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IT 산업의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간 IT투자의 버팀목이었던 공공부문의 IT 수요도 대폭 감소했고,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장기 투자가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30대 대기업의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3조원 늘어 40조원에 이르나, 1분기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나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금확보는 하되, 투자는 꺼린다는 의미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IT비용이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최악의 경기불황에 기업들이 어느 부분의 IT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도 미래를 생각한다면 꼭 필요한 곳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올해 초 미국의 IT 전문 매거진인 인포월드는 애널리스트와 CIO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불황에 투자해야 할 5가지 IT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스토리지, 가상화, 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5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는 기업의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수많은 데이터 중 통찰력을 뽑아내는데 필수적이며,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고객 파악 및 유지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라고 가트너는 설명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한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지속적인 경기 불황과 극심한 경쟁 상황에 노출된 기업들은 신규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만큼, 기존의 운영계 시스템을 통해 얻게 되는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얻고, 이를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 및 신규 사업 개발 등에 활용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속한 전략적 의사결정과 프로세스의 자동화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는 기업들의 상황을 비춰볼 때, BI의 활용도와 중요도는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BI에 대한 시장 수요와 필요성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 속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기업들에게 BI는 내부 수익성 및 프로세스를 개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으며, 경영진을 비롯한 실무담당자까지 시스템을 다루는 전 사원들의 전략적 의사결정 수단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BI 업계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BI 솔루션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와 성장 가능성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자사를 제외한 하이페리온, 비즈니스 오브젝트, 코그노스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BI 전문업체 3인방이 모두 공룡 SW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시장 판세가 크게 급변했고, 올해는 공룡 SW기업과 자사 같은 BI 전문 벤더의 본격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사는 올해 초 '마이크로스트레티지 9(MicroStrategy 9)'이라는 새로운 BI 플랫폼을 출시하고 이러한 본격 전쟁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약 10년에 걸쳐 출시된 MicroStrategy 버전 중 기능이 가장 뛰어난 'MicroStrategy 9'은 획기적인 새로운 제품들과 주요 플랫폼 강화를 특징으로 하며, 기업의 BI를 소규모 개별 애플리케이션에서 집중형 엔터프라이즈 BI로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MicroStrategy 9는 멀티 소스 ROLAP (Multi-source ROLAP), 인-메모리 ROLAP(In-memory ROLAP), 새로운 개인화 리포트 배포 서비스, 리포팅 및 대시 보드 기능, 보다 간편해진 사용자 인터페이스, 플랫폼 성능 및 확장을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새로운 기술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경기 불황에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경영상의 다양한 위협과 위험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처럼 BI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업무 시간을 절약하고 경영 비용을 감소해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또한 모든 기업이 바라는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 침체기에서 미래를 대비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IT 투자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기업들은 무조건 적게 쓰는 전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고 미래 성장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장기 전략과 단기 운영 전략을 구분해야 한다. 불황일수록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넓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비전과 계획을 세워 투자를 추진하되, IT 투자 규모와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재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불황기 공격경영과 정책지원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불황기는 기업성장의 호기가 될 수 있는데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 반년 이상 경과하고 경기가 바닥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기업의 투자 의욕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정부는 정책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불황기는 호황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 기회가 많고, 경쟁업체가 축소경영을 할 때 투자를 늘리기 때문에 선발업체를 따라잡거나 후발업체를 따돌리는데 효과가 매우 클 수 있으며, 기회와 효과, 조건 등에서 오히려 투자의 적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화 투자의 1순위를 정하되, 프로세스 개선과 기업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도 기업에는 성장 기회가 상존하게 마련이다. 언스트&영이 최근 발표한 리포트 `불황 속 기회 모색(Opportunities in Adversity)`에 따르면 시장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 기업은 사업 모델을 재점검하고 그에 맞는 최적 성장 기반을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지금 같은 불황에서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시절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일지 모른다. 그러나 특별한 기업들은 다른 길을 택한다. 불경기에 대비하지만 필요한 투자라면 과감히 감행한다. 되레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투자를 통한 혁신은 불황을 이겨내는 솔루션이다. 유명한 사례로 LCD의 핵심부품인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코닝이 2001년 IT버블이 한창이던 때 투자를 늘려 TV용 LCD 유리기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0%를 넘게 된 것도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에서 나온 결과이다.

인간의 삶에서 생로병사는 어쩔 수 없는 일이듯,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업은 불황 등의 어려운 위기를 잘 넘기면 인간의 삶보다 몇 배 이상 장수할 수 있다.

경제상황과 시장환경 등 주변의 경영환경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일본 재계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불황도 좋다'고 말했다. 불황이면 불황대로, 호황이면 호황대로 기업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는 의미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급변하는 비즈니스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발적인 `투자비용절감' 보다는 세밀한 분석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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