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한국아이실론시스템즈 사장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현재 고통속에 있는 사람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람은 교만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의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변화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라."


김성희 한국아이실론시스템즈 사장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들은 선배의 얘기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불황을 모르고 거대한 부를 창출해왔던 미국의 금융산업은 확대 재생산의 바퀴는 끝없이 돌아갈 것처럼 보였고, 그 성장신화에는 어떠한 변화도 있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국의 금융산업은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급격히 추락하면서 세계경제를 거세게 뒤흔들고 있고, 지구촌 각 나라들은 글로벌체제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위기 속에서 문득 선배의 얘기가 떠오른 것은, 우리 또한 미국 금융산업의 경제논리에 따라 너무 경제적인 부만을 좇은 나머지 "모든 것은 그 끝이 있고, 변한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연상시킬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올 3/4분기 GDP 성장률은 -0.3%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발생이후 두번째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기업투자도 전분기 대비 1.0% 감소한데다 실물경제 지표 또한 악화돼 불황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자료:삼성경제연구소).

최근 중앙은행의 정책금리를 0.2%P 인하한 일본은 엔화강세 및 주가하락의 여파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엔고 등의 영향으로 전기/ 자동차 등의 수출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성장을 지속해온 BRICs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의 경우는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물가상승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문의 침체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 가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3~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상황이 침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위기 상황이 도래했을까요? 경제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증권사에 근무하는 친구의 말이 피부에 와 닿습니다. 그 친구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이번 경제 사태에 대해 "인간의 끝없는 과욕, 단기 성과만을 노린 기업운영 방식, 그리고 이에 편승해 거액의 성과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 최고경영자들의 사고 방식이 어우려져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했습니다.
친구의 말이 다 맞는 말은 아니겠지만 이제 성장의 욕심보다는 근검과 절약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단기적인 성과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그리고 거액의 성과금 보다는 공동체와 함께하는 삶의 방향을 추구해 나가는 자세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같이 내일을 두려워 하며 살지 말라.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라"--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에서.

내일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부만을 생각하다 오늘을 잊고 살지 않았나, 모든 것이 변함에도 불구하고 내 손안에 쥐고 있는 것이 마치 영원한 것처럼 여기면서 살아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새해에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기 위해 나 자신, 내 안으로부터의 변화-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추구해 볼 것을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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