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을 한번은 이용해본 사람들이라면 무선의 편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선의 가장 큰 이점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의 이동성과 연속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업무 효율성 증대 및 투자대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경기 불황에도 기업들이 투자할 가치있는 분야로 당당히 '무선'이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무선랜카드가 장착된 단말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사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이용에 대한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는 터라 무선이 대세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무선 시장 규모는 유선시장의 10분의 1도 채 안 된다. 무선 구축 비용은 유선의 3분의 1 수준인데도, 무선 기술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무선비용에 대한 시장의 인식도 무조건 낮게 책정하려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무선랜과 무선보안 전문 업체들이 비교적 헐값에 인수된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또한 무선에 대한 '헐값 인식'은 실제 사업추진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 최근 107억원 규모의 교육과학기술부 디지털교과서 사업도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업은 개발된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태블릿 PC를 도입하고,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무선랜 장비 업체들은 "이 사업 예산의 70-80%가 태블릿PC에 배정됐으며, 그나마 무선장비 가격도 환률이 오르기 전에 책정된 예산이라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단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결국 이 사업은 해당 업체들의 사업 참여가 저조해 2차례나 유찰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교육분야에서 차세대 무선랜 표준 802.11n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시범사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제품의 성능, 기능 검토는 무시된 채 어떤 업체가 사업 예산을 맞추고 더 많은 무선AP를 기증하냐에 따라 사업자가 결정되고 있어 관련 유지보수나 후속 사업들까지 문제된다"는 지적이다.

무선에 대한 사용자 요구가 증대되는 것만큼 무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없으면 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투자 우선 순위 분야는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무선은 사용하다가 없어지면 불편을 느끼겠지만, 처음부터 없으면 필요성을 모를 정도로 아직은 '재정적 여유가 되는 회사들이 도입할 법한 럭셔리 솔루션' 취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무선은 보안, 관리 문제로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무선 전문 솔루션 및 기술의 발달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됐다. 최근 출시되는 무선랜 장비는 차세대 무선랜 표준 802.11n을 지원, 최대 300Mbps급 속도를 제공한다. 그동안 무선은 유선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 설치하는 정도로만 여겨져 왔으나, 유선을 능가하는 초고속 스피드로 머지 않아 유선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유선 네트워크의 문제나 장애와 같은 만약의 상황에 '유선의 대안으로 무선'이 결코 손색 없을 것이라고 무선 네트워크를 운용 중인 기업들은 말한다. 무선 인프라 구축으로 데스크톱 PC 보다 저렴한 노트북, 넷북 구매를 통한 PC 구매 비용과 통신사에 지불해온 무선 네트워크 이용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고 한다.

무선은 인터넷 처럼 거스를 수 없는 이 시대 트렌드라고 한다. 무선이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자연스레 확산되겠지만, 그 편의성과 편의성을 보장할 기타 기술들에 대한 값어치 만큼은 제대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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