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스토리지 업계 속속 SSD채택…공급업계 선점위해 '대격돌'

차세대 저장장치로 촉망받고 있는 SSD(Solid State Drive)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SSD 시장 규모는 올해 2,300만 달러 수준에서 오는 2012년에는 9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판매량에서도 SSD는 올해 약 200만개 수준에서 2009년 1,200만개, 2010년 3,600만개, 2011년 6,000만개에서 2012년엔 8,75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PC에 SSD가 탑재되는 비율도 2008년 0.7%에서 2012년 22%로 높아질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전망했다.

아이서플라이 측은 "현재 SSD 가격이 높아 일부 고성능 서버나 노트북 PC 위주로 탑재되고 있지만, SSD 평균 공급가격은 2009년 100GB에 200달러 수준에서 2012년이면 300GB에 1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가 본격적인 대중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SSD 시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SSD가 멀지 않은 미래 HDD를 대체하는 가장 강력한 데이터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음에 따라 SSD 시장 선점을 위해 진출하는 업체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SSD가 HDD보다 주목받는 이유…"발열량과 속도"= SSD는 낸드 플래시를 이용한 차세대 저장매체로, 플래시 메모리와 이를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ASIC(주문형반도체) 컨트롤러로 구성된다.

SSD에 탑재되는 플래시 메모리는 크게 SLC(Single Level Cell)과 MLC(Multi Level Cell)로 구분된다. 성능 측면에서는 SLC가 MLC에 비해 우수하지만 용량이 작고 가격이 비싸며, 반대로 MLC는 용량이 상대적으로 크고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이 조금 뒤처진다는 단점이 있다.

SSD는 기존 하드디스크와 달리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진동이나 소음이 발생하지 않고 발열량도 적으며, 외부에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데이터가 손실될 우려가 적다. 또 하드디스크가 보통 초당 수십 MB를 처리하는데 반해 SSD는 초당 100MB 이상을 처리할 수 있어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빠른 읽기속도를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다.

SSD는 그러나 하드디스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점과 읽기보다 쓰기 속도가 느린 점 등의 이유로 인해 시장 확산이 더뎌왔다. 또한 현재 시장에서 출시된 SSD 제품의 용량은 4GB, 8GB, 16GB, 32GB, 64GB, 128GB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용량 측면에서 이미 테라바이트(TB)까지 올라선 하드디스크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SSD의 기반이 되는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고가의 SLC 낸드플래시를 사용했던 SSD 제조회사들이 저가의 MLC로도 하드디스크보다 2배 이상 빠른 기능을 보이고 있어 SSD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업계, SSD 시장선점 경쟁 본격화= SSD가 차세대 저장매체로 부각됨에 따라 이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고 있다.

현재 초기 성장분야인 SSD 시장을 놓고 전 세계 50여개 기업들이 참여 중이며,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SSD를 생산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마이크론, 인텔, 샌디스크, 도시바 등이 있으며, 최근 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시게이트도 올해 안에 SSD을 제품화, 양산을 개시할 계획을 밝혀 SSD 생산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엠트론, 에이치엠텍, 디엠스토리지, 명정보기술, ONS 등의 국내 기업들도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SSD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의 경우 SSD 제품에 적잖은 프리미엄을 얹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며, "SSD 확산의 걸림돌이 되는 가격 거품을 빼고 시장이 열리는데 주력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인텔, 삼성전자, 엠트론 등 SLC기반 SSD 출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 그리고 엠트론이 가장 적극적으로 SSD 시장에 가세했다.

인텔은 최근 50나노 공정이 적용된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스토리지 시스템용 저장장치로 'X-25E 익스트림 SATA' SSD를 발표했다. 신제품은 높은 랜덤 읽기 쓰기 성능의 혜택을 가장 크게 받는 연산 집약적 업무에 맞게 설계됐다. 초당 최대 250 MB 순차 읽기 속도와 최대 170MB/s 순차 쓰기 속도를 2.5인치의 작은 폼팩터 안에서 구현한다.

회사 측은 신제품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스토리지 성능 측정을 위한 주요 기준인 초당 입출력 처리속도(IOPS) 측정 시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스토리지 시스템 성능을 100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32GB 용량의 드라이브는 현재 생산 중이며 64GB 제품은 올 4분기에 샘플이 공급돼 생산은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SLC 기반의 64GB와 32GB SATAⅡ(3.0Gbps) SSD를 출시, 서버용 프리미엄 SSD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64GB SLC SSD는 51나노 공정의 8기가비트 SLC 낸드플래시 64개로 구성되며, 작년 8월에 시제품을 개발한 이후 1년간의 검증기간을 거쳐 올해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엔터프라이즈 서버 및 스토리지 서버용 SSD 제품도 출시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PC용으로 512기가바이트 SSD, 서버용으로 256기가바이트 SSD 제품과 같은 고성능ㆍ대용량 SSD 솔루션을 선행 확보해 나감으로써 경쟁 우위 유지는 물론, 차별화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토종 SSD 전문기업인 엠트론은 이미 SATAⅡ를 지원하는 SLC 기반의 '프로 7500' 시리즈를 출시, 국내외 서버용 SSD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 차세대 SSD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프로 7500' 시리즈는 초당 130메가바이트(MB/s)의 연속읽기 및 120MB/s의 연속쓰기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엠트론은 일본 반도체기업 도시바와 손잡고 SSD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엠트론은 자사 SSD에 최적화된 낸드플래시를 도시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의 전자상가인 아키히바라에 별도 영업망을 구축했으며, 국내에서는 협력업체와 연대하는 타깃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초 선보일 엠트론의 차기 콘트롤러 기반 SSD는 연속읽기 및 쓰기 속도가 260MB/s, 240MB/s로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버ㆍ스토리지 업계 SSD 채택 서둘러= SSD의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올라 대용량을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격 문제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서버 제조사들 사이에서 SSD의 채택을 서두르게 만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P나 IBM 등 대형 벤더들도 SSD를 채택한 서버의 출시를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HP는 지난 9월 블레이드 서버인 '프로라이언트 BL495c G5 버츄얼라이제이션'에 삼성전자의 SLC 기반 64GB/ 32GB SATAⅡ(3.0Gbps) SSD를 탑재해 시장에 내놓았으며, 이밖에도 IBM과 델도 SSD 탑재 서버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지 벤더 중에서는 EMC가 올해 1월 업계 최초로 SSD를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메트릭스 DMX 모델에 통합한 제품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히다치데이터시스템즈(HDS) 등도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으로 SSD를 탑재한 스토리지를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주 한국EMC 마케팅부 부장은 "SSD 스토리지 시장은 벤더들이 방관해선 안 될 시장"이라며, "SSD가 접목된 스토리지 기술은 이미 주류에 접어들었으며, 대량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조만간 도입을 고려하고 있거나 실제 업무 적용 테스트를 마치는 등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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