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쓰리콤 등 새제품 속속 출시,
VoIP·BcN 수요에 큰 기대
네트웍 전문 업체들이 하반기 시장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렇다 할 큰 이슈 없이 상반기를 보낸 네트웍·통신 장비 공급업체들이 저마다 새 솔루션들은 내놓으며,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전통적으로 하반기에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기도 하지만 올해는 VoIP 시장활성화, BcN(광대역통합망) 시범사업 시작 등 적지 않은 호재들이 몰려 있는 상황이어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이들 장비 공급업체들이 내놓은 장비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의미가 매우 큰 제품들이어서 어떠한 마케팅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인가 하는 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스코, 에지용 차세대 ‘통합서비스라우터’ 출시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는 지난 달 16일 차세대 라우팅 솔루션 ‘시스코 1800/2800/3800 시리즈’ 통합 서비스 라우터(ISR)를 발표했다. 대기업 지사나 SMB에 초점을 맞추게 될 이 제품들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 보안, 데이터, 음성, 화상을 통합 지원하게 되는데 , 시스코 측은 “이번 솔루션이야말로 진정한 ‘통합 서비스 라우터’”라며 장비의 성능과 기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스코 코리아 마케팅 책임자인 김진수 상무는 “지금까지는 관리, 보안, 데이터, 음성, 화상 등의 기능이 장비 별로 따로 존재했지만 이제는 이런 모든 기능들이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는 말로 이번 제품의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시스코는 진정한 통합을 위해 이번 장비에 소프트웨와 하드웨어 모두를 내장했으며, CPU도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시스코 코리아의 권선국 차장은 이번 제품에 대해 “모든 기능을 포함하면서도 라우팅 속도는 더 빨라졌고, 기존 제품에 사용하던 모듈들을 그대로 장착해 쓸 수 있으며, 파워 이중화 등으로 안정성이 높아졌다. 또, 앞으로 새롭게 요구될 수 있는 사양들까지 고려한 뛰어난 확장성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라우터들은 기본적인 기능 외에 방화벽이나, VPN 등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들을 올리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번 장비들에서는 이런 부분을 크게 개선했다는 것.
ISR은 SMB의 백본 라우터로써 뿐만 아니라, 대형 통신사업자의 지역본부, 대기업 지사의 백본으로 활용하기에도 전혀 손색없는 솔루션이라는 게 시스코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제품은 사전에 그 실체가 철저히 보안에 붙여졌다는 점에서 회사 측이 거는 기대가 어떠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김진수 이사는 “SMB 쪽은 아직 고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는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지만 빠르게 성숙되어 가는 단계”라며, “ISR 출시로 시스코가 이 시장에서 한발 더 약진한다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루슨트, 액셀러레이트 솔루션으로 BcN 시장 공략
루슨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초 부산에서 열린 ‘ITU텔레콤아시아 2004’ 행사 기간 중 차세대 통합 네트웍에서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되도록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트 솔루션’을 발표했다.
광대역통합망(BcN)으로의 진화를 돕는 컨버전스 솔루션인 액셀러레이트는 표준화된 IMS(IP Multimedia Subsyste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어떤 네트웍 기반에서도 디바이스에 구애 받지 않고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이다. “안정된 음성 서비스 기반 위에 방송,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시켜 통신사업자의 망이 ‘인텔리전트 컨버지 네트웍’으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것이 마이크 쿠퍼 본사 엑셀러레이트 솔루션 마케팅 총괄이사의 설명.
이 솔루션은 top-down, 즉 ‘서비스 중심’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징. 쿠퍼 이사는 “서비스 중심 방식이란 장비업체가 내놓는 새로운 기술에 기반해 통신업체가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던 이제까지의 방식과 달리, 사업자가 어떠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고민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정 장비의 기술적 범위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려는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네트웍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루슨트는 자사의 액셀러레이트 솔루션은 단순히 ‘Voice over IP’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Value over IP’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망 구축방안을 고객에게 제시하고, 그에 필요한 최적의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쓰리콤, 중대형 제품 출시로 라우터 라인업 강화
코어 네트웍 시장 복귀 이후 꾸준히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쓰리콤은 지난 달 중대형 라우터 6000 시리즈 및 소형 라우터 3000DSL 시리즈를 내놓았다. 코어 백본 스위치 제품군을 완비한 데 이어 WAN 라우터 제품군까지 완벽히 갖추게 된 것이다.
‘라우터 6000’ 제품군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위한 라우터로, 대기업의 지사 및 중견 기업 고객들에게 엔터프라이즈급 WAN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대형 분산 네트웍에 적합한 이 장비는 톨리그룹의 테스트 결과, 시스코·주니퍼 라우터와의 호환성을 입증받아 멀티 벤더 환경에 적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복원력과 핫 스왑 성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우터 3000DSL’ 제품군은 대기업의 소규모 지사 및 지역 사무소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ISDN 백업 인터페이스와 같은 향상된 리던던시 기능을 제공한다. DSL 기반의 엔터프라이즈급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선사업자들이 고객에게 QoS, 완벽한 방화벽 보안, 다양한 프로토콜 및 애플리케이션 등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는데 유용한 장비라고.
한편, 이번 제품들은 경쟁사들의 장비에서는 옵션으로 제공되던 대부분의 사양을 기본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메모리에 따라 성능과 기능의 차이가 많은 라우터 장비의 특성을 고려해 메모리를 최대치까지 장착했으며, 소프트웨어 역시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메모리나 소프트웨어 추가 또는 업그레이드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은 기업들에게 무시못할 매력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웍 모듈만 핫스왑을 할 수 있는 경쟁사 장비와 달리 모든 모듈에서 핫스왑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

파이오링크,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업그레이드
L4~7스위치의 국내 선두기업인 파이오링크는 기능이 한층 강화된 애플리케이션 스위치를 선보였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특수 기능의 모듈을 탑재하기가 더욱 쉬워진 새 제품들은 성능에 따라 ‘PAS 1700’, ‘PAS 3000’, ‘PAS 4000’으로 나뉜다. 또한, 안철수연구소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웜과 이메일웜 필터를 자동 업데이트할 수 있는 ‘파이오링크 시큐리티 매니저’, 모니터링 툴인 ‘파이오링크 EMS 1.0’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L7 스위치들은 보안, QoS와 같은 특수 기능의 모듈을 최적으로 탑재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구조가 업그레이드되었다. 다양하게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L4~7스위치의 특성상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민첩하게 탑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호성 파이오링크 사장은 “변화가 빠른 L4~7스위치 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한 것을 계기로 국내 L4~7스위치 시장 선두를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파이오링크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 회사 운영체계나 개발 프로세스를 글로벌 표준에 맞추는가 하면 브랜드 관리에도 역량을 강화하는 등 제품 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의 품질을 높이는 부분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전략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문홍주 부사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대용량 스위치를 제외하면 장비의 성능과 라인업에서 경쟁사들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L4~7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info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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