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퇴직연금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금융 유관기관의 퇴직연금시스템 구축이 본격 시작됐다. 금융결제원, 증권전산, 증권예탁원 등은 모두 최근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퇴직연금 RFP(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이에 앞서 보험개발원도 퇴직연금시스템 공동개발 RFP 컨설팅을 발송했고, 이 달 내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동개발을 위한 유관기관 간의 금융기관 끌어오기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이 18개 은행의 공동개발을 유치하면서 가장 많은 금융기관을 모집했고, 보험개발원이 하나은행, 대한생명, LG화재, 알리안츠생명, 흥국생명 등과 공동개발 할 예정이다.

금융기관들도 퇴직연금 시스템 구축을 가시화하고 있다. 국내 19개 은행 모두가 공동개발로 방향을 잡았고, 국내 3대 생명보험사 가운데 하나인 대한생명도 보험개발원과 함께 공동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요 보험사 중 자체개발을 할 것으로 알려진 보험사는 삼성, 교보생명 등이다.
그러나 시장규모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즉 가장 구축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RK(기록관리)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할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금융결제원이다. 금융결제원은 기록 관리를 포함해 운영관리, 자산관리 등 퇴직연금시스템의 주요 4개 시스템을 모두 개발할 예정이다. 또 18개의 금융기관이 확정된 데 이어 추가로 금융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최대 35개의 금융기관이 결제원 시스템 공동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결제원 시스템의 경우 300억 원 선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타 유관기관의 기록 관리시스템 개발도 최소 100억 원 선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의 시스템만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증권전산의 경우도 10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3개 유관기관의 시스템 투자 규모는 최소 300억 원 선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삼성, 교보생명 등 자체개발로 가닥을 잡고 있는 보험사의 투자도 30억∼40억 원이 예상돼 시스템 시장 규모는 최소 700억 원에서 최대 900억 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SI업체 중에서는 삼성SDS, LG CNS, 동양시스템즈 등의 국내 업체와 외국계 회사인 한국IBM 등이 이 시장에 본격 뛰어 들었다. 솔루션 업체로는 한국유니시스, 유니보스, 한국오라클, SAP코리아와 유비아이텍 등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밖에 컨설팅 분야에서는 금융결제원의 RFI를 받은 일본의 노무라종합연구소도 관련 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SI업체와 솔루션 업체들은 현재 협력관계를 맺기 위한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아 뚜렷한 강세를 보이는 업체는 없다. 서로의 전략만을 탐색하는 수준이다. 솔루션 업체의 전략은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놓고, 협력을 모색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유니시스와 유니보스는 보험개발원의 컨설팅 사업자 선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달 금융결제원의 RFP를 받은 업체의 윤곽도 드러났다. 금융결제원은 삼성SDS, 한국유니시스, 한국IBM, 한국오라클, 노무라종합연구소 등에 RFI를 발송했다. 이중 모든 업체에게 RFP를 낼 것은 아니어서 어떤 업체가 RFP를 받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주목되고 있다. 퇴직연급 솔루션 시장을 둘러싼 각 업체들의 시장쟁탈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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