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IT 시장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CRM이었다.
CRM은 기업이 고객의 정보를 통해 고객의 소비형태, A/S 이력, 불만사항 이력 등을 분석해 공략하고자 하는 고객들에 맞춰 제품을 판매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업체의 난립, 시행착오 등으로 CRM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안겨줘 고객들로부터 그렇게 많은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공급업체들은 이에 따라 CRM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제안했다. 즉 공급업체들은 지난 2년여 동안의 실패사례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CRM을 내 놓고 있다. 다시 말해 산업 전체가 아닌 업종별로 접근해야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에는 CRM과 관련 80억원에서 1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콜센터, 데이터웨어하우스(DW) 구축 프로젝트가 주를 이뤘으나 올해는 CRM 전략 컨설팅이 주목을 더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CRM이 주목받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업종에 맞는 컨설팅을 거쳐 접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CRM이 고객을 중심으로 업무변경, 조직변경, 성과관리 변화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모든 업종이 똑같은 형태로 바뀌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경우 고객은 100개사 정도로 한정돼 있다. 이들 고객들을 위해 콜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낭비에 불과하다. 보험사의 경우 한 고객이 한 개의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지 않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매년 새로 가입하기 때문에 고객데이터가 다양하지만 이 역시 차종, 사고경력, 운전경력 등의 특정 데이터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별도 분석이 중요하지 않다. 유통의 경우는 고객보다 제품별 분석이 더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으로 볼 때 CRM 시장은 CRM 전략 컨설팅이 먼저 성숙해야만 시장도 성숙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따라 CRM 공급업체들의 대다수는 이미 사업방향을 컨설팅으로 전환했거나 포기한 경우가 많다. 어쨌든 CRM 시장은 컨설팅이나 SI 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여 진다.
제조업에는 콜센터나 마케팅보다 영업관리가 더 중요하고, 할인점은 영업사원들이 6개월을 주기로 바뀌기 때문에 영업점 관리보다는 마케팅에 승부수를 두어만 할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알고 내 몸에 맞는 CRM 전략을 선택한 다음 이벤트를 정하고 CRM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할 것이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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