늦게나마 다행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의 희망을 그들에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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