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절감ㆍ속도로 이통사 위협…칼자루 쥔 이통사 '반대'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스마트폰 덕에 모바일 무선인터넷 시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제까지 모바일게임, 벨소리 다운로드 등에만 치중했던 무선인터넷이 인터넷검색, 메일전송 등 일반 PC와 같이 다양한 온라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맞춰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 구현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이통사가 직접 서비스하는 WAP 방식의 무선인터넷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와이파이(Wi-Fi) 방식의 사용률이 높다. 요컨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국내에도 와이파이 방식이 확산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 사용요금 높아 부진, 와이파이 확대 요인 될 수도 = 국내 모바일 무선인터넷 시장은 이통사가 직접 제공하는 외에는 전무하다.

무선 기능이 지원되는 공유기 등의 무선장비가 주위 환경에 있는 핫스팟 지역이라면 사용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이 기술은 약 54Mbps의 전송속도로 7Mbps 정도되는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기반의 무선인터넷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기지국을 통한 무선인터넷 공급이 발달해 핫스팟 구축률이 낮은 와이파이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통사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의 무선인터넷은 패킷당 사용요금이 과금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클뿐더러 음성통화처럼 시간에 따른 가격산정이 힘들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사용률이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출시된 휴대폰들은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PDA 모델에서 와이파이를 지원했지만 보급률이 저조한 형편이다. 사실상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선택권은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옴니아'이 와이파이를 지원, 무선인터넷 시장의 전환을 시도하고 나섰다. 물론 T옴니아 이전에도 HTC의 스마트폰 '터치듀얼'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낮아 시장의 변화를 이끌만한 영향력은 적었다. 이에 반해 현재 T옴니아는 출시 이전부터 가격 책정부터 다양한 기능들에까지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편이다.

통신업계 분석가는 "한국의 무선인터넷 핫스팟 지역은 타 국가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와이파이 모듈이 장착된 단말기의 부재로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무선인터넷 사용 확대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T옴니아를 비롯해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와이파이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얼마나 출시하느냐, 가격은 또 얼마에 책정하느냐에 따라 사용률 확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고가 스마트폰 보급률 '글쎄' 이통사, 풀브라우징 강화 = 사용자 입장에서는 와이파이를 통한 휴대폰 무선인터넷 이용이 요금이나 속도면에서 장점이 많다. 하지만 여기에도 장벽은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데이터 통신비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 100만원에 출시된 T옴니아폰만 봐도 알 수 있듯 PC 가격과 맞먹는 비싼 단말기 가격은 시장확산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가 될 듯하다"며 "위피 해제로 애플, 노키아 등의 제품이 들어온다지만 이 역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벽은 와이파이에 대한 이통사들의 대응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 관계자는 "와이파이는 이통서비스 시장의 핵심인 데이터 시장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에 단말라인업을 결정하는 국내 이통사들은 당분간 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와이파이 기술보다는 단말기를 바꾸지 않아도 되는 펨토셀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 기술이 단기간 휴대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와이파이는 일본처럼 인터넷전화로까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데이터 제공으로 사용자, CP(콘텐츠제작자)에게서 얻어지는 수익은 물론 음성통화 수익까지 잃게되는 상황은 적극적으로 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통사들은 WAP 방식 이외의 무선인터넷으로 풀브라우징을 적용하고 있다.

가장 먼저 LG텔레콤이 월 6,000원에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풀브라우징 서비스 'OZ'를 선보이며 이용률을 높여가고 있다. LG텔레콤측에 따르면 'OZ' 가입자가 최근 50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과 KTF 역시 LG텔레콤의 뒤를 이어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사용요금에 대한 부담이 다소 덜어졌다.

한 이통사업자 관계자는 "WAP 방식과 풀브라우징은 간편하고 빠른 검색과 PC 수준의 인터넷 이용이라는 각각의 장점이 있어 무선인터넷 사용에 있어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와이파이의 확산은 스마트폰이 아닌 이통사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T옴니아폰이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했지만 앞으로 나오는 스마트폰이 반드시 이 기능을 내장한다는 보장도 없다. 설령 와이파이가 확산된다고 하더라도 이통사는 정액제인 KT의 넷스팟처럼 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정액제 등을 선보여 와이파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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