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돌풍 자신"…경쟁업계, "기술지원· 사후 긴급대응 문제 있어"

개인용 백신 시장을 무료 백신에게 뺏긴 백신업체들이, 기업 시장까지 내주게 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무료 개인 사용자 1480만명을 확보하며 백신시장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스트소프트의 백신 프로그램 '알약'이 기업 및 공공 시장으로 적극적인 세 넓히기에 나서자 해당 업체들은 알약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최근 발생한 알약의 오진, 오탐 문제가 무사히 해결됐음에도 시장에서는 이를 지속 이슈화시키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따라 알약의 기업시장 공략에 대한 업계의 전망도 분분하다.

일부 업체들은 "기업시장에서 알약이 탐지율, 안정성, 중앙관리 등의 이슈에 대한 검증을 마치면 기업시장 공략도 충분히 가능하다. 사용자 선호도가 높다는 이점 때문에 기업 시장에서도 조만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기업 시장에서 개인 사용자들이 무료로 다운받아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알약을 유료로 전환만 하더라도 엄청날 것으로 보여진다. 이스트소프트가 노리는 게 바로 이 같은 무료 사용자를 통한 시장 저변확대이며, 경쟁 업체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알약은 빠른 속도로 기업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기존 총판을 통한 기업 고객을 1500-1600곳 확보했고 올해 목표했던 12억원(광고 수익 제외)의 알약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하반기 백신 사업 강화를 위해 총판, 채널 등 영업조직을 세팅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알약의 CC인증을 획득해 공공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금처럼만 사업이 진행된다면 600억원 규모의 백신 기업시장에서 2010년까지 120억원의 매출 및 2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문제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알약 대 V3' 간 경쟁 '2라운드' 진입
반면, 일부 업체들은 기업시장에서 알약이 확산되려면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기업 시장 경쟁력은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술지원과 사후 긴급대응에 달려있다. 알약이 기업시장 확대를 위해 마케팅,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지만, 고객 지원 및 대응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시장에서 검증되기까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외산 백신 엔진을 이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신속한 처리/대응이 어렵고, 제품을 국내 환경에 최적화 시키는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트소프트는 "24시간 고객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24시간 모니터링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샘플확인을 하고 자체적으로 1-2시간 내 바로 처리할 수 있다. 심지어 고객센터를 통해 개인사용자(무료 버전)에 대한 고객지원(원격접속 지원, 출장 등)을 해주고 있다. 제품과 기술, 서비스 능력은 고객이 직접 판단해 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한 외산 백신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백신업계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V3도 과거 제품을 공짜 배포한 후 일반 기업시장으로 세를 넓혔다. 알약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며 "탐지율, 긴급대응 등 제품의 불만족으로 인한 백신 제품의 교체가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윈백 시장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타 업체들의 국내 백신 시장 점유율은 10%미만인 반면, 안철수연구소의 점유율이 여전히 50-60%로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백신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안연구소가 어떠한 전략을 펼칠지, 또 알약이 기업시장을 얼마나 파고들어 안연구소에 맞대응할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