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규모 IT투자는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차세대시스템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해도 예산을 나눠서 집행할 것입니다.”
신년 초부터 우울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최근에 기자가 만난 CIO들의 한결같은 대답이 이렇다. 시스템 교체 시기가 오고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생겨난다 해도 사용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을 모양이다.
게다가 금융권에서는 이미 지난해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들의 차세대시스템 개통이 있어 올해 대형 금융권 프로젝트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이나 대기업부터 대규모 IT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니 올해도 IT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CIO 말들을 들어보면, 투자는 하되 한꺼번에 지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쓰려고 했던 예산은 집행하기 마련이다. 고객이 전략을 바꾸면 IT업체들도 그에 맡는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2,3년에 한 번 수백에 이르는 영업계약을 했다면 이제는 분기별로 수십억 또는 수억원짜리 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영업인들은 분기별로 또는 2달에 한번 정도 고객을 만나게 되도 정기적으로 갖는 고객과의 만남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영업한 사람과 개발한 사람이 달라 요구사항을 여러번 반복해서 전달해야 하고 이것이 수용되지 않았다고 하기보다 자주 만나는
영업인에게 변경된 요구사항을 전해줄 수 있게 된다.

어느 상황에서나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다. 이미 IT는 기업의 운영에서 핵심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에 IT투자를 ‘0’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고객이 나눠 투자하면 그만큼 자주만나 고객의 요구사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기회도 늘어난다고 바꾸어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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