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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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러브콜도 러브콜 나름





스포츠등 다른 분야와는 달리 러브콜을 받았어도 시큰둥한 반응을 종종 엿볼 수 있다는 게 IT업계의 이색적인 광경인 것 같다. 스포츠 선수는 러브콜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몸값을 제의받는다. 하지만 최근 IT업계에는 골칫덩어리 사업 떠넘기기식의 러브콜이 많아져 러브콜 받는 업체들을 황당하게 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 침체된 시장에서는 아무리 러브콜이 쏟아진들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최근 A사는 한 외산업체에게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 국내사업을 맡아달라는 러브콜을 받았다. 얼마전 그 외산업체의 OTP사업을 대리해왔던 모업체가 돌연 사업을 포기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A사 역시 진작부터 국내에 타사 OTP를 공급해왔고 열악한 시장 상황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추가적인 OTP사업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OTP업체들은 지난해 설립한 금융 OTP통합인증센터의 운영 및 유지보수 책임을 지고 있다. 따라서 A사는 그 외산업체의 OTP사업을 떠맡을 경우, 사업을 포기한 이전 총판 업체 대신에 센터의 입주 보증금은 물론, 밀린 센터의 운영비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A사 관계자는 "다른 사업을 보고 총판계약을 맺긴 했으나 복잡하게 걸려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한 완벽한 총판 파트너십을 맺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혀 영업적 매리트가 없는 OTP사업을 넘겨 받은 것도 억울한데, 생각치 못했던 비용부담까지 안고가긴 무리라는 입장이다.

이와 반대로, M&A 시 피인수 업체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 열악하여 사업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면, 러브콜을 하는 업체 역시 곤혹스럽긴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지난 연말에는 국내 보안업체들 간 합병이 추진됐다가 무산되는 헤프닝이 있었다. 당시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이 추진됐는데, 양사 간 교환되는 주식 가치에 대해 주주들이 이견을 보여 결국 합병이 결렬되고 말았다. 러브콜을 받은 회사는 왕년에 정보보호 컨설팅 시장을 선도해 온 업체였는데, 제 값을 받기 힘든 시장 환경 때문에 당시 재무상태나 사업 여건이 좋지 않아 인수합병을 선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IT업체들의 경우 회사의 가치를 부풀린 후 높은 몸값을 받고 M&A를 한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상황이 안 좋아질 대로 안 좋아진 다음에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다. 골칫거리 사업 떠넘기기 식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 간에는 M&A나 러브콜이 흔치 않을 뿐더러 쉽게 성사되기 힘든 것 같다. 사업을 이어 받은 업체도 이중, 삼중고를 겪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과연 전략적 M&A나 MOU라 말할 수 있는 건이 국내 IT업계에 얼마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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