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궤도 오를 때까지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지속 투자”

LS산전이 마침내 RFID/USN 사업을 주력사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우선 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이 달라졌다. LS산전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RFID/USN사업을 연료전지와 함께 신성장동력사업단으로 묶고 CTO인 최종웅 부사장이 사업을 관장토록 했다.

LS산전은 그동안 국내 RFID/USN 기술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사업부 형태로 시장을 접근해 왔다. 따라서 최종웅 부사장이 사령탑을 맡는 이번 조직 개편은 그 간의 경험쌓기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RFID/USN에 사운을 건 사업추진을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LS산전은 앞으로 2~3년 동안 CTO 체재 하에서 이 사업들을 인큐베이팅시켜 기술 성숙도를 완벽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은 LS산전이 그룹 내 계열사들의 RFID/USN 도입을 확산시킴으로써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민수시장 활성화의 큰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기대 또한 사업부장 체제의 종전과 달리 최종웅 부사장이 직접 그룹 임원급 회의에 참여, RFID/USN의 도입확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앞으로 RFID/USN사업을 관장하게 된 LS산전 연구개발본부의 최종웅 부사장(CTO)를 만나 국내 RFID/USN 산업을 이끌어온 리더로서의 시장에 대한 평가와 이번 조직개편의 의미, 그리고 향후 사업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LS산전 최종웅 부사장(CTO)

RFID/USN 확산은 케즘 극복이 관건

Q. 국내 RFID/USN 산업은 2004년 정부의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터를 닦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 국가의 미래먹거리인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되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 분야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LS산전의 RFID/USN사업을 이끌어 오신 경험에 비추어 그동안의 국내 RFID/USN 시장을 어떻게 평가해볼 수 있겠습니까?

A. 지난 5년 동안 국내 RFID/USN 시장 활성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RFID/USN 기술이 소수의 혁신적 성향의 소비자들이 지배하는 초기시장에서 실용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시장으로의 이행하는 단계 사이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단절현상인 케즘(Chasm)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제일 큰 이유라고 봅니다.

이와 함께 RFID/USN 시장형성 초기의 잘못된 시장 접근도 활성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 당시 제품 공급업체들의 기술 완성도가 70~80%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성숙해지면 당연히 기술력도 그에 비례해서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 착오였습니다. 이는 더욱더 RFID/USN 기술의 케즘 극복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내 RFID/USN 시장이 수천억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하지만, SI업체들의 사업 볼륨까지 포함하다보니 거품이 형성된 것이지, 태그나 리더 등 하드웨어 업체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RFID/USN 시장은 1,000억 규모도 되지 않아 보입니다.

SI 폐해 없애고, 각자 특화된 기술 완성도 높여야
Q. 하드웨어 생산업체의 입장에서 RFID/USN 산업을 바라보실 때,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최근들어 대내외적인 경기악재로 인해 RFID/USN 업계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하드웨어 공급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일부 업체는 도산위기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으로는 경기악재가 무엇보다 크겠지만, SI 중심의 RFID/USN 프로젝트로 인한 폐해도 한몫 작용했다고 봅니다.

하드웨어 공급업체가 SI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다보니 가격경쟁이나 줄서기 등에 연연할 수밖에 없고, 부가가치는 고스란히 SI업체의 몫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R&D는 꿈도 못 꾸고,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바쁜 상황에서 결국 경기악재라는 메가톤급 허리케인 앞에서 힘없이 주저앉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이를 반면교사 삼아 하드웨어 분리발주 등 다양한 지원정책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공공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분리발주를 통해 철저하게 하드웨어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SI업체는 백업을 하는 형태로 참여하면서 탄탄한 프로젝트를 구현해가고 있습니다.

Q. 최근 대내외적인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RFID/USN업계의 흥망성쇠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극단적인 현상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A. 단적으로 봤을 때 이들 간의 기술적 경쟁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 업체의 도산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기술력보다는 경영의 실패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일례로, 성공하는 회사들을 보게 되면 특정한 타깃 기술의 완성을 통해 시장을 선점한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제품의 차별화보다는 제품의 확대를 통한 구색맞추기나 인원의 과도한 확장 등이 빌미가 된 것 같습니다.

R&D, 단기대응과 장기대응으로 구분
Q. 최근 조직개편에 따라 LS산전의 RFID/USN 사업을 직접 관장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조직개편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까?

A. 올해부터 RFID/USN과 연료전지로 꾸려진 신성장동력사업단을 CTO인 제가 직접 관장하게 됩니다. 이는 LS산전이 RFID/USN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보면 됩니다. RFID/USN과 같은 신기술을 사업화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에도 지난 4~5년 동안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영위해왔던 사업들이 덩치가 크고 상당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데 비해, RFID/USN 등의 신사업은 역사가 미천해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습니다. 특히, 사업부장급들로 신사업이 추진되다보니 큰 힘이 실리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RFID/USN 기술이 바코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100%에 달하는 기술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본부에서 2~3년 동안 확실한 인큐베이팅을 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기술의 완벽성을 높여 진정한 RFID/USN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갈 것입니다.


최종웅 부사장은 앞으로 RFID/USN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RFID/USN사업의 파급효과는 그룹이나 회사의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Q. 직접 RFID/USN 사업을 관장하게 되시면, RFID/USN 조직의 운영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인력구성과 앞으로의 RFID/USN 조직의 운영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우선, 기존의 RFID/USN 조직은 연구개발, 사업부, 천안 공장의 생산인력을 포함해 약 70여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올해 RFID/USN 사업 규모에 비례해서 인력을 대거 보강할 계획입니다. 일단, 국내 개발인력과 해외 인력을 포함해 10여명을 보강한 상태입니다.

조직의 운영차원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줄 계획입니다. R&D 부문을 단기대응과 장기대응으로 구분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단기대응을 담당하는 조직은 사업부의 영업조직과 함께 고객 요구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 대응조직은 미래기술을 준비해 나가는 형태로 운영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R&D는 오로지 미래기술 준비에만 여념이 없었지만, 이제는 이러한 구분을 통해 개발한 제품 판매에도 안정화를 꾀할 것입니다.

우리는 RFID/USN사업을 성장사업 겸 승부사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LS산전 내에서 다양한 신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RFID/USN사업의 파급효과는 그룹이나 회사의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화 시장 개발, 성공사례 늘려나간다
Q. 그렇다면 올해 LS산전의 RFID/USN 사업전략은 어떻게 달라집니까?


A. 우리가 RFID/USN 시장에 뛰어들 당시 전략은 애플의 아이팟을 모델로 삼아 표준화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공공사업 위주로 민간 시장 활성화가 더딘 국내 시장 상황에 걸맞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사업 전략의 핵심은 특화된 솔루션과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특정 분야에서의 성공적인 레퍼런스가 확보됨에 따라 해당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일례로, 900MHz 기반의 도서관솔루션은 대학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도서관 솔루션과 함께 의약품 솔루션, 스마트콜드체인, DVD혹은 CD의 불법방지솔루션, 의류솔루션 등에 초점을 맞춘 특화시장 개발에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현재 의류분야는 LS네트웍스를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아이템레벨의 솔루션 개발을 통한 프로젝트는 그동안 우리가 개발한 태그 기술과 NFC 기술이 일정 단계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성공적 구현이 가능할 것입니다.

Q. LS산전의 경우, 경쟁업체들에 비해 다양한 그룹 계열사를 통한 성공적인 RFID/USN 레퍼런스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부문에 대해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A. RFID/USN 사업 초기부터 계열사들을 통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룹 내 계열사들이 개발 및 생산하는 제품들이 케이블 혹은 개폐기 등 금속이 주재료인 특수제품들이다보니 이 기술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단계입니다. 조만간 이러한 시행착오는 해당 분야의 특화된 솔루션 혹은 제품 개발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해당 분야의 시장공략도 쉬워질 것입니다.

Q. 특히, 공공분야에만 치우쳐 있는 국내 RFID 시장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바람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룹 차원의 RFID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LS산전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A.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기존에 부장 혹은 이사급이 이 사업을 맡았을 때는 대외 비즈니스에만 주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임원급이 이 사업을 총괄하게 됨으로써 그룹 내 기술위원회에서 협조 혹은 발언기회를 가져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RFID/USN 도입을 그룹의 정책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 추진 중
Q. 작년 말레이시아 DVD와 CD 불법유통 근절 사업을 수주한 이래 해외 진출이 뜸한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가 있습니까?


A.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는 힘들지만, 현재 해외 A사와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컨설팅 단계로, 조만간 상당한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입니다. 이 업체의 경우, 대내외 경기악재로 다른 기업들이 투자에 인색한 지금을 적기로 보고 RFID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별 하드웨어의 비용보다 총소요비용(TCO) 개념으로 전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RFID를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국내 기업들의 RFID 도입을 위한 접근방식과는 다른 것으로, RFID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TCO 개념으로 사고 전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올해 RFID 뿐만 아니라 USN 분야의 솔루션도 런칭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어떠한 단계인지 말씀해주십시오.
A. 올해 RTLS 솔루션 및 장비를 본격 런칭해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입니다. 위치추적의 경우, RTLS 솔루션이 대세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노하우를 갖춘 연구진에 의해 이미 장비 개발은 완료됐고, 실험 테스트 단계입니다. 와이파이와 지그비를 결합한 네트워크 통신 기반의 장비로 획기적인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또한, ETRI와 공동으로 개발한 RFID 태그칩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 제품의 경우, 센서를 탑재한 센터 태그칩 개발이 목표입니다.

특히, 최근 노트북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USB 형태의 리더도 개발해 출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제품 개발은 앞으로 불거질 특허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업화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는데, 회피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특허료를 당당히 내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방법일 수 있을 것입니다만, 앞으로 특허 문제 발생 시기나 카운터 특허 확보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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