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마케팅·경량화로 소비유인…기업용시장 겨냥 라인업 확대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프린팅 시장에서 복합기만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복합기 가격이 낮아지면서 프린터 예상 수요가 복합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관련업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잉크젯 프린터 시장은 올해 약 200만대 수준으로 그 중 72%를 복합기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레이저 프린터 시장 역시 복합기 비중이 전년 대비 2% 상승한 29% 수준으로, 총 85만대 시장 규모에서 약 25만대를 복합기가 차지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레이저 복합기는 2012년까지 수량, 매출면에서 각각 연평균성장률 11%, 19%를 보여, 2012년에는 40만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마케팅ㆍMPS 통한 기업시장 공략 주효 = 복합기 시장의 성장세는 고가에 형성돼 있던 제품들의 가격이 10만원 후반대로 하락됐다는 점이 주효했으며, 또한 디자인 변화와 스캔, 팩스 등 다양한 복합기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성장세에 한 몫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0달러 미만의 저가 레이저 복합기 판매가 전체 레이저 시장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저가형 제품 비중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복합기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더욱이 일본 및 미국 기업이 대다수인 프린팅 시장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 폭등 영향을 많이 받고 있지만 복합기 시장만큼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삼성전자, HP 등이 저가형 복합기로 시장 공략을 한 후 전체적인 가격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대 인하 외에 디자인 변화, 스캔ㆍ팩스 등의 다양한 복합기 기능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도 상승세 원인으로, 최근들어 스캐너를 이용한 전자문서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복합기는 크기가 크고 무게가 육중해 일반 소비자 및 SOHO 시장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콤팩트한 사이즈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복합기에 적용하고 있다"며 "또 신분증 복사나 PC없이도 스캔한 문서를 저장할 수 있는 USB 다이렉트 기능 등도 구매 비중을 높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근 프린팅 기업들에게 이슈가 되고 있는 MPS 사업이 복합기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제품은 지금까지 A3 기반의 레이저복합기가 주를 이뤘으며 성장세보다는 약 8만대 규모의 안정적인 시장이었다"며 "2006년부터 HP가 MPS(통합문서관리서비스)를 통해 A4 기반의 레이저복합기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그 뒤를 삼성전자가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시장과 개인용 시장의 비율은 6:4 정도로, 시장 규모뿐만 아니라 매출액 면에서도 기업용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삼성전자와 HP가 MPS를 강화시키면서 다양한 형태의 복합기를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복합기의 수량 및 매출 규모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프린팅시장 분석가에 따르면 MPS 시장은 지난해 비해 20~30% 성장했으며, 국내 MPS 도입 비중이 매우 낮아 앞으로 성장잠재력은 충분하다.

◆복합기 라인업 갖추기에 총력 = 복합기 시장의 성장에 따라 업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삼성전자, HP는 기존 시장에서 구축해 놓은 입지를 굳히기 위해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고, 신도리코, 후지제록스 등은 A3 기반 기업용 시장에서 개인 및 중소기업으로의 시장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P는 최근 분당 21장의 속도와 전력사용량을 줄인 컬러레이저젯 복합기 2종을 선보이며, 기존 레이저복합기 라인업을 강화시켰다. HP측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그린IT'에 맞춰 에너지 및 유지비용을 절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컬러레이저복합기 부분에서 HP를 제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컬러레이저복합기 'CLX-3175K'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개인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춰 크기를 줄였으며, 직관적인 메뉴 버튼을 채택해 사용편의성을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개인 및 소호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공하고,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휴대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의 연결성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기업 시장에서는 A3에서 A4로 전환돼가고 있는 추세에 맞춰 차별화된 문서관리 및 보안 기능을 담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A3 기반 기업용 시장만을 공략해왔던 신도리코는 지난 7월 분당 20매를 처리하는 A4 컬러레이저복합기 'SP C222F'를 선보이며 A4 라인업을 보급형까지 완비했다. 제품 내구성과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능을 내세워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신도리코의 전략이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은 최근 9600dip 해상도를 갖춘 잉크젯복합기를 선보였다. 캐논코리아는 기업용 시장은 물론 개인 및 소호 시장에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장점을 통해 복합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종의 복합기만을 보유하고 있는 오키시스템즈 역시 국내 복합기 시장의 성장세에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현재는 이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 쉽게 진출할 상황은 아니지만,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한 관계자는 "개인은 물론 기업시장에서도 A4 기반의 복합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이제 기업용 시장, 개인 및 소호 시장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이제 시장을 구분해 경쟁했던 기업들이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기업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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