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대표이사 사장 김명찬)의 홈페이지 첫 화면을 보면 주로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제품과 관련된 소개 및 서비스에 대한 메뉴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0% 가량은 언론 매체에 보도된 주요 기사와 뉴스 란(menu, 이하 메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텔코리아에 대한 회사 개요와 연혁에 대해서는 첫 화면 하단 부문 오른쪽 귀퉁이에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져 있다. ‘회사소개’ 란을 클릭해도 곧바로 인텔코리아라는 별도 메뉴가 보이지 않는다. ‘보도 자료’라는 단어(메뉴)를 클릭해야만 겨우 ‘인텔코리아 개요’라는 메뉴를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인텔 코리아 개요란에는 ‘인텔코리아는 지난 89년 설립됐고, 주로 국내 PC 제조업체들에게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지원하는…’ 등의 내용으로 회사 소개를 네 줄로 아주 간략히 설명해 놨을 뿐이다. 인텔코리아의 사업영역과 개요 등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텔코리아의 연혁은 더욱더 간단하게 요약해 놨다. 즉 지난 84년 한국지사 설립과 관련된 내용을 시작으로 매년 일어났던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만을 2002년까지 연도별로 정리해 놨는데, 연도별 연혁은 전체 20개 항목 가운데 13개(약 80%) 이상이 주로 제품 발표와 관련된 내용 밖에 없다. 그것도 2002년까지 밖에 기록돼 있지 않다.
이것이 세계 IT시장을 지배하는 대표적 글로벌 기업 가운데 하나인 인텔의 한국 지사인 인텔코리아의 현주소이다.

홈페이지에는 회사 개요와 CEO의 약력과 인사말, 그리고 연혁 등으로 이뤄져 있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인텔코리아 역시 이 같은 형식을 갖춰 놓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 있는 지사를 알리기보다는 인텔 본사와 관련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인텔코리아가 무엇을 하는 회사이고, 사장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며, 인력과 지원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 회사와 관련된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사항이나 내용조차 잘 알 수 없을 정도일 뿐만 아니라 아예 나와 있지도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인텔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대표이사 사장, 즉 CEO에 대한 약력이나 인사말, 그리고 자본금, 매출 및 이익 등은 아예 없고,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내용들도 제대로 기록해 놓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진다.
물론 홈페이지 구성은 기업의 내부 정책방향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또한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미 본사의 정책에 따라 달리 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인텔코리아는 엄연히 한국 내에 존재하는 주식회사이다. 자본금이 미 본사가 전액 출자했든 그렇지 않았든 기본적으로 한국 내에서 영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국민, 아니면 최소한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성의 있는 태도와 자세를 갖춰야만 한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물론 홈페이지 하나만을 놓고 인텔코리아 전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사항조차 제대로 갖춰 놓고 있지 않다는 것은 국내 고객들을 그만큼 쉽게 생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인텔코리아 지사장을 비롯해 관련 직원들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다수 고객들은 어떤 제품을 구입하고자 할 때 가격대 성능비와 대고객 지원 서비스 체계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개인이 아닌 기업들의 경우는 기술 및 서비스 지원 체계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인텔코리아는 일반 개인들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PC를 제조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친다. 물론 이들 기업들은 인텔로부터 사들이는 물량이 워낙 많아 미 본사와 직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어 인텔코리아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텔코라아의 고객은 이들 기업만이 아닌 PC를 사용하는 개인 사용자들도 엄연히 고객임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어쨌든 어느 누가 고객이든 한국에 존재하는 기업이라면 사용자들이 그 기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공개해 놓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바로 홈페이지이기도 하다.
인텔코리아의 홈페이지는 일부 몇몇 부분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다 영어로만 돼 있는 미 본사와 연계돼 있을 뿐이다.

인텔코리아는 지난 84년 한국 지사를 설립, 올해로 만 20년이 되는 주식회사이다. 인원은 약 110명이다. 20년 역사는 그렇게 짧지 않은 기간이다. 그러나 그 역사에 비해 인텔코리아라는 회사는 아주 왜소하고 빈약해 보인다.
인텔코리아는 매출 및 이익 등에 대한 공개 요구를 비롯해 대다수 정책에 대해서도 “미 본사 정책”이라는 답변을 한다. 이 같은 답변은 곧 인텔코리아는 미 본사에서 하라는 대로 지시만 따르는 존재 밖에 안 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히는 것이다. 즉 인텔은 있어도 인텔코리아는 없다는 것 밖에 안 된다.
인텔코리아가 한국 속의 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야만 하고, 스스로의 존재가치, 즉 무조건 미 본사의 정책에만 의지하지 말고 한국적인 상황과 미국의 정책을 잘 접목시켜 나가야만 인텔코리아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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